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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는 민주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2018년 사회적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라!”

"SPC그룹과 함께 세상은 더 행복해집니다" @SPC그룹 누리집 갈무리
"SPC그룹과 함께 세상은 더 행복해집니다" @SPC그룹 누리집 갈무리

노동법률단체들과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가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의 단식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단식투쟁 승리와 민주노조 사수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법률단체들은 정부에 부당노동행위자들을 신속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의 단식 16일째인 오늘(1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가 “SPC그룹과 함께 세상은 더 불행해집니다”란 성명을, 노동법률단체들이 “파리바게뜨는 민주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2018년 사회적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라!”는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9월 파리바게뜨가 제빵•카페기사 5300여 명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했다며 본사(SPC 파리크라상)가 직접고용할 것을 명령했다. 본사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법적으로 대응했다. 그사이 파리바게뜨 현장에서는 원치 않는 ‘직접고용 포기각서’를 쓰는 상황이 벌어졌다. 고용노동부는 12월 초 직접고용 명령 불이행으로 사법처리 및 과태료 부과를 예고했다.

노동법률단체들은 “당시 고용노동부가 밝힌 1차 과태료 금액만 162억7천만 원에 달하자, SPC그룹은 서둘러 불법파견 대상자인 제빵기사들을 자회사로 전환시키는 방식을 통해 과태료 지급을 면제받았고,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임금을 ‘3년 내 본사 소속 제빵기사’들의 임금과 동일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위 파리바게뜨 사회적합의의 핵심내용”이라 설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는 “하지만 결국 사회적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합의 이후 SPC자본을 질책했던 여론이 잠들자, SPC자본은 악랄한 본색을 드러냈다”고 했다.

노동법률단체들 공동성명서 @민변 제공
노동법률단체들 공동성명서 @민변 제공

노동법률단체들은 “탄압으로 밝혀진 내용만 하더라도 가히 부당노동행위의 백화점”이라며 △관리자들을 동원한 조직적 탈퇴 강요 △민주노총 조합원 탈퇴 시 해당 관리자에게 포상금 지급 및 탈퇴자 한국노총 가입 시 추가포상금 지급 △육아휴직 중이던 조합원에게 탈퇴 강요 △근로계약서 작성도 하지 않은 신입사원에게 한국노총 가입서 작성 요구 △민주노총에 대한 진급차별 △위조탈퇴서 제출 등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민주노총-한국노총 노조 간의 진급차별 혐의로 전체 9개 지역본부장(임원급) 중 6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그 아래 직급인 핵심 관리자 제조장 3명을 앞서 노동법률단체들이 언급한 혐의들로 역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같은 달 경찰은 한 파리바게뜨 관리자를 사문서(민주노총 탈퇴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노동법률단체들은 “이는 SPC그룹 내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선택적 차별과 탄압이 광범위하게 있었음을 명백하게 입증하는 결과”라며 “그러나 이를 엄단해야 할 공권력의 수사는 더디기만 하고 그 결과 700명이 넘던 지회 조합원은 200여 명으로 줄고 말았으며, 지금도 파리바게뜨지회에 대한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는 “SPC자본의 이 같은 저열한 인식은 파리바게뜨에서만 드러나지 않았다”며 “SPC자본은 화물연대와 합의한 사항을 4차례나 파기하며 파업을 유도하고 수천 명의 용역을 동원해 노조파괴는 전면 지휘하면서도, 정작 교섭에는 책임 없다며 꽁무니를 뺐고, 48일의 파업이 전개되고 나서야 노조탄압 중단과 부당배차 철회 등에 합의했던 전력이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관련기사 : ‘제빵계의 삼성’ 이름값 하는 SPC)

2021년 10월 15일 진행된 사회적 합의 불이행, 민주노조 탄압하는 SPC 자본 규탄 민주노총 부산본부 기자회견 @노동과세계
2021년 10월 15일 진행된 사회적 합의 불이행, 민주노조 탄압하는 SPC 자본 규탄 민주노총 부산본부 기자회견 @노동과세계

노동법률단체들은 “얼마 전부터 수십 년 전 유행하던 포켓몬 빵이 다시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그 빵을 만드는 회사(SPC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탄압 역시 수십 년 전 행태 그대로, 아니 그보다 더 악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지난달 28일 △노조탄압 중단 및 사과 △노조탄압 불법행위자 처벌 △피해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오늘(12일)로 16일차다.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는 “오븐에서 미처 꺼내지 못한 빵처럼 임종린 지회장의 몸도, 그를 지켜보는 청년 제빵사 조합원들의 맘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며 “건강한 빵으로 으뜸으로 성장했다는 기업. 그 명성”이 “맛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청년 제빵사의 노동 없이, 그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청년 제빵사들을 응원했고, 사회적 합의에 박수쳤던 우리는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며 “파리바게뜨지회의 정당한 투쟁 승리를 응원하며,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이 하루빨리 중단될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할 것”이라 밝혔다.

임종린 지회장은 단식 2일차부터 파리바게뜨지회 SNS(인스타그램, 트위터)으로 매일 단식투쟁 일기를 공유하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제공
임종린 지회장은 단식 2일차부터 파리바게뜨지회 SNS(인스타그램, 트위터)으로 매일 단식투쟁 일기를 공유하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제공

노동법률단체들 역시 “곡기를 끊고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 노동자의 간절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 밝혔고 “부당노동행위를 수사하는 공권력은 신속하게 관련자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부당노동행위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 취급을 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에 사용자가 지배ㆍ개입 하는 등 근로자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말하며, 노조법은 이를 금하고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한편,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샤니, SPC삼립 등을 비롯해 수십 가지 식품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종합식품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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