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4 : 화학섬유연맹 성명서>

천박한 시장주의자 남유진 구미시장을 규탄한다!
- 코오롱 농성장에 중장비 동원해 폭력행사한 구미시장 사과하라!



11월 10일, 남유진 구미시장은 400여명의 공무원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자들을 대거 동원해 코오롱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철거했다. 이날 구미시에는 두 가지 일이 벌어졌다. 오전에 남유진 시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오후에 마치 화풀이라도 하듯 코오롱 농성장 철거에 나선 것이다. 취임 초기부터 민선2기, 4기 논쟁을 낳으며 유난스런 자기과시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 선거법 위반사범으로 조명을 받기는 싫었던 모양이다.

이날 남유진 시장은 포크레인과 지게차, 전기톱 등의 중장비와 약 700여명의 공무원, 경찰병력을 대거 동원해 노동자와 전쟁을 치루었다. 그런데 이유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란다. 이게 시장이란 자가 할 소린가? 장장 3시간동안이나 코오롱 앞 도로의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살벌한 진압에 나선 이유가 시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을 위해서라니 어디 시장이라 할 수 있나! 사용자단체의 대표라고 해도 이런 노골적인 친기업 행위는 낯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이날 구미시장이 진두지휘하고 공무원들이 직접 행사한 집단폭력으로 한 노동자가 병원에 입원했고, 수 십 명이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우리는 남유진 시장에게 묻는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행정의 궁극적 목표가 전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에 있는가? 대기업의 악질적 탄압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곤궁한 삶을 포크레인으로 찍고 나니 속이 후련한가? 노동자만 때려잡으면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저절로 된다고 믿는가? 또, 자신의 선거법위반 실형선고의 흠결을 희석시키고자 대규모 노동자사냥에 나섰다는 시민들의 의혹에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는가? 그 절묘한 타이밍을 선택하는 술수가 오늘의 당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절망스럽다.

지방자치단체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하기 위해 전쟁을 불사하며 행정대집행에 나선 사례는 좀처럼 드물다. 그런데도 구미시장이 이런 무리수를 둔 배경에는 그 자신 철두철미한 힘의 추종자라는데 있으며, 사람보다 돈이 중요하다는 천박한 시장주의자이기 때문이라는데 많은 이들이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힘없고 돈없는 이들이 구미시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시민들이다. 이런 객관적 현실을 무시하고 친기업 일변도의 행정을 펼친다면 조만간 심각한 시민적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구미시는 코오롱 노동자들의 농성장 행정대집행에 이어 조만간 대대적인 노점상 강제철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이 가진 자들의 이익을 지키고자 생계조차 위협받는 일반 서민들의 목줄을 겨냥하는 짓이 행! 정이란 이름으로, 법이란 미명으로 포장되어 자행된다면 이는 이미 자치단체가 아니다. 너무나 위험천만하다.

남유진 시장에게 요구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부패와 비리로 만연한 행정부터 일신하라. 시장 직속의 공무원이 성인용게임방 단속을 봐주는 조건으로 1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구속된 이런 일부터 없어져야 한다. 투명행정, 신뢰받는 행정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선결조건이다. 시장 스스로 법의 위용과 행정의 불편부당함을 주장하려면 선거법 위반이란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기업은 기업주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은 기업주와 노동자, 소비자 모두의 공존을 전제로 하는 사회적 생산공동체일 때 의미가 있다. 기업주 편향의 외눈박이 시각으로 시정을 편파적으로 끌고가서는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40여명의 노동자를 때려잡고자 700여명의 일선 공무원을 동원한 농성장 철거를 진두지휘한 행위에 대해 구미시장?! ? 사과하라!



2006년 11월 14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
민주노동당 경상북도당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