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3. 30일 코오롱노동조합 : 기자회견문>

코오롱 이웅열회장은 악질적 노동탄압 중단하고 교섭에 나서라!
- 인권유린 노동탄압 주범 코오롱 배성배, 조희정을 구속하라! -



코오롱노동조합은 3월 27일 새벽 코오롱그룹 이웅렬회장 집에 들어갔다.
우리는 400일이 넘게 고단하고 처절한 투쟁을 전개했지만 철저히 무시되었다. 정부는 이미 밝혀진 코오롱 부당노동행위조차 처벌하지 않았고, 노동부는 합법적 노조와의 교섭을 9개월째 거부하고 있는 코오롱에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아무리 요구가 정당하더라도 회장 집까지 침입해서야 되겠냐고. 그리고 주식시장 관련 언론들은 사실관계는 모두 생략하고 경총과 전경련의 입을 빌어 법과 기강, 원칙을 거론하며 엄벌해야 한다고 떠들었다. 지금까지 2년여 동안 벌어진 코오롱의 천인공노할 인권유린과 노동탄압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였던 집단이 코오롱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처절한 투쟁에 대해 물 만난 고기마냥 소란을 떨었다.
하기야 이게 어디 코오롱에만 적용된 룰이던가? 분식회계와 불법 비자금, 공금횡령과 뇌물공여 등 그야말로 불법을 밥 먹듯 하는 재벌들의 입에서 노동자 투쟁을 비난하며 <법>과 <원칙>을 거론할 때마다 되풀이되던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노동부와 행정관청이 인정한 노동조합을 부정하고 돈으로 노동자를 매수하고 협박한 코오롱, 용역깡패를 1년 이상 장기 체류시키면서 전 공장에 철제울타리와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코오롱, 노조위원장이 자신의 동맥을 절단하고 손발이 저리는 고통을 견디며 3명의 노동자가 15만 볼트 송전탑 위에서 25일째 절규해도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만큼도 취급하지 않는 코오롱 그들이 폭도이다.
그들을 비호하고 배후에서 지원하는 경제단체와 정부가 폭도이다.

우리는 코오롱그룹 이웅열회장과 만나야 한다.
대놓고 합의사항을 번복하고 숨쉴 때마다 거짓말을 쏟아내고, 밝혀진 범죄조차 뻔뻔하게 부인하는 사주가 아닌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을 가진 코오롱의 사주로서 이웅열회장은 나서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웅렬회장 집을 찾아간 것이다. <법>과 <상식>, <원칙>이 이미 무너져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막가파 무법천지의 코오롱을 정말 법과 상식이 통하는 회사로 만들고 우리의 평생 일터로 만들고 싶었다.

정부는 구속노동자 석방하고 코오롱 노조탄압 주범 배성배, 조희정을 구속하라!
코오롱노조 최일배위원장과 3명의 동지가 구속되었다.
400여일을 인내로 기다렸으나 정부도 회사도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아니 해결할 의지조차 없다. 노동자가 목숨을 걸어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정부와 자본에 소름이 돋는다. 생계의 터전을 빼앗긴 노동자가 일자리를 되찾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합법적 노조를 인정하라는 요구는 헌법정신과 일치하는 상식이 아닌가?
그러나 이 요구는 철저히 묵살당했고 대화도 거부되었다. 3년의 시간속에 고통과 분노는 깊어만 갔고, 걷잡을 수 없는 울분이 터지고 있다. 우리는 구속되었다. 실정법 위반, 현행범이라는 주장을 반박하지 않겠다. 그러나 백번을 양보하더라도 코오롱에서 명백히 밝혀진 악질적 노동탄압의 주범이 지금도 버젓이 활개치는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러고도 법이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가? 돈도 없고 빽도 없으니 죽으라는 것인가? 이미 코오롱의 범죄행위는 밝혀질 만큼 밝혀졌고,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정부가 이를 묵인하는 것은 결국 돈 있고 힘있는 기업의 노동탄압을 양성화하겠다는 것과 같다.
우리는 결코 이대로 주저앉지 않는다. 코오롱 노조탄압 주범 배성배상무와 조희정부사장이 구속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구속된 우리 동료들이 일자리로 돌아오는 날까지 목숨 걸고 싸울 것이다.

중노위의 정리해고판결은 끝이 아닌 시작. 원직복직의 그날까지 끝까지 싸운다.
회사는 9개월동안 교섭을 거부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열리기만 기다렸다.
마치 4월 3일 중노위가 열리기만 하면 모든 상황이 끝날 듯이 주장한다. 착각은 자유지만, 우리는 중노위 결과가 어떠하든 끝까지 싸운다. 2004년 8월 “앞으로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합의를 일방적으로 깬 것은 회사다. 따라서 강제적 구조조정인 정리해고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노조인정과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처벌, 정리해고 철회가 쟁취될 때까지 마지막 한 사람이 남더라도 끝까지 싸운다.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지어진 이웅열회장의 저택에서 뿌린 위원장의 피를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다. 노조를 지키고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함께 투쟁하다 구속된 동지들의 고통을 배로 되갚아 줄 것이다. 코오롱 이웅열회장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않는다면 지옥까지라도 따라갈 것이다. 코오롱의 가혹한 노동탄압을 여기서 중단시킬 수 없다면 차라리 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이다.

2006년 3월 30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코오롱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