제주 영리병원(투자개방형병원) 승인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

 

 

- ‘싼얼병원’은 비공인 치료등으로 세계적 웃음거리가 될 것

- 영리병원은 결국 의료비 폭등의 신호탄이 될 것

- 보건복지부는 ‘승인보류’가 아니라, 승인을 ‘원천거부’해야 할 것

 

 

지난 5월 16일 제주도는 중국 의료기업인 (주)CSC가 ‘외국 의료기관(영리병원) 설립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보건복지부에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싼얼병원'이란 이름의 병원으로 제주 혁신도시 인근에 설립하려는 48병상 규모의 병원이며, 허가된다면 국내 첫 영리병원이다.

 

우리는 당연히 보건복지부가 이런 말도 안되는 병원을 허가해 줄 리 없다고 생각해서 5월 승인요청을 신청한 제주도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비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 언론을 통해 ‘싼얼병원’이 거의 승인될 것이며,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만을 남겨두었다는 기사를 보고 황당함을 넘어 분노한다.

 

1. ‘싼얼병원’은 국제적 망신의 대상이 될 병원이다. ‘싼얼병원’은 고작 48병상에 성형, 피부 등의 비필수의료로 돈을 벌겠다는 병원이다. 문제는 이러한 병원을 중국이 아닌 외국에 짓고자 하는 CSC 같은 기업의 속내이다. 이미 한국에서 한 차례 문제를 일으켜 이미 상장폐지까지 간 ‘RNL바이오’도 국내의료법상 불법인 줄기세포 치료등을 일본과 중국으로 내국인환자들을 옮겨 시행하여 국제적 망신이 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 병원의 허가를 신청한 중국 CSC그룹도 ‘줄기세포’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피부, 미용 등으로 중국환자들을 현혹하여 돈을 벌기만 하면 된다는 천박한 사고에 빠져있는가? 이것이 그간 정부가 말해왔던 선진의료의 실체인가?

 

2. 돈벌이에 혈안이 될 병원 설립을 용인하는 보건복지부는 한 나라의 건강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 그간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의 근거는 다양했다. 주되게는 선진의료 도입, 외국인 정주시설 도입, 병원자본의 확충 등의 논리를 선전했다. 이번 ‘싼얼병원’이 이러한 근거에 맞는가? 그간 이야기하던 선진의료와 외국인 정주시설, 병원자본 확충을 48병상의 피부, 성형병원이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제 정신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보건복지부라면 아무리 돈벌이가 좋다고 해도 이런 병원을 허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3. 이번 병원을 기화로 영리병원 도입을 본격화 하려는 속내를 버려야 한다. 앞서 보았듯이 정상적인 정부와 지자체라면 ‘싼얼병원’을 허가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인 것조차 뒤엎으려는 것은 ‘싼얼병원’의 허가를 통해 영리병원 논의를 본격화하고, 이 병원의 경영성과등을 조작하여 국내영리병원 도입까지 시도하려는 얄팍한 술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지난 7월부터 언론등을 통해 영리병원 도입과 관련된 경제부총리의 일관된 의지도 확인된 바 있다. 이미 숱한 여론의 뭇매를 맞고도 이러한 영리병원 도입 시도를 철회하지 못하는 경제부처의 논리에 일국의 보건복지부까지 따라간다면, 그러한 부처는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일개 경제부처의 지소로 바꾸는 것이 차라리 낫다.

 

4. 영리병원은 의료비 폭등은 물론 의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한국 의료제도의 파탄을 불러올 것이다. 이미 영리병원을 도입했던 미국조차 영리병원의 심각한 폐해로 고민하고 있고, 그간 수많은 논란을 통해 의료비 폭등, 건강보험 붕괴, 그리고 건전한 병원까지 더욱 영리화 시키는 ‘뱀파이어 효과’등이 입증되었다. 그럼에도 돈이면 사람의 건강과 국가의 책무마저 저버려도 된다는 천박한 사고가 끊임없이 영리병원도입 시도로 나타나고 있다. 어떠한 논리도 국민의 건강을 뛰어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단 하나의 영리병원도 국민건강에 해가 된다면 설립되어서는 안된다. 외국의 환자들에게까지 돈벌이에 혈안이 될 병원의 설립은 국제적인 해악이며 결단코 시도되어서는 안된다.

 

5.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싼얼병원’ 허가를 둘러싼 논의를 공개하고, 허가계획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우리는 얼마 전 경상남도 홍준표 지사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폐원하는데도 속수무책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보았다. 사실 공공병원 하나 지키지 못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모습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영리병원 도입 허가 시도를 보면 과연 보건복지부가 제 정신인지를 떠나서, 공공병원을 지키려 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한 지역의 의료 공백과 의료비 상승이 뻔히 내다보이는 진주의료원 폐원을 좌시하면서 동시에 제주도에 영리병원까지 허가한다면,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역사에 기록될 최악의 복지부장관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영리병원만이라도 막겠다는 의지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서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6. 마지막으로 이러한 우리의 경고와 호소에도 이 말도 안되는 ‘영리병원’이 허가될 경우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문제점을 보완 후 승인하기로 하고 일단 보류했다”고 했다. 문제점을 보완한다고 영리병원이라는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 따라서 승인을 보류할 것이 아니라 승인요청을 원천 거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민건강의 보루인 공공병원을 폐원하고, ‘메디텔’등의 의료 민영화와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현 정부를 국민건강의 위해세력으로 볼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100%조차 이미 공염불인 지금, 어떤 처신을 해야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진정성을 믿어줄지 정부는 판단하기 바란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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