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논평]

장관의 역할을 똑바로 하는것이 더 중요하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 과거와 같은 투쟁 속성을 가진 노조의 파업은 이제 우리 사회의 달라진 분위기로 볼 때 수용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올 하투(夏鬪)에 대해선 "일부 대기업과 공공부문은 경제나 고용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식 파업이나 과도한 요구를 하는 관행이 여전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는 민주노총이 LG칼텍스정유 등에 대한 직권중재 결정을 이유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무기한 유보한 것과 관련, "이수호 민노총 위원장이 내부 이견을 추슬러 회의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위원장이 내부 도전으로 이 문제까지 흔들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노동부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노동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할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장관이 지적한 밀어붙이기식 파업이나 과도한 요구는 실제 올해 임단협을 살펴보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업장들이 자신들의 사업장요구를 중심으로 제기한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요구, 일자리늘리기 등 사회적으로 합당한 요구를 중심으로 제기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정부는 악법인 직권중재로 대응했고 사용자들은 중재제도에 기대어 시간끌기로 일관한 것이 올 임단협의 특징이다.

LG정유문제로 대표자회의를 연기한 것은 자본과 현정부의 협박성 노동정책 때문이지 내부이견 때문이 아니다. 적어도 정부와 사측의 불성실한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진정 노사정간 진지한 대화를 기대한다면 그 조건을 만드는 것은 바로 정부의 역할에 달려있다. 한쪽으로 구속위협을 하고 한쪽으로 대화하자고 손을 내민다면 그것은 대화를 하고자하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민주노총은 장관이 이래라 저래라한다고 해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
그간 우리는 민주적 토론거치고 나면 가장 올바른 결정을 만들어 내는 것을 경험해왔다.
민주노총은 우리의 원칙을 가지고 책임있는 토론을 조직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내부의 다양한 의견그룹들이 있지만 그것이 바로 분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의 힘은 바로 치열한 문제의식과 이를 종합해내는 힘에 있다.

보수언론들이 민주노총 내부 문제에 무슨 큰 이견이나 있는 것처럼 과장하고 민주노총의 사업이 영향을 받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소설에 불과한 이야기이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볼 때는 너무나 명확하다. 정부와 자본의 반노동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아무런 내부의 이견이 없다.

민주노총은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조직의 기본원리로 삼고 있는 조직이다.

노동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장관은 정부가 올바른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직권중재를 철폐하고 노사자율교섭을 준수하게 하고 부당노동행위 사용자에 대한 철퇴를 내리는 것들이 정부의 역할이다.
사용자에게는 솜방망이고 노동자들에게는 끝없는 희생을 요구하는 그런 노동부가 민주노총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장관은 자중하고 정부의 역할이나 제대로 하기를 촉구한다.



2004.8.1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