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04-04 : 화학섬유연맹 성명서 >


* 21년 동안 일구어 온 일터가 하루아침에 폐쇄된다. ‘적자가 아니라 이익이 줄어든다고....’
스웨덴 다국적자본 테트라 팩 여주공장 폐쇄(=철수)를 결단코 저지할 것이다.



1. 스웨덴 국적의 다국적자본으로 세계적인 식품,음료 포장용 기업체인 테트라팩(대표이사 에릭바우디에)이 400여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여주공장 폐쇄(=공장철수) 를 노동조합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끓어오르는 분노와 울분을 담아 ‘지금이라도 당장 명분없는 공장폐쇄 결정을 철회하고 공장을 재가동’할 것을 촉구한다.


2. 우리는 테트라팩이 1988년에 한국에 공장을 설립한 이래 매년 1천억원 가까운 매출과 수십억원의 흑자를 내는 우량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공장폐쇄 및 자본철수를 하겠다는 스웬덴 다국적기업의 횡포에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다.
테트라팩은 대외적으로는 지난 3월 9일 공장폐쇄 발표를 통해 ‘최근 품질과 신뢰성의 저하로 인하여 전체 비즈니스의 45%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시장을 잃어서’ 공장폐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테트라팩은 전 세계적인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투명하게 회사의 경영상태나 재무상태에 대해 직원들에게 정보를 공유한 적이 없었다. OECD회원국으로서 OECD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에 의해 의무적으로 ‘당해 기업의 재무 및 경영상태 정보 공개’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노동탄압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정보공개를 극구 거부하고 있는 것은 바로 회사에서 내세우고 있는 명분인 수출 축소가 사실이 아님을 반증하고 있 다.


3. 그러나 우리는 공장폐쇄 추진의 진짜 이유가 다른데 있다고 확신한다.
그것은 바로 ‘테트라팩노동조합 파괴에 주 목적’이 있음을 여러 가지 정황이 말해주고 있다. 테트라팩은 1995년부터 최근 10년간 매년 임단협 협상 기간 또는 전후로 공장철수 협박을 해왔다. 구체적으로 2006년 6월30일 회사는 전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19개항의 조건을 제시하며 이것들이 향후 3개월후에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 존속이 불가능하다는 협박을 한 바있다. 그 19개항의 주요내용은 장기평화협정(향후 수년동안 파업 또는 어떤한 형태의 단체행동이 발생하지 않기로함), 근무시간 중 다른회사의 노동쟁의 연대활동 금지, 성과급제 도입, 임금협상이 아닌 임금시장조사 보고서에 근거한 임금인상 등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과 일상활동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여기에 회사는 노조전임자를 폐지할 것을 추가로 요구하였다.
이처럼 테트라팩 자본은 사실상 노동조합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무노조 경영을 하겠다고 선포하였던 것이다. 이는 한편, 공장은 폐쇄하면서 영업소는 그대로 두고 한국에서 영업활동은 계속하겠다는 전략에도 그대로 포함되어 있다.


4. 스웨덴은 노동조합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정부의 각종 정책결정 과정에도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등 노사관계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57개국에 2만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2006년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받는 10대 기업으로 꼽혔던 테트라팩이 한국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려 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장폐쇄라는 강수를 두는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작태에 다름아니다.


5. 노동조합은 2006년 5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임금협상 진행 도중에 갑자기 이뤄진 회사측의 공장폐쇄 통보 이후 2006년 임금협상과 공장폐쇄에 대한 협상을 병행해서 교섭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협상원칙을 정하는 것조차 성실하게 응하지 않아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공장폐쇄에 따른 협의절차를 지켰다는 생색내기용으로 자신들의 제시한 협상 일정대로 노조가 따라오기만을 강변하였고, 협상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30일 일방적으로 퇴직위로금을 제시하였다. 더욱이 회사가 진짜 공장을 폐쇄하려고 한다면,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게만든 직원들에게 사죄의 의미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굳이 기간을 정해서 희망퇴직을 받고, 희망퇴직을 한 사람에 한해서만 특별위로금과 전직훈련을 한다고 하는 것 역시 공장폐쇄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의 저항을 무마하기위한 야비한 술책이 아닐 수없다.


6. 이에 맞서 테트라팩노동조합은(위원장 정장훈) 공장폐쇄 철회와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투쟁을 하고있다.
지난 3월29일에는 대표이사를 만나 공장폐쇄 결정의 진위여부 확인과 결정철회를 촉구하기위해 서울 한남동에 있는 본사를 조합원들이 항의방문 했으나 대표이사는 나타나지도 않고 용역경비와 경찰을 동원해 조합원들을 끌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에 노동조합은 스위스 대사관, 스웨덴 대사관, 서울본사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후 여주군수와 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테트라팩이 납품하는 업체들을 방문해 공장폐쇄 결정 철회를 촉구할 것이다. 또한 4월말까지 공장폐쇄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스위스 로잔에 있는 본사로 원정투쟁을 가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테트라팩 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7. 연맹과 테트라팩노조는 일부 수구보수언론을 앞세워 회사측의 주장인 “고임금, 강성노조 때문에 외국자본이 철수”한다고 앵무새처럼 떠 벌이는 몰지각한 언론의 행태에 더욱 분노가 치민다.
4조3교대 근무로 평균근속 년수 11년에 사람의 수명이 몇 년씩 단축된다는 교대근무와 야간, 심야노동, 잔업특근으로 받는 평균기본급 120만원 정도의 노동자들을 고임금이라면 이를 누가 믿겠는가! 그리고 1989년 노조설립 이래 2003년도 최초이자 처음으로 노동쟁의를 한 사업장을 두고 그것도 회사측의 막가파식 행위에 정당방위 차원의 합법적 파업을 진행한 것을 두고 강성노조라고 하면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이 존재할 필요성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8. 테트라팩 회사측은 노조파괴를 위한 ‘위장 공장폐쇄=자본철수’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우리는 다시한번 다국적자본 테트라팩에 요구한다.
지금 당장 노조탄압 정책을 폐기하고 여주공장 폐쇄=자본철수 협박을 철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학섬유연맹과 테트라팩노조는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국제노동단체와 함께 연대하여 테트라팩이 한국에서 뿐만아니라 전세계적인 노조탄압 악질기업임을 널리 알려낼 것이다.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노조탄압 차원의 위장 공장폐쇄=자본 철수를 강행하려 한다면 국내,외적인 팩 시장에 결정적 철퇴를 가하는 투쟁을 전개하는 끝장투쟁도 불사하고야 말 것이다.



2007년 4월 4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한국테트라팩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