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화학 정석희 대표이사는 억지 주장을 당장 중단하고
노조와의 약속을 이행하라!!


파업 56일만에 어렵게 이루어진 합의를 "모른다"며 발뺌하고 다시 교섭하자?
노동자 무시하는 사용자는 마땅히 노동자의 이름으로 응징해야…


1. 파업투쟁 56일만에 어렵게 이루어진 노사합의로 현장복귀를 결정한 신암지역화학노조가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의 재파업 돌입은 사측이 지난 6월 19일에 노사가 잠정합의 한 사항에 대해 조인식 직전에 "다시 논의하자"며 합의사항을 번복한 데 원인이 있다. 사측은 노조와의 약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노무사를 고용해서 교섭권을 노무사에게 위임했다고 노조에 공문까지 보내는 웃지 못할 작태까지 연출하고 있다.

2. 신암지역화학노조는 작년 12월 9일, 살인적인 저임금과 열악한 작업환경, 경영진의 폭언 등을 견디다 못해 설립된 노조이다. 명칭은 '신암지역화학노조'이지만 현재까지는 모든 조합원들이 '유니화학'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다. 노조는 정식 설립 후 회사측에 끊임없이 단체교섭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노조간부를 폭행하고 급여명세서를 불태워버리는 등 상식이하의 행동으로 노조를 탄압했다. 이에 노조에서는 당연히 반발했고 합법적인 쟁의행위 절차를 거쳐서 4월 25일에 파업에 돌입했다.

3.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에도 최종적인 결정권이 없는 박헌태 실장을 내세워 기만적인 교섭을 진행했고 조합원 전원이 본사 상경투쟁을 벌이고 본사에서 진을 친 후에야 마지못해 결정권자인 정석희 대표이사가 교섭석상에 나왔다. 노조와 대표이사가 마주앉은 교섭석상에서 노사는 파업 56일만인 6월 19일에 임금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어렵게 합의안을 도출했고, 약속된 합의안대로 6월 25일에 조인식을 갖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의 약속을 믿고 6월 23일에 현장에 복귀했으며 노조를 인정받았다는 벅찬 가슴을 안고 조업준비를 서둘렀다. 그러나 사측은 합의안을 작성하기로 한 25일에 갑자기 "합의 한 적 없다" "다시 교섭하자"라며 일방적으로 노무사를 고용해서 교섭권을 위임했다고 통보했다.

4. 노조는 다시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번에는 공장을 점가한 강도 높은 파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 화학섬유연맹은 신암지역화학노조의 상급단체로서 유니화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노조탄압과 약속 위반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다. 또한 자신의 입으로 뱉은 말을 이제 와서 "모른다"며 발뺌하는 정석희 대표이사의 경영관에 대해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는 바이다. 정석희 대표이사는 아직도 '노조는 탄압해야 할 대상'이라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보여지며 이번 합의번복 사태도 이러한 그의 경영관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라 본다. 합의사항 번복이라는 이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작태는 대표이사가 노동자들의 대표기구인 노조를 무시하고 '기업은 내 꺼' '내 맘대로'라는 사고방식에 젖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5. 노동조합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이며 노동자들은 두드릴수록 더욱 강하게 단련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유니화학 정석희 대표이사는 아직 노조와 노동자에 대해서 잘 모르고 얕보고 있다. 노조가 무조건 탄압하기만 하면 못 견디고 나자빠질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그이 계산 뒤에는 근래에 전면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노동운동 탄압 분위기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정석희 대표이사는 대충 버티다가 손해배상 청구하고 임금 안주고, 영원한 자본가의 협조자인 노동부와 정부를 끌어들여서 탄압하면 조합원들이 제 풀에 지쳐 나가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그의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이제 행동으로 보여주려 한다.

6. 우리 화학섬유 3만 2천 노동자들은 유니화학에서 벌어졌던 사측의 치졸한 작태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으며 노조가 재파업과 공장점거에 돌입한 이 시점에 다시 유니화학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측의 탄압이 더해질수록 노동자들간의 연대도 강고하게 이루어져야 함도 알고 있다. 결자해지! 화학섬유노동자들의 분노와 신암지역화학노조 조합원들의 억울함·울분을 달랠 수 있는 길은 이 모든 사태를 야기한 정석희 대표이사의 노동자들에 대한 백배사죄와 노조탄압 중단, 합의사항 이행뿐이다. 만약 정석희 대표이사가 노조를 적으로 규정하는 잘못된 경영관을 버리지 못하고 노조탄압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화학섬유 3만 2천 노동자들의 커다란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또한 노조의 투쟁을 빌미로 손해배상 청구 등의 자본가 고유의 수법을 쓴다면 노사관계는 파국을 면치 못한다는 것도 아울러 경고한다.

정석희 대표이사는 '회사는 대표이사 혼자만의 것'이라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만이 자신과 회사가 사는 길임을 명심하고 지금 당장 노조와의 합의사항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만약 연맹의 촉구를 무시하고 계속 조합원들의 순박한 가슴에 못을 박는다면 연맹 차원의 강력한 응징투쟁에 나설 것을 밝히는 바이다.

2001년 6월 27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