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법원 전원합의부 통상임금 관련 판결

장시간-저임금노동 극복하는 계기되어야

 

오늘 대법원 전원합의부은 상여금도 정기성이 인정되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판결문 전체를 확인해보아야 하겠지만 명목과 상관없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반면,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노동조합의 요구를 파기환송 한 것은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매우 부당한 판결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전원합의부의 판결취지는 정부와 사용자의 억지에 의해 시간끌기만 해왔던 통상임금 논란을 정리하는 의미가 있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통상임금’ 문제는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유지하기 위한 편법적 임금체계가 그 본질이다. 사용자들은 임금수준을 낮추기 위해 통상임금 범위를 계속 낮추어왔고 노동자들은 낮은 기본임금을 보충하기 위해 초과노동을 강요당해 왔다. 노동부는 20여년에 걸친 사법부의 판례에도 불구하고 행정지침을 변경하지 않아 노사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불필요한 쟁송비용과 시간을 허비하게 했다. 통상임금 문제가 전사회적 문제로 확대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기간 GM CEO에게 한 약속 때문이었다. 삼권분립도 무시하고 장시간-저임금 체계라는 문제의 본질은 도외시한 채 일방적으로 사용자의 편을 든 대통령의 발언은 크게 지탄받았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 문제는 단순히 임금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저임금-장시간-불안정 노동을 극복하는 문제이다. OECD 최장의 노동시간을 단축하지 못한 것도 낮은 기본임금 때문이었고 이것 때문에 신규채용은 줄고 나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나아가 재벌대기업 중심으로 수직하청계열화된 산업구조에서 중소영세업체 노동자들은 더 낮은 임금과 더 긴 초과노동을 감내했던 것으로, 통상임금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은 경제민주화를 위한 중요한 기제이기도 하다.

 

오늘의 판결을 계기로 노동부는 모든 혼란의 진원지였던 잘못된 행정지침을 즉각 폐기하여야 한다. 정치권은 이미 상정되어 있는 통상임금 관련 법안을 빠르게 정비하여 더 이상의 혼란을 방지하여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비용’ 탓만하며 시간을 끌어온 사용자들이 포괄역산제나 변칙적인 연봉제 등 또 다른 왜곡된 임금체계를 도입하여 법망을 피해가려는 시도이다.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편법적인 임금체계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장시간-저임금-불안정노동의 악순환을 결코 끊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노동부는 이같은 탈법-편법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

 

한편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계획 역시 통상임금 논란에서 벗어나고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노동을 양산하려는 것으로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오늘의 판결을 계기로 임금수준을 현실화하고 실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2013. 12. 18

 

 

 

[보도자료]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력투쟁의 날,

응답하라 1219촛불

- 안녕치 못한 국민철도 안녕치 못한 노동, 박근혜에게 책임 묻는다 -

 

 

□ 12월 19일, 긴장된 정세 마침내 폭발

 

12월 19일 대선 1년 그리고 철도파업 11째, 다시금 시민들의 아우성이 끓고 있습니다.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파업에 뜨거운 지지를 보내는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수서발KTX 별도 주식회사 설립이 사실상 철도민영화라며 파업을 지지합니다. 철도노조는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역대 최장기 파업을 힘 있게 끌고 가고 있습니다. 또한 철도민영화를 계기로 서로와 시대를 안부를 묻고 나선 청년들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우리 사회의 아픔을 대변하고 나섰습니다. 이러한 국민적 분노와 요구들을 모아 민주노총 등 다수의 사회운동진영은 국민들과 더불어 ‘응답하라 1219촛불’대회를 개최합니다. 또한 촛불대회 직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파업 중인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다시금 전국에서 결집하여 대규모 파업집회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 “철도민영화, 박근혜가 책임져라!”, 19일 이후 대중행동 제안

 

