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명 서 ]

(주)코오롱의 살인적 구조조정의 근거를 통박함
- 불법적 인원정리 즉각 중단하고 성실한 노사합의에 나서라!

(주)코오롱이 최근 경영상황 악화와 관련하여 코오롱 구미공장 전체 현장직 노동자 1400여명의 47%에 달하는 690명을 강제로 정리하겠다고 나섰다. 이미 작년 12월24일부터 31일까지 1차 조직퇴직, 올 1월 4일부터 11일까지 2차 조기퇴직, 1월13일부터 17일까지 3차 조기퇴직을 거듭 실시하면서 대규모 인원정리를 강행하고 있다.
회사는 3차 조기퇴직까지 회사가 목표하는 인원이 사표를 내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회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2차 조기퇴직까지 약 370여명의 노동자를 강제로 퇴사시킨 상태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하루 3-4차례 노동자를 면담하면서 “당신은 무조건 정리해고 대상이다, 지금 사표를 안 쓰면 희망퇴직금도 없다, 하도급 자리를 줄테니 알아서 나가라”고 협박했고, 심지어 1월 14일에는 구미노동사무소 근로감독관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와중에도 면담을 강행하는 등 총체적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사측의 이런 불법적 인원정리 방식과 더불어 회사가 주장하는 인적 구조조정의 근거를 노동조합의 경영분석 결과에 기초해 반박하고 즉각 중단을 요구한다.

코오롱 경영상의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 악화다. 2003년까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수익구조도 악화되었다. 최근 재무상황을 분석해볼 때, 코오롱의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가장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영업외부문이다. 2001년 이후 순영업외 비용만 2,910억원이었다. 문제는 영업외 비영의 대부분이 이자비용과 지분법 평가손실이라는 점이다. 2001년 이후 이자비용은 합계 2,200억원, 지분법평가손실은 625억원이다. 이자비용과 지분법평가손실이 순 영업외비용의 대부분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설비투자외 계열사주식(이하 투자주식)의 취득에 상당히 많은 돈이 투입되고 있는 점이다. 특히 2003년, 2004년 투자주식의 취득이 급증했다. 특히 2004년도 하반기 코오롱캐피탈 등과 관련해 250억에 달하는 금액의 유상증자를 하였기 때문에 투자주식 취득 액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투자주식의 취득이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성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 부실계열사에 대한 주식투자가 처리되지 않는 한 이자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지분법평가손실도 동시에 늘어갈 것이란 점이다. 결국 코오롱의 재무구조상 영업외부문의 손실. 즉, 부실계열사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재무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열사 경영실적 자료 이후 공개예정)

이제 회사의 주장을 살펴보자.

회사는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원재료 가격 급등, 인건비, 환율 이 세가지를 들고 있다.
실제로 원재료가격급등은 영업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원화 가치 강세로 상대적으로 유가문제는 상쇄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원재료 가격이 원가상승 이상으로 책정된 것은 공급업체와의 가격협상에서 적정가격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호남석유화학의 2003년 영업이익 율은 12%로 전기 5%에 비해 엄청나게 급등했다. 이 같은 초과이익은 공급자와의 협상을 통해 해결하거나 정부의 시장정책을 통해서 해소시켜야 한다. 특히 코오롱의 경우 원재료 공급업체인 카프로락탐에 20%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주주임에도 적정공급가를 결정하지 못한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 어쨌든 원재료가 상승은 제조원가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그 결과 재료비가 제조비용 중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반면에 노무비가 총제조비용 중 차지하는 비율은 1.15% 감소해 채 10%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전기에 비해 노무비 증가는 2.7%에 그쳤다. 제조비 중에서도 감가상각비 등 고정경비나 외주가공비 등과 같은 외부인건비가 10%이상 증가했다.
결국 노무비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었다는 회사의 주장은 영업수익에서조차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회사는 효성 대비 노무비 비중이 두배에 달한다고 주장하나 효성은 중화학공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해 이를 코오롱과 단순 비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출액 대비가 아니라 제조원가로 대비할 경우 인건비 비중은 훨씬 줄어든다.

물론 효성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효성은 인건비보다 매출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효성의 섬유부문 매출은 코오롱보다 4배 정도 많다. 즉, 매출을 늘이기 위한 경영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기본시설과 기본인력을 전제로 매출을 올려야지 영업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회사도 현재 인원을 정리하는 것이 일자리가 남아돌아서가 아니라 하도급 등으로 재고용해서 일을 시키겠다고 생각하는 만큼 절대적 인력이 과다가 아님은 분명하다. 수익성 악화의 요인을 인건비 탓으로 돌리면, 실제 수익성을 악화시킨 가장 중요한 요인인 계열사 부실과 지나친 이자비용 문제가 희석된다는 점에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셋째, 환율문제는 경영자가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다. 코오롱 역시 파생상품을 이용해 환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를 이유로 인적 구조조정을 강행하다는 것이 곧 관리를 잘못했거나 그렇지 않다면 근거가 없는 자기모순적인 주장이다.

모든 구조조정은 자산과 사업구조조정을 우선하는 것이 원칙이다. 코오롱의 경우 투자주식 비중이 높고, 계열사들의 손실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게다가 계열사 부실을 메꾸기 위해 차입금을 늘리고, 다시 이자비용까지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회사는 효성과 비교하여 모든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인건비로 돌리고 있다. 그런데 효성의 투자주식 비율을 보면 2001년 12.6%, 2002년 14.1%, 2003년 14.7%로 코오롱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핵심사업 중심의 자산구조조정과 재무구조조정을 우선해야 수익성 악화의 확대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이런 노동조합의 주장에 대해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회사의 자구계획에 이는 모두 빠져있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매각 외에는 모두 노동자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작년 12월 말에는 30%의 인원정리를 주장하다 이제 와서는 47%의 인원정리를 위해 정리해고를 강행하겠다며 말도 안되는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회사가 근거 없는 밀어붙이기식 인원정리를 즉각 중단할 것과 노동조합과 합리적 대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할 것을 공식 요구한다.



2005년 1월 17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코오롱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