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문화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가 21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저녁 6시, 양재동 SPC본사 천막농성장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SPC그룹의 노조탄압 행위에 대한 공식 사과와 피해 원상회복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노동위원회와 노동부가 SPC 파리바게뜨의 노조파괴행위에 대해 불법성을 인정하고 검찰로 송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최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지난달 말 6명의 (지역)사업부장과 3명의 제조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청은 6인의 사업부장에 대해서 “승진 차별이 존재하고 이(승진차별)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역책임자인 8명의 사업부장 중 6명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6월과 10월에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던킨도너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촛불문화제 첫날인 21일 저녁 6시 천막농성장 앞에서 30여명이 촛불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촛불 문화제 참여자들은 칼바람에 맞서 촛불을 들고 문화제에 참여했다. 21일은 서울 시내 최저기온이 마이너스 8도로 내려앉았고 풍속도 연평균 풍속인 초속 2미터보다 다소 빠른 초속 3미터에 달해 체감온도는 마이너스 8도보다 더 떨어졌다. 참여자들은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1시간여 동안 발언과 민중가요 노래부르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투쟁발언에 나선 파리바게뜨지회 김예린 대전분회장은 “정말 꿈을 가지고 제빵기사에 지원하고 열심히 빵을 만들었지만, 회사 그 누구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주변 제빵기사들과 함께 노조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고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었는데 회사에서 집요하게 탄압했다”고 말했다.

인터텍킴스코지회 최동호 지회장은 “2017년 당시 파리바게뜨지회를 보며 민주노총에 가입했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SPC파리바게뜨가 아무리 조합원 탈퇴 공작을 하더라도 저처럼 파리바게뜨를 보고 노조 활동을 시작한 수많은 파리바게뜨지회의 명예조합원이 있는 한 파리바게뜨지회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회사가 무릎 꿇고 반성할 때까지 끝까지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민중가수 이수진씨와 함께 민중가요 함께 부르기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이수진 가수와 함께 ‘이제는 바꿔야 해’, ‘철의 노동자’, ‘동지가’, ‘불나비’ 등 민중가요를 배우고 함께 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손뼉을 치고 어깨춤을 추며 환호성을 질렀다. 뜨거운 열기에 겉옷을 잠시 벗는 이들도 있었다.

공무원노조 서초구지부 이종덕지부장은 연대발언에서 “노동자가 주인인 세상에서 노조를 탄압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15만 공무원노조는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노조를 탄압하는 천박한 SPC에 맞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은 정리발언에서 “촛불을 들며 감회가 새롭다. 촛불정권의 노동존중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질 때 사회적합의로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노동자들이 통큰 양보를 했다. 이후 SPC는 합의서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노조를 탄압하고 합의서를 헌신짝처럼 버렸다. 이같은 행태가 소비자의 먹거리를 판매하는 식품업종 1위 기업의 행태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국민에게 먹거리를 제공할 때도 이렇게 앞과 뒤가 다른 모습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저들은 우리 노조를 탄압하면서도 떨고 있을 것이다. 노조를 탄압하면서도 괴로울 것이다. 바로 우리가 옳기 때문이다. 이 추위에도 우리가 촛불을 들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투쟁의 정당성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회사를 바꿀 것이고 승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11시에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SPC 노조탄압 분쇄! 청와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여의도까지 행진하며 각 정당 중앙당사 및 각 당 대선후보 캠프에 SPC그룹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저녁 7시부터는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앞에서 ‘SPC 노조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 촛불집회’를 진행한다.

▲참가자들이 촛불을 흔들고 있다.
▲참가자들이 촛불을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