민주노총은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해 상당수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가세하게 될 ‘응답하라 1219촛불’의 의미를 두 가지로 설정합니다. 하나, 안녕하지 못한 모든 국민은 촛불로 응답하자. 둘, 국민들의 철도민영화 중단 요구에 박근혜는 응답하라입니다. 무엇보다, 당면한 철도민영화 사태를 위해 민주노총은 지난 14일에 이어 또 다시 대대적인 전국결집을 통한 기세로, “철도민영화, 박근혜가 책임져라!”에 대한 응답을 강력히 촉구할 것입니다. 또한 이날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가 끝내 들끓는 민심을 외면한다면, 철도민영화는 물론 전체 노동진영의 모든 투쟁의제를 모아낸 힘을 앞세워 19일 이후에도 각종의 사회세력과 저항흐름을 폭발시킬 대중행동 제안을 밝힐 예정입니다.

 

□ 예상규모

노동 및 시민사회, 종교, 정당 등 각계각층 2만 명 이상

 

□ 대회 개요

 

1.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투쟁 승리! 총력 결의대회

- 일시 장소 : 18:00 / 서울광장

 

2. 응답하라 1219촛불

- 일시 장소 : 19:00 / 서울광장

- 1부 : 안녕하지 못한 국민철도, 안녕하지 못한 노동자

- 2부 : 노래와 이야기가 있는 시국강연회 - 함세웅 신부 강연, 정봉주와 함께하는 이야기마당

- 3부 : 민주회복 국민대회 - 각계 시국발언 및 시민대합창

 

 

2013. 12. 1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우리를 죽이려면 정권의 운명을 걸어야 할 것이다.

 

오늘(18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여 철도노조 파업중단을 협박했다. 같은 시간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에는 철도노조 간부를 체포하겠다고 수백명의 경찰이 난입하였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민주노총 사무실 건물 앞에는 수백명의 경찰병력이 진을 치고 있다.

 

총리의 담화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적반하장이다. 철도민영화의 시발이 분명한 수서 KTX주식회사를, 그것도 날치기 이사회결정에 날림으로 면허를 발급하여 황금노선을 차지하게 해 놓고는 모기업과 경쟁시키겠다는 발상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정 총리가 담화에서 언급한 ‘국민의 지탄을 자초하는’ 쪽은 철도노조가 아니라 정부와 철도공사임은 각종 여론조사와 특히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과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못믿겠다면 내일 19일, 서울광장을 뒤덮을 촛불의 인파를 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총리가 협박성 담화를 하고 있는 사이 경찰병력이 민주노총 부산본부 건물에 난입한 것은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를 적으로 간주하고 말살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건물을 포위하듯 둘러싼 경찰병력이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면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을 죽이려 든다면 우리는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이며 그 대상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총리 담화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미 산업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철도안전에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역시 파업을 장기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협박과 탄압을 할 것이 아니라 철도민영화를 중단하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기에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민영화의 폭주를 막기 전에는 중단할 수 없다. 민주노총은 철도노조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며 탄압의 칼끝이 민주노총의 심장부로 향하고 있기에 피하지 않고 싸울 것이며 그것은 정권퇴진 투쟁이 될 것이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2013. 12. 18

 

 

 

<취재요청>

철도노조 및 인천공항 비정규직

체포영장 압수수색 규탄 긴급 기자회견

 

 

일시 : 2013. 12. 19 14:00

 

장소 : 민주노총 15층 교육원

 

● 참석 : 민주노총 및 공공운수연맹 지도부, 철도노조 및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지부 지도부

 

취지 :

-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하여 경찰은 지도부에 대한 무더기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음

- 철도노조 본부는 물론 지방본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이 진행되었고 민주노총 부산본부에는 수백명의 경찰병력이 난입하였으며 민주노총 건물(경향신문사)은 며칠째 경찰병력이 에워싸고 있음

- 어제 밤에는 인천공항 비정규직 투쟁과 관련하여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지부 간부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음

- 이같은 정부의 태도는 해당 조직은 물론 민주노총을 직접 겨냥한 노동탄압임

- 이에 민주노총은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고 강력대응할 것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