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물 민영화 수혜자 되나!

시민 여러분, 코오롱 이웅열회장이 물장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맡겠다는 것입니다. 비지니스 프랜들리를 외치는 이명박 정부는 올 상반기에 ‘물산업지원법’을 만들어 전 국민이 마실 물을 재벌의 손에 맡길 작정입니다. 이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을 합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코오롱 이웅열회장은 ‘그룹의 신성장사업으로 물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며 코오롱워터를 전면에 내세워 2015년까지 매출2조의 세계10대 물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합니다. 코오롱그룹의 이러한 목표는 정부의 수자원 민영화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물은 공공재입니다. 전 국민이 마시는 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공급할 책임은 정부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물을 상품화해서 특정기업을 배불리는데 이용하겠다니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물>은 써도 그만 안써도 그만인 재화가 아니라 안쓰면 죽을 수밖에 없는 필수재입니다. 말 그대로 국민의 목숨이 걸린 일입니다. 이런 중요한 자연자원을 재벌의 손에 넘기겠다는 발상에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이러다가는 공기마저 민영화하겠다고 나설까 두렵습니다. 돈 없으면 물도 마시지 말고 숨도 쉬지 말라는 협박입니다.

물값 폭등이 눈앞에 왔다.

물 민영화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물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 ‘공공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물 민영화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값이 엄청나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는 수도요금 부담 가중으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 정권까지 바뀌었으며 물 값이 10배 이상 올랐던 우루과이는 물 사유화 금지조항을 헌법에 넣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94년에서 1996년 사이 물 값이 600% 올랐고 프랑스도 민영화 이후 150%나 요금이 인상됐습니다. 잉글랜드는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수도요금이 106% 올랐고 기업이윤은 692% 증가했다는 사실을 볼 때 재벌에게 <물장사>는 그야말로 봉이 김선달이 부럽지 않은 노다지인 것입니다.

페놀 방류 범죄기업 코오롱

우리는 물산업의 민영화를 원천적으로 반대합니다. 더구나 페놀 유출로 낙동강 일대에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킨 코오롱이 전 국민의 식수를 관리하는 수장이 된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습니다. 또한 코오롱은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노동자 탄압 기업입니다.

코오롱은 2004년 8월 “회사가 어려우면 봉급을 20% 삭감 할 테니 우리 동료를 내쫒는 인적 구조조정은 말아 달라”는 우리의 요구를 수긍해 놓고 석 달 뒤에 그 약속을 팽개치고 ‘사람 내쫒기’에 들어갔습니다. ‘희망퇴직’ 이라는 그럴싸한 허울을 내세워 (구미, 경산, 김천 등에서) 천 여 명의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았습니다. 코오롱 노동자의 3분의 1을 내몰고도 모자랐는지 ‘또 정리해고 하겠다’ 고 협박해 2005년 2월1일 임금 15%를 또다시 삭감하고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17일 뒤 78명의 노동자에게 ‘사형선고’와도 같은 정리해고를 자행해 버린, 기업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신의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진 그야말로 파렴치한 기업입니다. 그 노동자들이 4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피눈물을 흘리며 복직투쟁을 하고 있고 가정은 파탄에 이르렀는데도 코오롱은 아무 책임이 없다고 말합니다.

부패비리 온상이 물사업 한다니…

코오롱은 노동조합을 길들이려고 노조선거에 돈을 뿌리고 향응을 제공하여 대기업 사상 처음으로 인사팀장이 구속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코오롱건설 수주 비리로 코오롱 임원이 줄줄이 구속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직원들의 등급을 매긴 기업. 십 수 년을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내쫒아 놓고 그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용역을 버젓이 직원으로 채용한 기업.
그런데도 그들은 윤리경영을 외치며 너무나 태연합니다.

이 부끄러운 기업 코오롱이 지난 3월 제35회 ‘상공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습니다. 설마 코오롱 구조조정 본부장 이었던 사람이 현 정부의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임명된 덕분은 아니겠지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코오롱의 전직 사장이고 지금도 ‘코오롱 고문’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 덕분은 더욱 아니겠지요?
코오롱 이웅열회장이 천 여 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4년이 넘도록 가정을 돌보지 못한 채 피눈물을 뿌리며 투쟁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짓뭉갠 공로가 이명박 대통령의 비지니스 프랜들리에 딱 맞는 짚신이었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겠지요.

온 국민의 생명수 물사업 절대 민영화 안돼

시민여러분,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전국적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부도덕성이 드러났던 코오롱이 물 민영화사업의 수혜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얼마 전 코오롱에서 사고로 낙동강에 “페놀”이 유출되어 하마터면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고를 저질러 놓고도 한마디 사과의 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윤리경영’과는 도무지 담을 쌓은 기업에게 시민의 목숨과 직결된 사업을 맡길 수 있습니까?

시민 여러분!
반윤리적인 기업인은 심판 받아야 ‘기업의 윤리’가 바로서지 않겠습니까? 코오롱의 물 사업을 반대합시다! 부도덕한 기업에 맞서 싸우는 저희를 지지해주십시오!
또 생명의 젓줄인 이 나라의 물을 국민의 손으로 반드시 지켜냅시다. 저희도 함께 하겠습니다.


코오롱노동조합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