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문

 

 

1주에 백만원을 호가하는 주식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업계최고라는 자긍심으로 타사의 모범이 되는 영업을 해온 우리 오리온 노동자다.

 

규정에 정한 출근 시간보다 빨리 출근하고, 규정에 정한 퇴근시간보다 더 늦게 퇴근하는 것이 영업 직원들의 일상이었다. 반면 회사는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 따위는 무시하면서도, “제반 법규와 규정을 준수하며, 윤리적으로 일한다는 자화자찬의 달인이다.

 

/일요일에 연차를 붙이는 게 여름휴가로 부여되는 삶의 터전

새해 첫날이 되어도 과자를 찾는 고객을 위해 일하는 삶의 터전

어린이날에도 내 자식보다 기다려주지 않는 거래처를 위해 일하는 삶의 터전

정작 우리의 삶만 희생을 강요당한 삶의 터전

그래도 머지않아 같이 웃을 수 있다고 말만 떠벌리는 오리온이다.

생산노동조합은 인정하면서,

영업판매노동조합은 인정하면서,

민주노총 오리온지회 만은 안 된다며 쓸데없는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오리온이다.

허울뿐인 업계최고가 아닌 진정한 업계최고를 바란다.

 

[업계최고]라는 자긍심으로 살아온 세월이 허울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진짜 [업계최고]답게 노사가 서로 믿고 발전하는 신나는 직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오리온은 민주노조와의 대화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영업사원의 밥줄인 영업루트를 가지고 협박과 회유를 반복하며 조합원 탈퇴를 유도했다. 노조 지회장은 연일 부산에서 서울로 징계위에 출석해야 했고, 부당한 인사발령으로 탄압받았다.

 

교섭창구단일화를 앞두고는 30년 동안 변함없었던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이, 10여일 만에 약 300명이나 불어나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영업 직원들은 전국에 흩어져있다. 그럼에도 단 10여일만에 수백명이 조직된다는 것은 사용자측의 지배개입이 있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다방면으로 확인한 결과 실제로 어느 노조 소속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조합비를 사측이 대납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정황까지 발견되었다.

 

2015년 빅 제과 4사중 수익률 1, 부끄러운 1

 

오리온의 매출액 대비 직원 연봉은 10대 식품업체 중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반면, 전체직원 연봉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주배당금으로 돌리는 회사이다.

2015년 수익률 1위라는 오리온의 눈부신 성장은 장시간근로, 임금체불, 휴가권박탈, 직무재구축과 영업소 통폐합 등을 통한 구조조정 바탕 위에 이루어진 부끄러운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쓰라린 지난 1,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민주노조!

 

민주노조와 함께 해온 지난 1,

750여 오리온 영업노동자들은 여전히 노예노동과 임금착취, 구조조정의 먹구름 속에 하루하루를 고되게 보내고 있다. 많은 동지들이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

영업기계, 판매기계가 아닌 노동자의 자존감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몇 번의 겨울을 이겨내야, 꽃을 활짝 피우는 찬란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금 신발끈 고쳐 매고, 매일같이 우리 영업노동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화섬노조와 함께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16422

오리온 민주노조사수 화섬노조결의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