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질식사는

무리한 공기(工期)단축이 빚은 참사이다

노동부는 특별감독 실시하고, SK하이닉스 경영진을 엄중 처벌하라

 

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 낮 12시 23분경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M14라인 신축공사현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3명의 노동자가 스크러버(유기화학물질 소각배기장치설비 안에서 질식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이번 사고는 애초 압축공기(CDA)를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스크러버 설비에 시운전 일정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압축공기 대신 질소를 투입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공사기간 단축과 기본적 안전조치마저 무시된 현장에서 죽음으로 내몰리는 하청노동자!

 

현장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M14 라인 증설을 매우 서둘렀다고 한다공사는 24시간 내내 가동되었다기존 양산 라인이었던 4개의 크린룸(라인)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규모(2만평)의 크린룸(M14 라인)을 증설하는데신규인력 충원 계획도 없이 자연감소인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돌던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M14 공장(크린룸오픈을 6월에 계획하였다가 이를 한 달 앞당겨 5월 1일로 하려 했다고 한다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적정인력으로의 작업이 아니라 턱없이 부족한 인력에 공사기간까지 단축하려다 보니 안전 규정을 지킬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사고 발생시간 또한 중식시간(11:30~12:30)으로중식시간까지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급히 서두른 것이다.

 

언론에서는 노동자들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지적하지만 이는 진짜 원인을 흐리는 잘못된 분석이다안전규정을 지키지 못할 만큼 서둘러 공사를 마무리 짓게 한 SK하이닉스 측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로서는 무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원청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바꾸지 않는다면바꿀 힘이 있으면서도 바꾸지 않는 경영진과 원청사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면우리는 미래에 또 다시 똑같은 비극적 현실에 놓일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사고발생 일주일 전(24)에도 이천 하이닉스 반도체 크린룸(M10A라인)에서 가스가 다량 누출되어 전원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었다고 한다또한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지난 3월에도 해당 공장에서는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으며지난해 7월에는 D램 반도체 공정라인에서 이산화규소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명이 병원치료를 받은 바 있다.

 

노동자들은 죽음의 위험을 무릎 쓰면서 까지 일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다빠른 공장가동에만 눈이 멀어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SK하이닉스 최고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또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사망사고와 밀폐공간의 질식사망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주 처벌에 대해 미온적인 정부당국도 참사를 키우고 있다.

 

노동부는 특별감독 실시하고, SK하이닉스 경영진을 엄중 처벌하라!

정부는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사업주처벌강화 기업살인법’ 즉각 제정하라!

 

201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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