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SK브로드밴드는 비정규직노동자의 대화요구에 응하라

- 살기위한 다시 일하기 위한 파업과 점거, 노동자를 석방하라 -

 

 

오늘로 파업 48일째를 맞이한 SK브로드밴드의 비정규직노동자 500여 명이 SK그룹 본사건물을 한 때 점거했다가 222명이 연행됐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단계 하도급구조 속에서 사실상 무권리 상태로 일해 왔다. 고용은 극히 불안했으며 고질적인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에 시달려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고용안정과 생활임금 보장, 장시간노동의 단축,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일하게 해달라는, 대단할 것이 없는 이 요구는 너무도 당연하며 노동자로서 요구할 수 있는 마땅한 권리다. 그럼에도 사측의 무성의와 외면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 특히 모든 권한을 가진 원청 SK브로드밴드의 무책임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비정규직 철폐나 최소한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로 판명된 지 오래며, 이를 위한 대기업의 책임과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또한 이미 사회적 합의에 이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지난해 9월 30일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임원진은 야당 의원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제기되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빠른 결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하청 서비스센터의 세부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어느 하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생활고 등 극단적인 고통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파업만 48일째를 기록하고 있다. 그 고통 끝에 살기위해 다시 일하기 위해 점거는 불가피했다. 이러한 사태의 근원적 책임과 원인은 명백히 사측에 있다. 그러나 이 나라 공권력이 하는 일이라곤 고작 강제연행일 뿐이다.

 

어디 그 뿐인가. 무엇보다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따뜻해야 할 연말에 박근혜 정부는 비정규직 양산대책을 내놓는 한편, 새해에는 또 SK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범죄 재벌들의 가석방까지 논의하고 있다. 정권의 재벌모시기와 편애가 노골적이다 못해 가히 뻔뻔하다. 엄청난 금액의 경제범죄도 모자라 간접고용을 이용해 비정규직노동자를 착취한 재벌총수에게 가석방이라니 가당치않다. 국회와의 약속도 무시하고 원청-하청-비정규직노동자 3자 협의라도 하자는 노동자들의 요구조차 무시하는 기업의 총수를 무슨 명분으로 가석방하겠단 말인가. 가석방을 운운하기 이전에 양심이 있다면, 일말의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면 SK는 비정규직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촉구한다. 우선 3자 협의체부터 구성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 속에서 약속한 바,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결단을 내리고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요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정부 또한 연행자들을 모두 석방하고 공정한 중재자로서 거듭나길 바란다.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책임을 팽개친 채 경찰공권력이나 앞세우고선 정부로서 자격이 있다 할 수 없다. 우리는 탄압은 물론 어떠한 무책임도 용납할 수 없다. 정부와 SK사측은 즉각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나서라!

 


[대변인 브리핑]

양대노총 위원장 긴급면담 요지

노동시장 구조개악 등 노동현안 인식 공유 및 연대투쟁 다짐 -

 

 

7일 13:30분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과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의 면담이 긴급히 이뤄졌습니다. 한국노총의 예방 형식으로 이뤄진 이번 면담은 핵심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 등 최근 노동현안 문제에 대한 상호 공감대를 확인하고, 향후 공동대응을 협의하는 자리였습니다.

 

모두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며 오늘 면담을 “국민들이 허투루 보시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엄중한 노동정세를 “노동자들이 힘을 합해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 주실 것”이라고 강조하고, 오늘의 자리를 ‘단금지교(쇠붙이를 끊을 수 있을 만큼 단단한 교분)’의 계기로 삼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민조노총 직선제 완수와 한상균 위원장 당선에 대해 축하의 인사를 밝히는 한편, 역시나 현재 노동정세에 대해 “공동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특히 “비정규직 장그래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를 공동의 화두로 풀어야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유력동천(노력의 힘은 하늘도 움직인다)”의 자세로 “난국타개를 위해 손잡고 나가자”고 밝혔습니다.

 

상호 환담 이후 전체 면담은 40분가량 더 진행됐으며 양대노총 위원장은 기재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노동시장 구조개악 추진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양대노총 정책단위의 긴밀한 공조구조 마련 및 3~4월 시기를 맞춘 투쟁태세 정비를 위해서도 상호 공조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현안을 보는 양대노총의 시각이 다르지 않다”며 “정부가 제시한 내용으론 쉽게 합의하기는 어렵다”고 했고, 이에 덧붙여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특히 “장그래 살리기 등 비정규직노동자의 희망을 위한 양대노총의 연대를 위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서 조만간 답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양대노총은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의 성사, 공공부분 구조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투쟁, 최저임금 투쟁에 대해서도 상호공조와 연대의 뜻을 확인하는 한편, 특히나 향후 강화될 사무직종의 일상적 구조조정이나 개별해고 요건 완화 등 노동유연화 움직임에 대해 각별한 관심으로 공조하자는 의견을 나눴습니다.

