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17일 목요일 제557호 15면

화학섬업계 노조 총력투쟁 선언

구조조정 맞서 연대파업 돌입…"업종별 노사협의체 구성해야"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화학섬유업계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울산지역 화학섬유업계 노조는 회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연쇄파업에 돌입하는 등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화섬업계는 판매부진과 가격하락 등을 이유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화섬업계는 지난 1월말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자율구조조정을 선언한 상태다.

△화섬업계 구조조정 본격화 =
16일 화섬업계에 따르면 각 사가 자율구조조정 방안의 하나로 본격적인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채산성이 악화되자 가동률을 낮추고 기계보수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태광산업(주)은 적자를 이유로 탄소섬유공정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주)고합은 의왕,울산의 일부공정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키로 했다. (주)효성도 일부 공정의 인원을 줄여 타 부서로 전환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워크아웃중이거나 화의,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새한, 고합, 동국사는 통합지주회사 설립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삼양사와 SK케미칼이 지난해 11월 통합법인 휴비스를 공동설립한 것을 감안할 때 이들 회사와 처리방안도 같은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화섬업계는 공급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인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감산과 지주회사 설립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종단위 노사협의 테이블 마련해야 =
화섬업계의 구조조정이 본 궤도에 진입하자 해당 노조들은 연대파업에 돌입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화학섬유연맹 울산본부는 효성울산공장, 태광산업, 고합울산공장 등 화섬3사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으 이를 막기 위해 공동연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16일 효성울산공장이 그 첫 단계로 파업찬반투표에 들어가는 등 18일과 25일 고합과 태광산업이 각각 파업을 결의키로 했다.
화섬연맹은 이날 화섬3사의 부당노동행위 등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울산지방노동사무소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효성 사측의 노조총회 방해에 대한 감시감독을 요청한 상태. 태광산업노조도 이미 지난 11일부터 탄소섬유공정 가동중단에 반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화섬연맹 정기진 산업안전국장은 "화섬업체 전체에 대한 전면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화섬노동자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이 업계전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맹과 하섬협회간의 교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교육원 황기돈 연구위원은 "화학섬유 등 7대업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격렬한 노사충돌이 예상된다"며 "산업·업종단위 노사단체가 책임있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