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이웅열회장에게 수여된 금탑산업훈장은 노동자의 피눈물이다.

코오롱 이웅열회장이 제35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신기술개발, 노사화합을 통한 산업평화 기여가 수상이유라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코오롱은 2004년 “앞으로 절대 인적구조조정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을 뒤엎고 천여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잘랐다. 현 코오롱 사업본부장인 조희정 당시 구미공장장은 ‘사회적 물의를 빚더라도 한다’며 스스로 정당성이 없음을 드러낸 바 있다. 2005년 2월 회사는 노동조합과 임금삭감 등에 합의하면서 정리해고는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17일 뒤 다시 78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하며 기업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신의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졌다. 그 노동자들이 지금 이 순간도 코오롱의 파렴치한 구조조정을 규탄하며 서울에서, 구미에서, 전국 곳곳에서 코오롱 불매와 원직복직을 주장하며 4년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웅열회장은 천 여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4년이 넘도록 가정을 돌보지 못한 채 피눈물을 뿌리며 투쟁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짓뭉갠 덕분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것이다.

코오롱은 작년에 건설사 대형수주 비리로 담당자들이 줄줄이 구속되었다. 게다가 얼마 전에 코오롱유화 김천공장의 페놀유출 사고로 낙동강 일대의 심각한 오염을 전 국민이 걱정하고 규탄하는 마당에 이웅열회장에게 금탑산업훈장이 수여된 이유는 참으로 가소롭기까지 하다. 그 정도로 신뢰받는 기업과 기업인이 없단 말인가?
또 하나의 근거인 노사화합을 통한 산업평화는 한마디로 꿈보다 해몽이 좋다. 노동조합 선거에 돈과 향응을 뿌리며 노동자를 매수해 인사팀장이 구속된 전력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성향분석보고서를 만들어 전체 노동자를 감시하는 기업에 노사화합과 산업평화가 가당키나 한 수식어인가!
이처럼 수년에 걸쳐 코오롱이 벌여온 부패비리에도 불구하고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한 이유가 무척 궁금하다.

이명박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이 날 행사에 참여해 수상하면서 특유의 <비즈니스프렌들리>를 몸소 실천했다.
세간에서 이명박정부를 ‘고소영정부’라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이웅열회장 역시 고려대 출신이다. 게다가 대통령의 친형인 이모 의원은 10년 넘게 코오롱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으며 지금도 고문 자격으로 월 500만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연관성이 혹여라도 금탑산업훈장의 배경이 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명박정부가 보이는 기업친화정책의 본질이 이번 금탑산업훈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다.

상은 주는 사람 마음이겠지만 최소한 남들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만큼의 명분은 가져야 수상이 말 그대로 영예스러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코오롱에 수여된 금탑산업훈장은 도리어 코오롱의 부패와 비리만 빛나게 만들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코오롱 자본에 대한 투쟁과 병행하여 부도덕한 기업편에 서서 오히려 악덕을 부추기는 이명박 정부의 상식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비즈니스 프랜들리’의 삐뚤어진 정책을 비판하는 투쟁을 병행할 것이다.

2008년 4월 2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코오롱노동조합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