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연맹 성명서/ 2005. 1. 21>

이 땅에서 과연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한가?’,
광주고등법원의 인권유린에 강력히 항의한다.

- LG칼텍스정유 6명의 구속자 노동자들, 고법 항소심 기각 장기 옥살이
- 이 땅의 사법부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수구적 법원에 조종을 울린다.



1. 오늘은 이 땅에 ‘자유-평등-정의’라는 법의 정신이 조종을 울린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라는 법의 정신이 철저히 유린된 날이다.
과연 이 땅의 사법부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언제까지 “약자에는 강하고, 강자에는 한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으려 한단 말인가?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지나도 구태를 벗어던지지 못한체 기득권층과 한 통속이 되어 모순된 현실을 지켜려고 안간 힘을 쓰는 법원의 일부 수구집단에 분노를 보내며, 측은함이 떠오르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2. 오늘 1월21일(금) 오전 광주고등법원에서는 LG칼텍스정유 6명의 구속 노동자들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진행되었다.
항소심 재판 결과는 한마디로 ‘전원 기각’ 이었다. 반인륜적 죄인 취급을 받고 말았다.
위원장 김정곤 실형 3년, 정책부위원장 오승훈, 사무국장 김용태, 조직부장 서영, 쟁의부장 송화동, 선전부장 장철 모두는 실형 2년 6개월 ..... 인신매매와 같은 반인륜적 범죄 행위를 저지른 죄인에게 선고되는 중형이 또다시 내려진 것이다.
우리는 이 땅 법원의 수구적 재판관들에게 우리 편을 들어달라고 통사정 할 생각은 없다. 더욱이 노동자의 생각과 처지,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안겨붙을 생각은 더 더욱 없다. 최소한 법률의 객관적인 평등함과 형평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LG칼텍스정유 6명의 구속 노동자에 대한 광주고등법원의 ‘전원 기각’ 판결은 이 땅 노동자 서민에게는 보수와 수구, 유착과 음모, 탄압과 협박에 다름아닌 것이다.

3. 우리 연맹은 광주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을 결단코 수용할 수 없기에 대법원 ‘항고’를 비롯한 모든 대응 조치를 엘지정유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동지들과 함께 취해나갈 것이다.
비록 힘 없고 빽 없는 우리들이지만 사회 정의와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에, 우리는 포기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대항해 나갈 것이다.
광주고등법원의 판결은 ‘독선-불평등-불의’이기에 우리는 굽힘없이 투쟁해 나갈 것이다.
광주고등법원의 판결은 한마디로 법률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음모이자 정치 보복에 다름아니다. 판결문에서 담당판사가 훈계(?)한 내용 중 “반성의 기미도 안 보이고, 구속자들을 석방시키면 노동조합을 재건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며 사회 혼란을 야기시킬수 있다”라는 너무나 솔직한 표현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결국 광주고등법원 항소심 기각 판결의 이면에는 “노동자는 까불지 말고 노예처럼 시키는대로 살라는” 경고이자,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3만 화학섬유연맹 조합원들은 엘지정유 구속 노동자, 해고 노동자, 비록 몸은 침묵의 늪속에 갇혀있지만 마음은 항상 동지들과 함께하고 있는 엘지정유노동조합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수구보수적인 기득권층의 유착과 결탁의 산물에 결연히 맞서 싸워나갈 것이다.

4. 2004년 LG칼텍스정유 노동조합의 파업이 도대체 얼마나 큰 죄를 저지른 행위였고, 사회 악의 근원이기에 법원은 이렇게도 많은 사람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단 말인가?
3만 화학섬유연맹 조합원과 탄압과 억압속에 한 숨 죽이고 있는 엘지정유 노동자들의 분노와 한탄은 뒤로 하더라도, 구속노동자의 가족들이 느끼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하기야 사문화되어 폐기된 제3자개입법으로 한 나라의 국회의원을 진보정당 소속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처벌하겠다고 거품을 물어대는 검사 나리들이 설쳐대는 이 땅에서는 엘지정유 구속 노동자들을 중 죄인 취급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직권중재 사업장의 불법파업을 힘차게 실천했고, 옥중 생활과 재판 과정에서 구속 동지들이 보인 당차고 의연한 모습에 아마도 광주고등법원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법부에 살려달라고 구걸해도 모자란 판에 당차고 의연한 모습에 화가 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법원의 이러한 인권유린적 판결에도 불구하고 엘지정유 구속노동자, 해고자 동지들과 우리는 결코 굽힘없이 투쟁해 나갈 것이다.
이 땅의 살아있는 정의와 평등, 자유와 해방을 위해 모든 수구와 보수, 기득권에 맞서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5. 2005년 1월21일 오늘은 이 땅의 사법부에 조종을 울리는 날이다.
또한 LG칼텍스정유 허동수 회장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분명히 경고하고자 한다. 오늘 판결문을 읽던 담당판사의 “노사합의 및 탄원서 제출도 없는 상황에서, 판결전 회사측의 진정서 제출도 있었고...”에 대해 무한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엘지정유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매세운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차디찬 감옥에서 당차고 의연하게 미래의 각오를 불태우고 있는 구속노동자들이 있고, 미래에 대한 불확신속에서도 승리에 대한 믿음과 엘지자본에 대한 분노와 노여움으로 가열차게 투쟁하고 있는 해고노동자, 언젠가는 다시한번 투쟁의 한 길에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릴 엘지정유 조합원들이 있기에 우리들의 투쟁은 결코 끝낼수 없고,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밟혀도 다시 일어선다. 탄압은 강철을 단련시킨다. 힘만 믿고 횡포를 부리는 자본과 그 기생 세력들에 대한 치떨리는 분노를 모아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이며, 승리의 그날까지 아무리 험난한 장벽에 부딪힌다 하더라도 투쟁으로 맞서 나갈 것이다.

질긴놈이 이긴다. 질긴놈이 누구인지 반드시 보여주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