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기만하고 노동자를 우롱하는
주5일 노사정 야합 결사 반대한다

주5일근무 노사정 야합에 대한 전국민주화학섬유연맹 성명서


우리 노동자가 수년동안 피어린 투쟁 속에서 외쳐온 주5일 근무가 노사정 밀실야합을 통해 '개악'될 위기에 처했다. 노동시간단축은 이 땅에 노동자가 생기고 노동조합이 결성된 때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외쳐온 우리 노동자의 간절한 바램이었건만 지금 노사정에서는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합의안들로 다시금 노동자.서민을 우롱하려 하고 있다.

휴일휴가 축소, 탄력근로제 확대, 생리휴가와 주휴 무급화, 초과근로 할증률 인하, 9년에 걸친 단계별 도입 등은 그동안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쟁취한 수많은 노동조합운동의 성과들을 단 한번에 날려버리려는 더러운 속셈에 다름 아니다. 더 낳아져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후퇴하는 노동조건을 받아들이라고 들이미는 것은 민주노총의 어려운 현실을 틈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논란거리를 슬쩍 넘어가려는 치사한 발상이며, 이는 IMF를 구실로 구조조정, 대량정리해고를 강요하며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정부와 자본의 제2의 '노동자 죽이기'에 다름 아니다.

이미 정부의 기만성은 지난 3.30 여수 발전노조 사택 집회를 이유로 5명의 화학섬유연맹 조합원들을 구속한 사실과, 민주노총에서 발전노조와 관련한 잠정합의안을 폐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호도해가며 국민의 81%가 반대하는 발전소 민영화.해외매각을 강행하려 하고 있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더구나 현장에 복귀한 발전노조 조합원들에게 해고, 징계 및 고소고발과 서약서 강요 등으로 심한 모욕감을 주고 갖은 탄압을 자행하던 반노동자적 행태는 급기야 노동계의 혼란을 틈타 노동자 생존권마저 깡그리 무시하는 기만적 노동시간 단축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가뜩이나 낮은 임금에 잔업, 특근을 밥먹듯이 해야하는 중소영세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현 노사정 합의안 강행은 더더욱 살인적인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을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이렇듯 노동조건을 개악시키는 노동시간 단축이 이후 선거 시기 어떻게 포장되어 둔갑될지 심히 우려스럽고 분개스럽다.
만일 이 합의안이 법제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노동지옥이 될 것이며 국제사회에서도 손가락질 받는 노동환경 꼴찌 국가가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이다. 한국노총 역시 이렇듯 파렴치한 정부와 자본의 놀음에 함께 놀아난다면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각인해야 할 것이다.

우리 화학섬유연맹 더러운 밀실야합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노동자를 우롱하는 작태를 결코 앉아서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울러 노동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실시하려는 주5일 근무를 마치 국민을 위한 복지정책인냥 포장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엄중 경고하는 바이다. 우리 노동자들은 더 이상 우리의 운명을 음모적인 정치놀음이나 탁상공론 따위에 내맡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 화학섬유연맹은 노사정위원회의 더러운 밀실야합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 근무 실시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


2002년 4월 16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