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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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진보의 싹을 제거하려는 박근혜 정권의 칼춤이 시작되었다.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민주주의 탄압의 시계는 정확히 70년대 유신으로 돌아가고 있다.

 

정부는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공격을 시작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말살정책을 노골화하더니 이제 그 화살을 진보정당에 돌리고 있다. 5일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심판청구’는 민주주의에 대한 조종이다. 박근혜 정부 아래서는 그 어떤 민주주의도 용납될 수 없다는 공공연한 선포다. 이런 논리라면 그 어떤 진보정당도 더 이상 한국사회에서 존립할 수 없다. 통합진보당의 ‘진보적 민주주의’가 문제라면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참된 민주사회를 건설한다.”는 강령을 가진 민주노총도 해산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지 불과 1년도 안되어 수많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최근 연매출 40조가 넘는 삼성에서 최종범이라는 한 노동자가 “배고파 못살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본의 착취를 넘어선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된 세상’은 우리 모두의 꿈이며, 소망이다. 수십쪽에 달하는 법무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80만 노동자 전부가 처벌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민주노총도 처벌하라.

 

민주노총은 헌법의 기본정신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박근혜 정부의 공격에 대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이미 시작된 박근혜 정부와 자본의 공세에 맞서 이 땅 민주주의를 소망하는 수많은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거침없이 한걸음씩 전진할 것이다. 국가기관의 부정한 대통령 선거개입을 처벌하기는커녕 도리어 민주주의 전체에 대한 도전을 일삼는 박근혜 정부의 도발에 맞선 전체 노동자, 민중의 저항을 보게 될 것이다. 11월 10일 전국노동자대회가 그 시작이다. 우리는 탄압이 두려워 미래를 포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2013년 11월 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민영화-연금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민주주의 파괴중단! 노동탄압 분쇄!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3년 전국노동자대회

 

- 주요 일정 -

 

전태일 노동한마당

- 주최 / 주관 : 민주노총 / 노동한마당 기획단

- 일시 / 장소 : 11월 9일(토) 15:00~24:00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2013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 주최 / 주관 : 민주노총

- 일시 : 2013년 11월 9일(토) 19:00 여의도 문화마당

- 예상참가인원 : 2만명

 

’민주주의 파괴중단! 노동탄압 분쇄!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3년 전국노동자대회

- 일시 / 장소 : 11월 10일(일) 14:00~ 서울광장

- 예상참석인원 : 5만명

 

□ 의미

- 민주노총은 매년 전태일 열사 분신 항거일(1970. 11. 13) 주간에 맞추어 ‘전태일 열사정신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여 왔음.

- 올해는 전교조 공무원노조 탄압,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조합원 자결, 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 전반적인 민주주의 후퇴와 반노동정책, 기초연금-민영화 등 공약파기에 따른 민생파탄 규탄에 집중함.

- 특히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조합원 자결,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에 대한 공격이 집중되는 시기에 올해 들어 최대규모의 대중적 집회를 통하여 박근혜 정권에 대한 반격을 개시하고자 함

 

□ 대회 주안점

- 비정규철폐노동자대회와 전국노동자대회의 결함

그동안 10월 말 비정규노동자대회와 11월 초 전국노동자대회로 분리 진행하였던 것을 1박 2일 연속대회로 결합하였음. 민주노총 3기 전략조직화 사업의 핵심인 ‘200억 기금 모금 - 100만 조직화’를 공식화 하는 의미도 있음.

 

- 반박근혜 정권 투쟁 선언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아님 통보/ 최종범 열사 죽음에 대한 삼성자본의 책임 추궁/ 부정선거 의혹 은폐, 진보당 해체시도 등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규탄과 전면투쟁 선언.

 

- 12월 대규모 시국대회 추진

1회적이고 연례적인 행사가 아니라 본격적인 투쟁의 시작임을 알리고 지속적으로 추진함.

부정선거 의혹 규탄 촛불대회,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및 규탄 움직임을 집결하여 12월 7일 대규모 시국대회를 추진함.