 

면담에는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 이병균 사무총장, 정문주 정책본부장, 이상연 대협실장, 강훈중 대변인이 참여했으며, 민주노총에서는 한상균 위원장, 이영주 사무총장, 최종진 수석부위원장, 이승철 기획실장, 이창근 정책실장, 박성식 대변인 등이 참여했습니다.

 

 

[보도자료]

노동시장 구조개악은 심각한 위기,

민주노총 총파업 논의 아래로부터 본격 시동

“여론지지 실린 대중투쟁, 실제 타격효과 가진 총파업 준비하자”

 

 

8일 오후 민주노총은 <주요 공공기관 및 1천인 이상 사업장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를 열고 2015년 총파업 투쟁전략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100여 명의 노조 대표자 및 간부들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낳을 고용불안과 저임금 확산 등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2015년 선거공백기를 틈타 강행추진 될 것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결의했다.

 

□ 한상균 위원장, 강한 투쟁의지 천명

한상균 위원장은 연석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8기 집행부)우리는 투쟁지도부다”라고 규정하며 투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 위원장은 “2015년에는 반드시 각각 투쟁의제를 모아내 박근혜 정권에 맞서는 단일한 투쟁전선을 구축할 것이며, 승리를 위해 여론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낼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내걸고 300만, 500만 서명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패배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머릿속에서 지우고 달려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연석회의 참석자들의 진지한 논의를 당부했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민주노총은 2015년 핵심 투쟁전략으로 총파업을 제시하고, 연석회의 참석한 대표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후에도 민주노총은 공적연금투쟁사업장이나 비정규직사업장 대표자들과 토론회를 여는 등 시급히 조직여론을 수렴해 2월 12일 대의원대회까지 총파업 등 2015년 투쟁전략의 골격을 마련하기로 했다.

 

□ 다양한 현장의견 제시, “투쟁계획의 현실성과 집행의 가능성 높여줄 것”

토론은 매우 진지하게 진행됐다. 투쟁계획 발제에 나선 이승철 기획실장은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선제적 피해 당사자 조직들이(공공부문, 1천인 이상 사업장, 사무직 등) 참석했다”며, “2월 대의원대회에 제출할 투쟁계획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실제 계획을 집행할 현장 대표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겠다는 뜻이며, 이러한 과정은 곧 투쟁계획의 현실성과 집행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연석회의의 취지를 밝혔다.

 

연석회의 참석 대표자들은 짧은 시간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총파업 총투표 검토하자”, “민주노총 전체의 공동 임‧단협 요구안 마련해야”, “투쟁조직화 사업역량 강화하자”며 적극적 실현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총파업의 타격효과 있는가? 타격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투쟁방안을 더 구상해야 한다”, “기존 투쟁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냥 투쟁만 있다. 보여주기식 투쟁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다양한 방향의 투쟁전략을 주문을 하기도 했다.

 

특히, 참석 대표들은 “프레임 전쟁”, “여론전”, “국민지지”에 대한 높은 관심과 요구를 나타냈다. “패배의 원인은 프레임에서 지고 국민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적대적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는 국민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시민사회, 정당, 청년, 자영업자 등 세력과 세대, 계층을 결집하려는 노력”을 요구하며, “국민적 저항전선을 만들어야 현장 조직화와 총파업도 힘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론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쟁은 더 전략적이고 스마트해야 한다”며 “투쟁은 박근혜 정권을 대상으로 하지만, 말은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대중적 홍보와 소통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노총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조합원 대상 사업테마의 발굴”과 “대정부 투쟁이 아닌 대자본 투쟁으로 명명”, “불리한 프레임 싸움에만 몰두하지 않는 현장조직화 강화” 등 연석회의 참석 대표자들은 투쟁방향과 사업방식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의견을 제시했다.

 

□ 높아진 자신감, ‘민주노총 20주년 최대 기념사업은 총파업’

진지한 토론으로 인해 한상균 위원장은 한층 더 자신감 있게 연석회의를 마무리했다. 한 위원장은 “추후 더 밀도 있고 확대된 토론자리를 또 마련하겠다.”며 대표자들의 의견에 대해 “기존처럼 한 번의 집회성 파업은 하지 않겠다. 분명히 타격하고 효과를 쟁취하는 총파업이 될 것이다. 현장활동가 대회도 열 것이다. 집회로 끝나는 투쟁은 하지 않겠다. 민주노총 깃발의 자부심을 높이는 투쟁할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했고,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 또한 “민주노총 20주년을 기념하는 최대사업은 총파업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연석회의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대강당에서 열렸으며 14시부터 약 3시간정도 진행됐고,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연맹, 사무금융연맹 등의 가맹조직을 중심으로 100명가량의 단위사업장 대표자 및 간부들이 참석했다. 총파업 등 민주노총 2015년 투쟁전략은 1월 29일 중앙집행위원회 검토와 2월 5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2월 12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연석회의 참석대표들은 결의문을 통해 “오늘 회의를 시작으로 즉각적인 현장투쟁 조직화에 나설 것”이며 “총파업 투쟁방침에 총력을 다 해 복무”하겠다고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