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신입 청년조합원 연대 성명]

 

고 김용균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김용균님,

당신이 남기고 간 컵라면 세 개와 과자 하나를 봤을 때 너무나 먹먹했습니다. 숨 막히게 일했을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다가와서, 그리고 그 사진을 보고 당신의 처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우리는 결국 모두 소모품처럼 일하고 있는 무방비 청년들이란 점에서 더욱더 먹먹했습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24세 청년노동자,

그는 깊은 어둠 속에서 혼자 위험하게 일하다 기계에 몸이 끼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우리 자신일 수도 있었던 당신의 소식에 눈물 흘립니다.

 

위험하고, 오랜 시간 일하고, 저임금이고, 비정규직인 일자리가 이 시대 우리나라 청년들이 갈 수있는 일자리입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동 조건은 점점 후퇴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일이 또다시 벌어졌다는 소식에, 앞으로도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처럼 보여서 참담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죽음에 마냥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청년인 우리는 청년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비정규직만을 양산하는 제도와 구조가 바뀔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사태의 책임자는 처벌받게 하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밀어 넣는 위험의 외주화는 없애야 합니다. 매번 사고 때마다 법 개정 쇼를 벌이지만 그때뿐인 정치권의 기만적인 행태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의 문제이기에 연대해야 합니다.

최소한 목숨을 앗아가지는 않는, 상식적인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길에는 수많은 청년 김용균이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는 나아감으로써 당신을 추모하겠습니다.

 

컵라면 세 개에 먹먹한 공감을 하게 되는 날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81218

 

파리바게뜨지회, 네이버지회, 카카오지회, 넥슨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

(이상 화섬식품노조)

경기북부지역지회 이데미쯔분회, 동부지역지회 신도리코분회, 동부지역지회 종로주얼리분회, 동부지역지회 현대웰슨분회, K-Car지회(SK엔카지회),

포르쉐지회, 삼성전자서비스서울지회

(이상 금속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