 

- 집회 및 시위형식의 혁신

진행방식, 무대배치 등 전반적인 집회형식의 혁신을 추구함.

 

 

※ 세부일정 등은 첨부파일 참조 http://nodong.org/statement/6771812

 

전노대-포스터.gif

 

 

최종범열사 유족입장

 

저는 최종범의 작은 형입니다. 그저 하루하루 돈 벌며 행복을 꿈꾸는 소시민입니다. 동생의 죽음 전까지 노조라는 단어나 노동 운동은 그저 뉴스에서나 보는 딴 세상 얘기였습니다. 올 해 나이 36인 저는 결혼 계획이 없습니다. 제 관심은 병환중인 홀어머니와 내 형제들이 다 같이 행복하게 살고 조카들이 나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31일 제 인생의 소중한 한사람이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게는 하나뿐인 동생입니다. 지난 33년간을 함께 해온 동생은 비록 성인이 되었다지만 아직도 제겐 업어달라고 조르던, 썰매를 끌어 달라고 떼를 쓰던, 제가 놀러 나갈 때마다 귀찮도록 쫓아다니던 아이였습니다. 그런 동생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행복을 찾아 가는 모습이 대견스러웠고 5년 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 주려고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노력이 부족했나 봅니다. 동생은 이제 싸늘한 주검이 되었습니다. 죽은 동생의 얼굴을 부여잡고 아무리 울어도 동생은 더 이상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아직 막내의 죽음을 알지 못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더 메어 집니다. 형만 믿으라는 말을 못해 줬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동생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동생의 죽음 뒤에야 동생이 차마 말을 못한 아픔을 알았습니다.

 

 

 

동생이 자신이 꿈꾸던 소박한 행복을 위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하게 장시간 일을 하며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동생은 그저 순진하게 일만하고 살다가 노조 활동을 하면서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눈을 뜨기 시작했나 봅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세상의 불합리한 면을 고칠 수 있다고 믿었나 봅니다.

 

 

전태일님에 대해 처음 알고 난 후에 그렇게 훌륭한 분이 계셨는지 몰랐다고 열심히 하면 바꿔지겠죠? 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동생은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었나 봅니다. 일감이 줄어들고 표적감사의 대상이 되었다는 현실에 좌절을 느꼈나 봅니다. 하지만 본인이 노조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알게 되고 갖게 되었던 신념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을 위해 결국 하나뿐인 목숨을 희생했습니다. 이제 곧 돌이 되는 사랑하는 딸 별이와 아내, 그리고 목숨보다도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를 남겨 두고 말입니다.

 

 

동생을 다시 살릴 수 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동생의 죽음 앞에 원망도 해 보았지만 동생을 지켜 주지 못한 형으로서 제가 동생을 위하고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동생의 뜻을 지켜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평범한 소시민에 지나지 않은 제가 감히 여러분 앞에 있는 이유입니다. 동생은 자신의 죽음이 자신과 같이 불합리한 구조와 열악한 노동환경에 있는 노동자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종범이를 죽게 만든 삼성이 종범이의 주검 앞에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생은 자신이 배고팠고 힘들었다고 투정부리려 죽은 게 아닙니다. 동생과 같은 처지 또는 더 열악한 환경속에서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당하는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입니다. 본질을 왜곡시키지 마시기 바랍니다. 삼성은 언론에 동생의 죽음을 더 이상 모욕하는 행위를 그만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조탄압으로 종범이를 죽게 만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종범이가 그토록 바랬던 노동조합이 인정되고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동료들이 탄압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종범이 유언에 대한 대답일 것입니다. 우리 유족들은 이것에 대한 삼성의 답변이 있을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가족들이 종범이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생이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신념과 바꾸고 싶었던 현실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살아생전 동생은 그저 딸 별이와 아내와 그리고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기를 바랬습니다. 누구나 사람은 소박하더라도 행복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생각하고 그 소박한 행복을 위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 현실을 바꿔보려 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젊은 33세 나이에 생명을 희생한 제 사랑하는 동생의 외침에 많은 분들이 단한 번이라고 귀를 기울여 주시고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2013.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