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K2코리아0403.hwp < 2012. 4. 3 : 취재보도 요청자료 >

수 신 언론사(신문사) 및 방송사/ 노동, 사회부 기자

제 목 케이투코리아(주)의 고용보장 방안에 대한 화섬노조 입장

담 당 화학섬유노조 사무처장 임영국(010-2442-9136)

케이투코리아(주)(이하 ‘회사’)는 3월 8일 정리해고 통보를 했다가 ‘고용창출 우수기업에서 웬 정리해고’냐는 여론에 밀려 급기야 정리해고 철회방침을 표명한 바 있다. 회사는 당시(3/22일 발표) 정리해고를 철회하지만 ‘생산부서는 5/31일자로 폐지하고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이전’하고 ‘생산부서 90여명의 노동자들은 인력재배치를 통해 고용보장’하겠다고 하였다. 이후 회사는 3/29일 인력재배치 방안에 대해 4군데(인도네시아, 개성공단, 신발개발부, 직영점 판매직)로 수용하되 개별 희망을 받아 배치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은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히고자 함.

 

1. 지금도 묻고 싶다! 정말 정리해고가 철회된 것인지를?!!

회사측이 제시한 고용보장 방안(인도네시아, 개성공단, 신발개발부, 직영점 판매)은 구체성도 없고 현실성도 없는 그야말로 말만 숨긴 ‘정리해고’에 다름 아니다.

K2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은 40대 후반과 50대 초반의 여성노동자들이 주를(현재 여성 62명, 남성 23명)이루고 있다. 이들에게 인도네시아로 가란 얘기는 나가란 얘기나 다름없고, 개성공단 또한 별반 차이가 없다. 신발개발부는 관리자 포함해서 현재 10여명 있는데 샘플작업 하는데 얼마나 인원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직영점 판매는 현재 20~30대 여성들이 하고 있는데 여기에 40~50대 여성노동자들, 그것도 십수년을 신발 만드는 일만 하셨던 분들을 배치한다면 이 또한 사직서 쓰란 얘기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더구나 정리해고를 철회한다 해놓고 명예퇴직을 기어코 받았던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회사는 “신청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라고 하면서 ‘정리해고 수순과는 무관하다’고 그동안 주장해왔다. 그러나 신청기간인 3월 30일 후에도 개별로 전화해서 퇴직 신청을 종용했던 관리자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회사의 ‘정리해고 철회’ 주장은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 고용보장이란 일자리 보장이고, 일자리 보장은 일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부여하는 것이다!!

고용보장이란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것이고,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것은 “일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부여”하는 것이다. 가지 못할 인도네시아를 고용보장책이라고 들고나와 ‘고용보장한다고 했는데 노동자들이 안받았다’고 생색이라도 낼 참이란 말인가?

회사가 얘기하는 4군데로 고용보장이 과연 90여명을 온전히 고용하는 방안인지도 의심스럽다. 회사는 노조가 공문으로 요청한 자료(인력배치계획, 물질안전보건자료, 조합원 임금 및 근로조건, 급여규정 등등)에 대해선 회사 기밀이니 하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자료도 제시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4군데로 배치하는 구체적 (인원 정원)계획이 어떠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회사가 제시한 고용보장 방안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고용할 수 있는 인원은 고작 10명도 넘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방안을 90여명에 대한 고용보장 방안이라고 호도하려는가? 십수년을 간신히 최저임금 턱걸이 한 월급 받아가며, 산재사고 나도 산재신청도 못하고, 여름에는 40도가 넘는 공장에서 에어컨도 없이 대야에 얼음 담가놓고 일해왔다. 그래도 이런 일자리라도 잃어버릴까봐 찍소리 못하면서 일해왔건만... 오죽하면 딸 졸업식도 못가면서 신발을 만들었을까!!

 

그렇게 혼미스런 본드 냄새맡으며 땅바닥에 퍼질러 도시락 까먹으며 일궈놓은 아웃도어 국내 3위업체이건만,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은 만들어주지 못할망정 있던 일자리마저 내놓고 나가라니 어찌 이것이 또 다른 정리해고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3. 생산부서 유지는 ‘메이드인 코리아’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책임’인 것이다!!

회사는 본사에서 생산해온 신발은 전체의 25% 물량이었다고 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하라는 주장을 한 바도 없다. 다만, 인도네시아 공장을 새로 지어 거기서 보다 많은 물량을 생산하더라도 국내 신발생산라인은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 뿐이다.

과연 국내 신발생산라인을 유지하면 K2 회사가 당장 문을 닫아야 할만큼 경영상의 어려움이라도 있단 말인가? 회사는 새로운 공법 어쩌고 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말 모두 줄이면 인도네시아 가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얘기 외에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생산부서를 지금대로 유지하더라도 적자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다만, 기업주가 가져갈 이윤이 인도네시아로 갔을 때보다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무수히 많은 사례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값싼 인건비 찾아 국내 일자리를 함부로 버리고 동남아로 가서 만든 제품이 더 싼 값으로 우리 소비자에게 돌아왔다는 사례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다.

 

결국 기업은 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겠다는 주장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근본부터 물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K2코리아가 신발생산부서를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메이드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며, 나아가 ‘일자리’ 보장이라는 기업의 사회적책임의 첫 번째 덕목을 그래도 조금이나마 존중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진정어린 회사측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

 

 

4. 다시한번, 정부의 책임있는 근로감독을 촉구한다!!

4.11총선에 출마하는 대부분의 정당들이 앞다투어 ‘일자리 확충’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추어 첫 번째 공약으로 일자리를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왜 멀쩡하던 일자리는 점점 없어지고 있는가? 정부 또한 뾰족한 수도 없어 보이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우리는 이번 K2코리아에서 벌어진 정리해고 관련 일련의 사태에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정부 고용정책이, ‘생산제조 일자리는 없어져도 판매서비스, 디자이너, 마켓팅 등 다른 부분에서 일자리가 더 늘어나면 결국 고용창출 아니냐’는 식으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내달리는 자본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정부 고용정책은 기업주들의 ‘경영지원 정책’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시한번 정부의 책임있는 근로감독과 사태 해결을 촉구한다.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