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3 화학섬유노조 및 시민단체 : 기자회견문]

라파즈한라시멘트는 환경파괴, 노조탄압 중단하고
우진해고자를 즉각 복직시켜라!
- 프랑스 다국적기업 라파즈한라시멘트의 각성을 촉구하며


오늘 우리는 수십년간 백두대간을 다 허물어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도 모자라 이제는 노동자의 삶마저 거침없이 파괴하고 있는 프랑스 다국적기업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위선을 고발하고자 한다.

라파즈한라시멘트는 지난 1978년부터 백두대간의 핵심구역인 자병산에 공장을 설립하고 석회석광산을 개발하면서 수백 핵타르(2005년 1월 현재 265ha)에 달하는 대규모 면적의 산림을 훼손함으로써 생태복원이 불가능할 지경으로 파괴하였다.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관리소홀로 대규모 산사태를 초래하였으며, 보호구역 식물들은 분진을 뒤집어쓰고 죽어가고 있다. 심지어 백두대간 한복판에 외래수종을 식재하는 어이없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이미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수년간 문제제기를 하고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라파즈한라시멘트는 그 어떤 책임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되어있음을 우리는 수차례 확인하였다.

그러던 중 우리는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사내하청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하여 극심한 차별대우와 저임금, 살인적인 강제초과근로를 강요해왔으며 최근에는 하청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하고 1년가까이 방치하고 있어 이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판결에 따르면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사내하청 우진산업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면서, 2년이상 근무한 노동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또한,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정당한 사유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며,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하여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라파즈한라시멘트는 이같은 판결에 불복하면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오늘날 라파즈한라시멘트와 같은 다국적기업들에 의해 국토가 파괴되고, 국민의 삶이 여지없이 짖밟히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국민적 분노를 주체할 수 없다. 더구나 각종 국제노동기구에 가입하고 국제산별노동단체들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협약을 통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노동들의 자주적 단결권 보장’을 약속한 세계적 기업이 한국에서는 기본적인 국내법조차 무시하고 있는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이중성에 대하여 울분을 금할 수 없다.

우리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고 소박하다.
이 땅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이윤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기본적인 국내법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이 나라 국민들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보호하고 자신의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특히, 라파즈한라시멘트는 억울한 해고와 부당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투쟁하고 있는 우진산업 해고노동자들의 요구에 분명한 답을 주어야 한다. 이 노동자들은 이미 라파즈한라시멘트 사내하청에 있으면서 수많은 차별과 멸시를 받아왔다. 정규직에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시급 3150원, 월평균 200시간의 초과근로로 한달에 400시간이 넘도록 일하고도 손에 쥐어진 것은 150만원.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돈으로 한 가족이 한 달을 살아내야 하는 삶이 어떤 것이었을 지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 노동자들이 라파즈한라시멘트의 부당한 해고로 1년 가까이 돈한푼 없이 가족과 떨어져 스산한 서울 강남 한 복판에서 풍찬노숙하며 농성과 단식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있으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에게 아직 책가방도 사주지 못했다. 그 추운 강원도의 겨울을 불기하나 없는 찬방에서 온 식구가 꼭 껴안고 하루빨리 추운 겨울이 가고 아빠가 돌아올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빈손으로 차례를 지낼 수 없어 지난 추석에는 큰집에도 가지도 못했고, 또다시 며칠 후면 다가올 설에 삭발한 머리로 조상님과 집안 어른들 뵙기가 두렵기만 하다.

이제 라파즈한라시멘트는 우진산업 해고노동자들의 문제를 즉각 해결함으로써 그들이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지키고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설 명절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이며 세계적인 초일류 건축자재 다국적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라파즈한라시멘트에 촉구한다.
1. 라파즈한라시멘트는 한국법에 따라 대한민국의 환경과 생태계 보호에 노력하라!
2. 라파즈한라시멘트는 OECD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과 국제노동협약을 성실히 준수하라!
3. 라파즈한라시멘트는 한국노동법에 따라 우진해고노동자들을 즉각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의 임금을 전액 지급하며, 노조활동과 고용을 보장하라!



2007년 2월 13일
민주노동당/민주노총/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한국비정규센타/전국불안정고용철폐연대/민주노동당 강원도당/민주노총 강원본부/라파즈한라시멘트사내하청우진산업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