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연속되는 화학사고, 비상사태로 간주하라! 

대참사를 막기 위한 대책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


하루에만 2건이다.

6월 28일 새벽 2시와 아침 9시, 경북 구미 국가산단과 울산 국가산단에서 연이어 화학물질 누출사고 발생했다. 아직까진 사망자 없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사고원인을 보면 참담하다.

경북 구미국가산업3단지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이코니에서 질산, 염산, 불산을 포함한 폐화학물질 3톤이 유출되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의하면, 사고원인은 노후설비인 밸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 화학사고 중 30~40%가 노후설비에 의한 사고임을 감안하면 예상된 바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고려아연 2공장에서 황산 1천ℓ(농도 70%)가 누출되어 근로자 6명이 화상을 입었다. 탱크 내 물질을 완전히 비우지 않고 정비작업을 위해 배관을 해체하면서 발생하였다. 탱크작업 시 기본적인 안전절차를 무시한 결과로 어처구니없는 사고다.


화학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2년 9월 구미불산누출사고 이후 2013년 87건, 2014년 105건, 2015년 113건, 2016년 3월까지 30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더욱이 올해 6월 들어서 충북 금산 램테크놀러지 불산누출사고, 여수국가산단 GS칼텔스 원유 유출사고, 한국바스프 포스겐 누출사고 등이 이어지고 있다.

구미를 포함한 경상북도 지역의 사고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되었다.  

2012년 9월 27일 휴브글로벌에서 불산이 누출돼 5명이 숨지고 주민 1만2천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대형 사고가 난 이후 이듬해 3월 2일에는 구미 LG실트론에서 불산, 질산 누출, 3일 뒤 구미케미칼 염소가스 누출로 1명이 다치고 160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상주에서도 2013년 1월 웅진폴리실리콘에서 염산이 누출돼 주민 700여명이 대피했고, 2014년 8월엔 칠곡에서 염산 누출로 9명이 치료받았다. 2014년 12월 대구에선 도금공장에서 화학물질 누출로 46명이 부상했고 2015년 9월 영천 실리콘제조업체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되었다.

특히, 울산 고려아연 사업장은 2015년 연거푸 4건의 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었던 사업장으로 위험 수위에 올라 있다.


대참사의 전주곡을 막아야 한다.


이처럼 계속된 사고의 원인은 노후화된 화학설비와 관리부실, 무시되는 안전작업절차, 제대로 된 화학물질관리체계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시급히 대책마련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화학물질로 인한 대형참사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는 2012년 구미불산 누출사고 이후 화학사고를 막기 위한 법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고 요구해왔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정부는 산업단지 노후설비 개선대책을 마련하라!


노후화된 설비는 누구의 책임인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게 정상적인 교체주기와 자재사용을 지키라는 것은 순진한 요구일지 모른다. 정부와 지자체 관리감독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이 제대로 자신의 의무를 하고 있는지, 해야 할 의무가 더 있는지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일반 '공공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은 있으나 더 위험한 "산업단지 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이 없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노후설비는 화학사고의 주요원인이다.

제도적인 대책이 없는 한 설비에 의한 화학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노동자, 시민이 희생될지는 가늠할 수 조차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2014년 1차례에 그친 전국 산업단지 실태조사사업을 재개하고 ‘산업단지 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둘째, 구미, 울산시를 포함한 지자체는 ‘화학물질관리와 지역사회알권리’ 조례를 제정하라!


지방자치단체장은 화학물질의 관리에 관한 조례제정을 통해 화학물질 안전관리 및 화학사고 대비ㆍ대응을 위한 계획 또는 시책의 수립‧시행과 화학사고 발생 시 조기경보 전달방법, 주민대피 등 행동요령을 마련하길 바란다. 조례제정을 위한 모법인 ‘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이 올해 5월 국회를 통과하였다. 전국의 각 지자체는 시급히 제정에 나서길 바란다.



2016. 6. 28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화학섬유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