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4 민주노총 : 논평]

인건비 증가율로 인한 경총의 임금동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경총이 해마다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하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의 인건비 증가율이 세계 최고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인건비가 높아 국제경쟁력을 상실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1979년 이후 우리나라의 노동 생산성 평균은 8.8% 증가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위 노동비용 증가율을 살펴보면 자국통화 기준 평균 5.0% 증가로 2위, 미국 달러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평균 1.4% 증가로 비교대상 국가 중 10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 노동비용이 자국통화 기준으로 1995년 이후 하락했고 미국달러 기준으로 2000년 이후 동결된 수준이어서 인건비가 높아 국제경쟁력을 상실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이다.
‘생산성보다 임금인상이 높다’는 경총의 주장과 달리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아일랜드를 제외하고 국제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하는 반면,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영국보다도 인상폭이 낮다.<참고자료 표1 참조>

경제 전체로 볼 때 임금인상률은 물가상승률에 경제성장률을 합한 수준을 확보해야 물가수준에 맞게 실질 임금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실질임금인상률 비교 지표인 ‘경제성장률+물가인상률’은 2000년 10.8%, 2001년 7.9%, 2002년 9.7%, 2003년 6.7%, 2004년 8.2%, 2005년 6.6%인 반면에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률은 2000년 3.0%, 2001년 6.6%, 2002년 4.9%, 2003년 7.0%, 2004년 3.5%, 2005년 2.9%로 매년 ‘경제성장률+물가인상률’에 크게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자료 표2 참조>

생산성본부에서 발표하는 노동생산성은 2001년 0.7%로 크게 추락했다가 2002년 11.8%로 회복된 뒤 2003년 8.2%, 2004년 10.6%, 2005년 3/4분기 현재 9.3%이다. 반면 노동자의 실질임금 인상률은 2002년 8.2%를 정점으로 2003년 5.5%, 2004년 2.3%, 2005년 3/4분기 현재 3.9%로 낮은 상태이다. <참고자료 표3 참조>
그럼에도 제조업 인건비 증가율이 세계 최고라는 일면적인 주장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를 거세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나 노동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임금증가율은 중간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OECD국가의 노동자들이 임금이외에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는 반면, 우리나라는 임금에만 의존하여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실정이다. 삶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노동시간이나 소득분배, 사회지출, 교육지출, 의료지출 등에서도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태이다.(소득불평등 28위, 세계 최장 노동시간, GDP 대비 사회지출 비용 28위, GDP 대비 공교육 지출 23위, 사교육 지출 1위, 공공 의료지출 비중 28위)

경총은 대졸초임만을 국제비교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기업규모간 임금격차, 학력간 임금격차, 비정규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비교해서 발표해야 최소한의 도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업규모간, 학력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실현과 법정 최저임금 대폭 인상, 비정규직 대폭 임금인상 등이 수반돼야 한다. 그럼에도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동결을 주장하는 것은 기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2007. 2. 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