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노총이 히딩크에게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노동자 석방을 위해 도와달라는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한 인터넷 한겨레(www.hani.co.kr) 하니리포터 기사와 서한 전문을 자료로 올립니다.


네덜란드 노총 '도와줘요, 히딩크!'

네덜란드 노총은 민주노총의 단병호 위원장과 50여명의 구속 노동자 석방을 위해 히딩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세계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고 4강까지 오르면서 네덜란드에서도 히딩크와 한국팀의 인기가 자국 대표팀 못지 않게 높아진 가운데, 히딩크 감독이 젊은 대표팀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병역면제를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이 전해지자, 네덜란드 노총도 한국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구속된 노동자들이 석방되어야 한다며 히딩크가 금요일 대통령을 만날 때 노동자들의 석방을 요청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기자는 7월 2일, 조합원 백 2십만의 네덜란드 최대의 노총 FNV 위원장, 로더바이크 더 발(Lodewijk de Waal)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1)이번 월드컵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 아주 흥미로운 이변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먼저 개막전에 세네갈이 세계 챔피언 프랑스를 물리치지 않았습니까? 세네갈은 프랑스의 식민지였고요. 참 재미있는 반전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 사람인 히딩크가 대표팀 감독이어서 더 관심이 갔습니다. 저희 노조는 브라질, 한국 노조와 긴밀한 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심 브라질과 한국이 결승전에 맞붙기를 기대했습니다만,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서 안타까웠고요. 그래도 브라질이 우승해서 기뻤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한국 정부는 단병호 위원장과 50여명의 노동자들을 감옥에 가두어 놓고 있었고, 그 기간에도 노조의 파업에 탄압을 일삼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6월 27일 브뤼셀에서 이런 탄압에 항의하는 국제시위를 했습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대륙에서 온 50여명의 노동운동가들이 브뤼셀 한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2) 네덜란드 노총이 단병호 위원장과 구속노동자들의 석방을 위해서 히딩크 감독에게 연락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 예 그렇습니다. 민주노총은 단병호 위원장의 석방을 위한 국제적인 지원을 요청해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한국대표팀의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출신 아닙니까? 그 전에 만난 적은 없었지만, 사회의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노동조합, 그것도 수많은 조합원을 거느린 민주노총의 위원장이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것은 네덜란드에서는 상식상 납득이 안가는 일입니다. 노조활동의 자유는 완전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프로축구 선수들도 노조가 있습니다. 약 750여명의 선수들이 가입되어 있는데, 상당히 많은 수입니다.

뉴스에서 히딩크 감독이 대통령에게 대표팀 선수들의 병역면제를 요청했다고 들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김대통령은 흔쾌히 받아들였고요. 히딩크 감독이 단병호 위원장과 구속노동자들의 석방을 요구한다면 대통령도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3) 언제 그 요청을 했습니까?

= 약 2주일 전에 연락을 했습니다.


(4) 히딩크 감독의 답변이 있었습니까?

= 아직 답변을 못 받았습니다.


(5)히딩크 감독은 오는 금요일 대통령과 만나서 청룡훈장을 받고 면담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로 갑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 그건 몰랐습니다. 잘 됐군요. 그렇다면 다시 연락을 취해서 금요일 날 대통령에게 건의해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


(6)단병호 위원장 석방운동은 작년 가을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네덜란드노총은 단 위원장 석방을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해왔습니까?


=한국 대사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했었고 대사와 만나 석방요구를 전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KBS 방송과 인터뷰를 했는데, 그 때 네덜란드에서는 노사화합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묻더군요. 그래서 노사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했고, 노조활동을 이유로 노조의 지도자를 구속하는 것은 신뢰를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단병호 위원장을 한국정부가 석방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7) 올 1월에 방영된 KBS 1, 일요스페셜의 네덜란드에 대한 프로그램말이군요. 저도 인터넷으로 그 프로그램을 봤습니다만,,,

=제가 단병호 위원장에 대해서 얘기한 부분이 나왔나요?


(8)아니요. 보지 못했습니다. 폴더모델(네덜란드의 노사화합제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봤습니다.


=한국인들은 네덜란드의 노사정기구인 사회경제위원회(SER)에 대해서 관심이 많더군요. 올 3월 초에 새로 부임한 한국대사와 만나 면담을 했을 때도 네덜란드의 노사정기구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더군요. 저는 노사정 화합을 이루겠다는 정부가 노동자 대표를 감옥에 가두어 놓아도 되느냐고 따졌습니다. 네덜란드 식으로 하려면 정부는 노조를 악법으로 묶어놓고 탄압만 할게 아니라 노동조합 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폐지하고 노조 지도자들에게 신뢰를 보여줘야 합니다.


