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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크라상 교육기사들, 한국노총 탈퇴하고 민주노총 가입

화섬식품노조 두 번째, 민주노총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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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크라상지회 임원들. @화섬식품노조

  

식품업계 공룡기업 SPC그룹에 세 번째 민주노총 깃발이 올랐다. 파리바게뜨 교육기사노조인 화섬식품노조 파리크라상지회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일 파리크라상 교육기사들 대다수가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 소속 화섬식품노조로 가입했다. 이로써 화섬식품노조에는 파리바게뜨지회에 이어 두 번째 SPC 조직이 생겼다.


설립을 주도한 곽형석 지회장은 “기존 한국노총은 조합원의 권리와 생존권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했다”고 비판하고, “하루도 안 돼 200명이 넘는 분들이 가입하셨다. 그만큼 실망이 컸고, 제대로 된 보호를 갈망했다는 증거라 본다”고 말했다.


곽 지회장에 따르면, 2017년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폭로로 시작된 불법파견 문제 때에도, 2018년 사회적 합의로 일단락된 후에도, 불법파견과는 또다른 갑질 피해자들이 생겨났다.


곽 지회장은 2017년 당시에 “차가운 사회적 시선과 사내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불법 딱지가 붙은 본인의 업무에 대해 곽 지회장은 “사측은 케익류를 팔 기회(시간)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가맹점 제빵사들의 출근 시간을 조정하게 했고, 결과 또한 매일 보고하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이 위법하다는 걸 알려주는 일은 단연코 한 번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불법파견 문제가 일단락된 이후에는 “교육기사 업무와 무관한 제조업무를 시키는 등, 자회사(피비파트너즈)가 원하는 일에 동원됐다. 또 업무가 연속성 없이 자회사에 의해 바뀌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증언했다. 본사(파리크라상)에서 품질관리팀을 총괄했던 제조기획팀이 자회사로 갔음에도, 여전히 그 인원들이 업무지시를 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특히 “작년 말부터 자회사로의 이직을 회유-강요받았고, 올해 초에는 교육기사 축소 등 우리 의사에 반하는 조직도가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본래 업무와 무관한 영업직으로의 전환을 통보받는 등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과정들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년간 보호를 요청해도 한국노총은 미온적이었다. 최근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음에도 보호받기 어렵다 판단했다”며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기사노조는 23일 사측에 교섭을 요청하는 한편, 교육기사 조합원의 영업직으로의 부서이동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2018년 매출 1조 원 넘는 23개 식품기업 중 2개(파리크라상, SPC삼립)가 SPC그룹 소속이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를 필두로 파스쿠찌 등 20여 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다. 파리크라상에는 성남, 원주, 대구 등의 공장 생산직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노총 소속 파리크라상노조가 존재하고 있다.


한편, SPC그룹에는 화섬식품노조 2개 지회 외에도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민주노총 소속으로 되어있다. 화물연대는 올해 초 10년간 동결된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여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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