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2. 20일 : 화학섬유연맹 성명서>

투기자본에 의한 공장청산 반대!
오리온전기(경북 구미)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구미공단 오리온전기 노동자들이 2월 22일 서울역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삼보일배에 나선다.
2005년 2월 미국계 투기자본인 매틀린패터슨(이하 ‘MP')은 오리온전기를 인수하면서 자산가치 1400억원 공장을 600억원에 인수받았다. 인수조건은 전체 노동자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6개월만에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MP가 오션링크라는 또 다른 기업에 오리온전기 CRT 사업부를 분리매각하고 오션링크가 2005년 10월 31일 청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 부분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투기자본에 의한 기업사냥이 제조업에 그대로 적용되는 순간이었다. IMF 이후 “외자유치만이 살 길이다”는 구호 속에 진행된 정부의 무분별한 외자유치가 국내 기업과 노동자들의 생존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청산 결정 이후 오리온전기 노동자들은 <청산저지, 공장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금까지 석 달 넘도록 국무조정실, 외교통상부 등을 상대로 매각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노사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대책마련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매각 협상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국무조정실은 해당 부서로 이관했다며 자신의 책임을 비켜가려고만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일터를 하루아침에 잃었다. 직접 당사자인 오리온전기 1300여명 뿐 아니라 협력업체 및 직원, 가족까지 최소 수 만 명의 생존이 달린 일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국민으로써 최소한 먹고 살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외국계 투기자본의 이윤보장을 위해 국민이 이렇게 내동댕이쳐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1조 2천억의 공적자금이 유입된 오리온전기가 일방적으로 투기자본에 의해 청산되는 것을 막을 임무는 정부에 있다.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국부유출의 심각성을 왜 모르는 척 하는가.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언제까지 이 땅 노동자들은 자본의 노동탄압과 정부의 방관 속에 절망적인 삶에서 허덕여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구미 코오롱 노동자들이 인권유린과 노동탄압 주범의 구속을 요구하며 과천과 구미, 김천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1인시위와 단식과 삼보일배로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이 고단한 투쟁이 끝나는 길은 정부가 일터를 되찾고자 하는, 생존을 보장하라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진심으로 받아 안고 해결방안을 진지하게 찾아나가는 것에서부터 가능하다. 오리온전기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한다.
코오롱 노동자들은 반드시 일터로 돌아가야 하고 부당노동행위 책임자는 구속되어야 한다.



2006년 2월 20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