(9) 월드컵에 즈음해서 석방운동을 벌이지는 않았나요?


= 예, 6월 27일 벨기에 브뤼셀의 한국대사관 앞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할 것 없이 세계 각지의 노동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 정부에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수십여 명의 구속된 노동운동가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한국의 노사정위원회 대표단과 만나게 되어있습니다. 그 때도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자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겠습니다.


(10) 축구 좋아하십니까? 축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축구 당연히 좋아하죠. 제 아들도 축구선수로 뛰고 있습니다.그런데 근래에는 축구가 너무 상업주의에 빠져 있어요. 선수 하나의 몸 값이 수십억 씩 하는 게 정상일까요? 선수들의 신세도 사실 노예나 다름없어요. 몸값이 비싸서 노예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이리 저리 팔려 나가지 않습니까?


(11) 노총 산하에 프로축구 선수노조가 있다고 했는데요. 그들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유명 선수들은 수억의 몸값을 받지만, 무명선수들은 임금수준이 그리 높지 않습니

다. 그리고 선수들은 은퇴 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조에서는 선수들의 임금의 일부를 적립해 놓았다가 나중에 연금으로 주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2년 전에는 파업까지는 안 갔습니다만 축구 노사의 대립이 심했죠. 다행히 막판에 단체협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12) 한국에서도 프로야구선수들이 노조를 만들려고 하고 있지만, 구단주들의 반발이 심합니다.

=만약 한국 선수들이 노조를 설립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게 있다면 돕겠습니다. 네덜란드의 경험을 전해줄 수도 있고요.


(13)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즐거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는 노조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보았다. 우리들이 월드컵 열기에 들떠 있고, 언론들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가운데도, 6월 27일 목요일, 전세계에 걸쳐 42개국에서 민주노총의 연대요청에 많게는 백명이 넘는 시위대가 한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한국정부에 석방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을 발견했다.


▶관련기사 보기(www.imfmetal.org)
-세계 노동운동가들 한국 정부에 레드카드(영문)
- 27일 구속노동자 석방 국제행동 사진모음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석방운동


네덜란드 = 하니리포터 장광열 / jjagal@yahoo.co.kr



편집시각 2002년07월03일10시55분 KST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네덜란드노총(FNV)이 보낸 서한 - 전자 우편으로 발송]


2002년 6월 25일


친애하는 히딩크 감독님,

지난 수십여 년 동안 한국에서는 결사의 자유가 비참하게 무시되어 왔습니다. 최근 4년 반 동안 750명 이상의 노동조합 지도자와 회원들이 구속 투옥되었습니다. 이러한 비참한 현실은 행동을 요구합니다.

현재에도 30명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구속 투옥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민주노총의 단병호 위원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 노조원들은 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자유가 없습니다.

이들 대부분의 구속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파업과 평화적인 시위에 참여한 이유 또는 노동조합을 조직하려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습니다.

감독님이 현재 특별한 상황에 특별한 위치에 있음을 알고 한국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데 도와줄 것을 요청합니다. 네덜란드노총은 감독님께서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에게 구속 노동조합 회원을 석방하고 수배를 해제할 것을 촉구할 것을 요청합니다.

월드컵은 한국 정부에 노동조합에 관한 국제 협약을 존중하고 국제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네덜란드노총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감독님께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네덜란드노총 부위원장 키티 루즈몬드


Postadres Postbus 8456, 1005 AL Amsterdam


To: Coach Guus Hiddink

send by e-mail

Te00E-mail3120 58 16 552lefoonnr.


Dear Mr. Hiddink,

Over the last decades the freedom of organisation has been poorly neglected in South Korea. In the past 4,5 years over 750 trade union member and leaders have been in prison. Sad figurs, that call for action.

At this very moment there are 30 trade union activists in Korean prisons. Among them chairman Dan Byung-ho, of the KCTU. These trade union members do not have the freedom to go to a world championship soccer match.

Many of these activists were arrested for participating in strikes and peaceful demonstrations, for protecting the rights of workers or for organising trade unions. However, trade union rights should belong to the basic human rights of every individual.

We address this request to you, being in such a special position and under such special circumstances. We ask you kindly to please bring this request to the public attention. The FNV would like to ask you to call upon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mr. Kim Dae-Jung to release all trade union members and to withdraw the many warrants for the arrest of other trade union members.

The World Soccer Championship would be a good opportunity for the Korean government to show the world that they respect the conventions of international trade unions and that they will make an effort to live up to the international standards.

The FNV wishes you succes in the coming match against Germany.


Best regards,

Kitty Roozemond,
Vice-chairman F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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