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대한화섬은 정리해고 계획을 철회하라!
노조를 완전히 배제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반대한다!


1. 태광산업대한화섬이 지난 24일 울산지방노동청에 '경영상 해고 계획 신고서'를 제출했다. 태광산업대한화섬은 노조와의 협의 없이 지난 7월 4일부터 일방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14일까지 4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함에 따라 원래 감축예정 규모에서 40명을 뺀 467명을 8월 24일에 해고시키겠다고 밝혔다.

2. 우리는 다른 화섬업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좋은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는 태광산업대한화섬이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그것도 대우자동차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번 정리해고가 사측이 주장하는 대로 '경영개선'을 위한 것인가라는 문제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3. 태광산업대한화섬노조는 현재 파업 중이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하는 와중에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더니, 이제는 아예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고 한다. 사측이 노조 간부 및 파업에 적극 가담한 조합원들에게 보낸 통신문에는 정리해고자 명단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번 정리해고 명단에는 노조 간부와 노조활동에 적극적인 조합원들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대한화섬이 이 기회에 경영상의 이유를 핑계삼아 아예 노조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확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4. 태광산업대한화섬은 화섬업계에서 잘 나가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앞으로 화섬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워 질 것이기 때문에 미리 손을 써야 한다며 회사에 청춘을 바친 노동자들을 아무런 생계 대책도 없이, 노조와의 단 한 차례 협의도 없이 무작정 길거리로 내몰며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을 파탄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신의를 져버린 처사이며 노동자들을 필요 없으면 언제든지 잘라낼 수 있는 이윤창출의 기계로만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태광산업대한화섬에 도사리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4조 3교대, 신규투자 등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조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채, 자본의 논리대로만 밀어 부치고 있다.

5. 화섬업계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을 무조건 잘라내는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화섬산업의 구조조정은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제품 다변화와 대체투자 활성화를 통해 기존 고용을 유지하거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그 바탕에는 노동자의 고용 및 근로조건의 보장과 노사합의를 통한 올바른 방향의 구조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화섬산업의 구조조정은 노조와의 커다란 충돌로 나타날 것이며, 이는 결코 화섬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6. 태광산업대한화섬은 노동배제적인 정리해고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하면서 경쟁력 향상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노조가 이미 제시한 4조 3교대, 신규투자 등 노동자들의 고용유지와 근로조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측은, 노조를 완전히 무시하고 단협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노조의 거센 저항을 불러일으켜 결국에는 노사화합, 경쟁력 향상, 그 어느 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7. 화학섬유연맹은 태광산업대한화섬의 일방적인 정리해고 신고를 결코 인정할 수 없으며 화섬업계에서 경영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태광산업대한화섬의 정리해고가 다른 화섬사에 미칠 영향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화학섬유연맹은 태광산업대한화섬노조의 정리해고 반대 투쟁에 적극적으로 함께 연대할 것을 밝혀둔다. 이번 정리해고 신고는 활활 타는 불에 기름을 들이붓는 식으로 파업중인 노조를 자극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하는 바이다. 화학섬유연맹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화섬업종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맞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켜내고, 노동자들의 고용과 관련된 모든 논의에서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연맹의 이름을 걸고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밝히며 태광산업대한화섬의 일방적인 정리해고 계획을 투쟁으로 저지할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2001년 7월 27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