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5일 화학섬유산업노조 : 성명서>

채권단은 한국합섬․HK에 대한 일방적
파산 결정 철회하고 공장정상화에 나서라!!



국내 최대의 폴리에스테르 생산업체인 한국합섬․HK가 2월 5일 주채권단의 회생계획안 반대로 파산이라는 극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국합섬․HK를 파산 위기로 내몬 1차적인 책임이 박노철 전 회장에게 있다. 박 전 회장은 미국과 중국에 설립한 해외공장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150억원의 손실을 입혔고, 분식회계 등으로 금융권의 신뢰마저 잃었으며, 아버지와의 경영권 다툼으로 단 한순간도 책임있는 경영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합섬이 청산가치보다 회생가치가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위기를 맞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국합섬의 위기는 곧바로 200여개에 달하는 하청․납품업체까지 도산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그렇다면 채권단의 책임은 없는가? 박노철 전 회장이 경영한 지난 수년간 주채권단(신한은행, 산업은행, 삼성석유화학)은 이를 묵인했고 방조했다. 노동조합은 그간 박노철 전 회장의 부패비리 경영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한국합섬 위기의 주요인인 박 전회장의 책임을 묻기보다 법정관리인 임용을 묵시적으로 인정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박 전 회장에게 돌리면서 주채권단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노조 동의서만을 요구하였을 뿐, 다른 채권단을 주도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누구보다도 고용유지라는 사회적 책무가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채권을 청산을 통해 회수할 수 있다며 회생계획안에 반대하였다.

이런 주채권단의 행태는 돈벌이에만 눈이 먼 해외투기자본과 다를 바 없다. 회계법인이 회생가치가 높다고 평가한 것까지 무시하면서 회생계획안에 반대함으로써 수많은 노동자를 실업자로 내몰고 있는 것이야말로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한국합섬․HK 노동조합은 주채권단에게 강력하게 요구한다.

주채권단은 지금이라도 한국합섬․HK 파산위기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기업회생에 적극 나서라!
부패․무능으로 기업을 파산 위기로 몰아넣고 다시 통합도산법의 모순 속에서 관리인으로 선임된 박노철 전 회장을 경영계에서 완전히 퇴출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세워 한국합섬․HK를 정상화시켜라!

또한 정부에 촉구한다. 고용창출 이전에 고용유지를 위해 적극 나서라. 우리는 무책임하고 반사회적인 한국합섬․HK의 일방적인 파산․매각조치를 반대한다. 그리고 기업회생을 위한 주채권단과 노동조합의 협의를 요구한다. 또한 원만한 노사 협의를 위해 정부가 조정자로 적극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도 요구한다.

청산가치보다 회생가치가 큰 기업을 회생시켜 기존의 고용을 유지하지 않으면서 무슨 고용창출이 가능하겠는가.
수많은 노동자와 가정이 파탄나고 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에 그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회생을 위한 노동조합의 협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파산․매각조치를 강행한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주채권단과 정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며 오는 2월20일(화)부터 여의도에 위치한 산업은행을 상대로 전 조합원 상경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2007. 2. 15.

전국민주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한국합섬․HK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