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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국장 2022-02-17 14: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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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섬유연맹과 화섬식품노조가 2월 16일 오후 전국 10개 거점에서 온라인 형식으로 정기대의원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연맹은 해산을 결정하고 산별노조 시대를 열었다.

화학섬유연맹이 창립 22년 만에 해산하고, 18년 만에 진정한 산별노조 시대를 열었다. 연맹 산별노조인 화섬식품노조는 진정한 산별노조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과 계획을 수립했다.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약칭 화학섬유연맹)은 2월 16일 오후 2시 제44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진행했다. 본래 한 곳에 모여 대규모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함에 따라 전국 10개 거점에서 온라인으로 치렀다.

민주노총 방침 따라 22년 만에 화학섬유연맹 해산

이번 대대에서 가장 큰 사안은 해산 안건이었다. 재적 대의원 389명 중 352명이 참석해 306명이 찬성하면서, 찬성률 86.9%로 안건이 가결됐다.

연맹은 2000년 2월 22일 구)민주화학노조연맹과 구)민주섬유노조연맹이 통합하여 만들어졌다. 화학섬유연맹은 민주노총 방침에 따라 2001년부터 산별노조 건설 방침을 결정하고, 단위 노조별로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화섬식품노조(당시 화학섬유노조)로, 2004년 10월 29일 창립했다. 그러나 화섬식품노조로 전환하지 못한 기업별노조들이 남아 있었기에, 연맹은 지금까지 산별노조와 기업별노조가 공존하는, 이원화된 조직 상태를 유지해왔다.

2022년 2월 16일 현재 산별노조인 화섬식품노조로 조직되거나 전환한 조직은 210개 지회 33,000여 명으로 연맹 전체 조합원의 약 88%다. 지난해 초까지 전환에 이르지 못한 15개 조직 중, 5개 조직 6,500여 명이 산별로 전환하면서 도달한 수치다. 반면 미전환 노조는 10개 조직 4,500여 명으로 12% 정도이다.

임영국 화학섬유연맹 사무처장은 “연맹은 2019년 대대에서 ‘2022년 산별완성’을 결의하고, 2021년에는 상-하반기 산별전환 투표를 추진키로 했다. 그리고 2019년 대대 결정에 따라 이번에 해산 대대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화섬식품노조, 10개 미전환 조직의 산별전환 위한 지원 계속해나갈 방침

이번에 연맹 해산이 결정되면서, 기업별노조 연합체 성격의 연맹은 2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로써 18년 만에 화섬식품노조로 일원화되면서 본격적인 산별노조 시대를 열어가게 됐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화학섬유연맹 해산으로 한동안 침체되어 있는 민주노총 내 산별노조 운동이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전태일 정신을 잇는 산별노조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고 산화해간 전태일 열사. 사후 그 정신을 이으며 탄생한 청계피복노조는, 현재는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인지회가 이어가고 있다.

신환섭 위원장은 “연맹 해산 이후에도, 화섬 산별노조는 10개 미전환 조직이 산별전환을 통해 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맹 해산 이후 화섬식품노조는

연맹 대대에서 해산을 결정한 후 진행된 화섬식품노조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본격적인 산별노조 시대를 열어갈 사업과 계획이 논의됐다.

노조는 산별노조에 걸맞은 조직활동 체계를 구축하고, 산별교섭 실현 방안을 준비하기로 했다.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가, 도리어 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노조 탄압의 도구로 전락해 버린 점을 지적하고, 관련 법·제도의 개선과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노조는 최근 여천NCC 공장에서 벌어진 폭발 사망사고를 비판하면서, 일터의 안전과 건강권을 위한 노동안전보건 사업을 특별히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단지 노후설비가 화학공장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에 약칭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산업단지 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을 위한 추진단을 구성하고, 국민청원 운동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을 포함한 정신건강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며, 탄소감축과 미세먼지 등 발암물질 배출량 저감을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전조직적으로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죽음의 행진을 막아야 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개정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한편, 노조는 사회연대기금을 설치하고 지역사회 연대활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사회연대기금은 기업복지 사각지대 노동자와 플랫폼 비정규직, 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과 연대활동을 위한 목적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사회연대기금은 조합비의 1%를 적립하기로 작년(2021) 12.2.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하였으며, 올해 1월부터 기금 적립이 시작됐다. 노조는 기금의 사용 계획 수립과 지역사회 연대활동 활성화를 위해 조직 내에 사회연대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규정도 만들 계획이다.

노조의 명칭 개정을 위한 TF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화섬식품노조는 화학산업을 비롯해 섬유, 식음료, 제약, 유리세라믹, IT, 제지, 산업폐기물, 문화예술 등 다양한 업종들로 구성되어 있다. 노조는 이렇듯 다양한 산업·업종을 모두 나열하는 식의 명칭이 아니라, 화섬식품노조의 가치와 서사를 담아내는 이름으로 준비 중이며, 조직 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