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 10일 화요일 10면

"화섬업 구조개혁, 인력감축만이 능사 아니다"

민주화학섬유연맹, "고부가가치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혁신적 투자 필요"

김소연 기자

민주화학섬유연맹(위원장 오길성)은 화섬업종 구조개혁이 인력감축 위주가 아닌 고부가가치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혁신투자 등의 회생 방안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3일 사용주 단체인 화섬협회가 고용인원 1만6천명을 1만명으로 대폭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화섬산업 회생 방안을 반박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화섬협회의 화섬업 회생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 연맹은 7일 '화섬업 구조조정의 올바른 방향'이라는 자료를 통해 "협회의 6천명 인원삭감 방안이 노사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생산구조의 전환을 주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해외이전과 업종 전환을 통해 화섬부분을 급격하게 축소 조정하겠다는 기존의 '합리화 위주 구조조정 전략'을 답습하는 것"이라고 협회 주장을 비판했다. 즉 협회 방안이 고부가가치 생산체제 구축 등의 전향적 구조개혁보다는 고용조정과 임금동결 등 노동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연맹은 이번 울산 화섬 3사 파업사태를 보더라도 화섬업 노사관계가 너무나 낙후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력감축 위주에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회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노사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증명하듯 구조조정 관련, 고합울산·태광노조가 파업 28일째이며 효성노조는 파업 44일째이다.

▶ 화섬업 구조조정 이렇게 하자 = 연맹은 화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산업의 발전된 미래를 위한 전진적인 구조개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연맹은 △고용과 연계된 구조혁신 투자 약속·이행 △4조3교대제를 비롯한 임금삭감 없는 고용유지방안 시행 △정부의 구조조정 및 고용유지 지원 강화 △구조조정 사안들 노사합의에 추진되는 것을 관행과 제도로 정착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연맹은 이어 정부가 경쟁력을 잃고 있는 업체들에게 제품구조를 바꾸도록 연구개발 능력을 제공하고 연구개발에 힘을 쏟도록 유인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조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맹은 "현재 울산 3사의 파업도 원인을 놓고 보면 일방적으로 노동자만 희생하라는 사용주의 태도가 시발점이 된 것"이라며 "화섬산업 구조개혁에 앞서 정상적인 노사관계가 이뤄지도록 철저한 근로감독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