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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인터텍킴스코 노조탄압 분쇄’ 결의대회

"단협 해지 철회하고 성실교섭 이행하라!"
"출퇴근시간 회사 마음데로 변경 근로조건 개악 즉각 중단하라!"
"민주노조 사수하여 노조탄압 막아내자!"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가 11일 오전 11시 30분 한국인터텍 본사(군포 인터텍빌딩) 앞에서 ‘인터텍킴스코 노조탄압 분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가 11일 오전 11시 30분 한국인터텍 본사(군포 인터텍빌딩) 앞에서 ‘인터텍킴스코 노조탄압 분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가 11일 오전 11시 30분 한국인터텍 본사(군포 인터텍빌딩) 앞에서 ‘인터텍킴스코 노조탄압 분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인터텍킴스코는 전국 항만에서 수출입 화물의 물량과 품질을 검사하는 검정·검량 업체다. 인터텍이라는 130년이나 된 세계 굴지의 시험 검사기관의 한국 자회사다.

수출입 화물을 다루다 보니 365일 ‘5분 대기조’ 같은 업무를 소화해왔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일해야 하는 날이 많았고, 어떤 날은 일이 없다며 출근한 지 1~2시간 만에 퇴근시키는가 하면, 어떤 날은 언제 퇴근할지도 모른 채 일을 해야 했다.

최동호 인터텍킴스코지회장은 "당시에 우리가 몇 시간을 일하는지 근무시간 자체를 산정하지 않고 있었다"며 "시급을 물어봐도 계산도 안 되고 몇 시간에 대한 기본급인지 대답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것이 2018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최 지회장은 “민주노총 덕분”이라고 말했다. 5분 대기조 같은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인력충원이 필요한데, 2018년 교섭에서 그 요구가 전혀 들어지지 않았다. 이후 화섬식품노조 인터텍킴스코지회로 전환하면서 변화는 시작됐다.

최 지회장은 “주 60시간 근무는 기본이고, 많으면 100시간까지도 일하던 것이 주52시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로 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을 명시한 단체협약의 효과였다.

하지만 그 효과가 이제 사라지려 하고 있다. 지회는 2021년 교섭에서 포괄임금제 폐지를 요구했다. 최 지회장은 “12시간의 고정된 연장근로가 기형적인 근무형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라 말했다.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지회장은 “오히려 교섭 중에 보란 듯이 지회장을 포함한 간부들이 근무하는 대산사업장의 규모와 인원을 축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인터텍킴스코는 교섭이 한창 진행되던 8월 지회장에게 ‘대산사무소 경영상태 악화에 따른 축소운영과 직원들의 전보가 불가피하다’란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9월에는 전 직원에게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최 지회장은 “이 공지로 고용불안이 야기되며 조합원들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실제 대산사무소는 경영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하지만 지회는 그 이유가 거래처 업무는 계속 있었으나 회사가 일부러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인력을 1~2명만 충원해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에도, ‘자구책’까지 요구하는 등 대산사무소 직원들에게 유연근무 형태를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지회는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에 어긋나는 사항을 들어줄 수 없다며 맞섰다.

교섭은 파행됐고, 지회는 2021년 9월 24일 8시에 ‘27일부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통보했다. 5시간 뒤인 13시, 회사는 11시간 후인 25일 0시부터 직장폐쇄를 하겠다고 전격 공지했다. 파업을 하기도 전에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조합원들이 대거 탈퇴하기 시작했고, 결국 파업은 무산됐다. 노조법상 직장폐쇄는 방어적으로만 사용하게 돼있다. 때문에 지회는 이를 노조파괴가 목적인 공격적인 위법한 직장폐쇄였다고 주장한다.

결국 인터텍킴스코는 업무량 축소를 이유로 대산사업소 폐쇄를 결정한다. 하지만 최 지회장은 “지회장을 비롯해 노조 핵심간부들이 존재하는 사업소를 ‘폭파’시킨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대산 사업소 직원들은 울산, 부산, 인천 등 원거리 발령을 받았고, 결국 지회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퇴사했다.

2021년 말 피켓 시위하는 최동호 인터텍킴스코지회장
2021년 말 피켓 시위하는 최동호 인터텍킴스코지회장

조합원은 계속 줄어나갔고, 9월 파업을 시작하려 했던 조합원 83명은 3월부터 단 5명만 남았다. 반면 만에 전체 조합원의 94%가 사라진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노조가 약해졌기 때문일까. 회사는 3월 말 단체협약 해지를 일방 통보했다. 노조법에 따라 10월부터 인터텍킴스코에는 노사 간의 ‘계약’이 사라지게 되고, 회사가 정한 규칙에만 따르게 된다.

최근 교섭에서 노조는 포괄임금제 폐지도 철회하고 현재 단협 유지만을 요구했음에도 벌어진 일이다. 인터텍킴스코는 ‘소정근로시간 및 주휴일 변경(업무에 따라 유연화), 타임오프 축소, 조합사무실 외부로 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기홍 한글과컴퓨터지회장은 “21세기, 2022년도에 바로 여기 인터텍킴스코라는 회사는 일하는 시간도, 휴일도, 임금도 회사 마음대로 해야한다고 한다. 80년대 회사들도 이렇지는 않았다. 토요일 일했지만 매일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오히려 그때는 핸드폰이 없어 퇴근하고 회사에 불려나갈 일이 없었다”며 “열악한 노동환경이라고 말했던 70~80년대 회사들보다도 더 못한 회사가, 바로 여기 이 인터텍킴스코라는 회사”라고 말했다.

최유경 파리바게뜨수석부지회장은 “제가 다니고 있는 SPC 파리바게뜨와도 별로 다르지 않다”며 “불법파견 판정을 받으니 (회사가) 직고용 포기각서를 받았고, 노조를 만드니 복수노조를 만들어 교섭권을 빼앗아갔고, 결국 노조를 없애기 위해 관리자들을 동원해 조직적 노조파괴를 자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 포기하지 말고 투쟁하자고 독려했다.

최 지회장은 “회사는 잃어버린 3년이라며 과거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민주노조를 없애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걸어 봤던 길”이라며 “다시 못할 것 없다”고 결의를 세웠다.

박영준 수도권지부장은 “이제라도 단협해지 철회 및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수도권지부는 더욱더 강한 투쟁으로 이싸움 승리할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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