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섬유연맹 / 코오롱 노동조합 >

성 명 서

- 무능력, 부실경영과 자금횡령으로 맞이한 코오롱 자본의 위기를 회피한체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전가하려는 사측의 기만적 술책에 총력으로 투쟁할 것이다 -


화학섬유연맹 3만 조합원과 코오롱노동조합의 일천사백여 노동자들은 지난여름 회사 측의 일방적인 한계사업 정리와 구조조정에 맞서 구미공장 사수와 조합원의 생존권사수를 위하여 64일간의 파업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노조의 정당한 생존권 투쟁에 코오롱 자본은 대기업 노동자의 이기주의 이념 공세를 펼치며,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사업 정리만이 회사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회사는 한계사업 정리에 따르는 잉여인원은 근무형태 변경과(3조3교대→4조3교대) 신규투자를 유치하여 고용만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보장하겠다고 주장했다.

64일간의 파업 이라는 힘든 진통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고용만큼은 보장해 주겠다던 회사 측의 약속에 노동조합은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아내는 심정으로 파업 중 무노동 무임금 이라는 고통을 감수하였고 아울러 위원장의 해고와 간부들의 징계, 구속을 감수하면서 까지 파업을 종료하였으며, 구미공장에서의 한계사업 정리를 인정해 주었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이러한 고통 감수에도 불구하고 코오롱 자본은 경영악화라는 이유를 내세워 또다시 그 책임을 조합원에게 전가하기 위해 공장 전체에 위기의식을 조장하고 있다. 회사가 주장 하는 경영악화의 이유는 외부적인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초유의 기업자금 횡령사건과 무원칙 경영으로 인한 자본금이 잠식된 계열사 내부적인 경영부실의 누적으로 인한 원인임은 이미 만천하에 공개가 된 사항이다.

대물림한 3세 자본의 총수인 그룹회장은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으로 인한 생산의 이익이나 고용의 안정/확대보다는 우선당장 눈앞에 보이는 판매 이익에 눈이 멀어있고, 사업체 본분의 상품생산을 통한 이익을 소중히 여기기보다는 그룹 내 각 개열사로 하여금 영업과는 무관한 무분별한 주식투자를 방조하여 어마어마한 손실을 가져오게 했다.

2004년 9월 대한민국 초유의 기업자금 횡령사건인 코오롱캐피탈 자금횡령사건은 코오롱 경영진의 도덕적 불감증이 낳은 단적인 결과이며, 70%의 자본금이 잠식된 HBC코오롱 또한 각종 수입 호화사치품(500만원대 수제구두, 30만원대 초콜렜, 1억원을 호가하는 BMW 등)을 판매하여 신문지상에 과소비의 원흉으로 지목이 되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은 것은 경영원칙의 부제가 낳은 결과일 것이다.

이처럼 코오롱의 경영적자 원인은 생산과 영업에 따르는 적자가 아니라 영업외 투자활동과 무원칙 경영으로 인한 손실분이었음이 확인이 되었다. 코오롱캐피탈과 HBC코오롱에 대한 주)코오롱의 지분 역시 코오롱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어린 노동의 결과가 무분별 하게 투자되어 엄청난 피해로 되돌아오는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부실의 암 덩어리인 계열사에 노동자들의 피와 땀의 대가인 500억 이라는 돈을 지주회사라는 원죄로 손실을 보전해야 하고, 이로 인해 벌어진 경영악화의 책임을 코오롱 자본은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며, 구조조정의 희생양으로 내몰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자의 자질론의 결여와 원칙의 부제, 도덕적 불감증, 책임경영의 실종이 불러온 경영의 위기에 대하여 코오롱 자본은 당초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다고 언론에 발표했지만 경영진 어느 한사람 책임지는 사람 없는 인사를 단행하였다.
이러한 눈가림식의 인사를 단행하고도 고통분담을 이야기하고 책임경영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렇듯 코오롱 자본은 회사 경영을 위기상황으로 몰아간 임원진과 부장급 이상 관리자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그 경영위기의 책임을 고스란히 조합원 출신의 중간 관리자와 현장 조합원에게 전가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이에 연맹과 코오롱 노동조합은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

“막연하게 회사가 어렵다. 이해하고 양보해 달라”는 식의 생각은 버릴 것을 경고하는 바이며, 이미 경영부실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것이 만 천하에 밝혀진 이상 사측의 최고경영진은 경영악화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최고경영진 개인은 고통을 감수한다는 차원에서 개인의 재산도 회사를 위해 내놓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 본다. 노동조합은 평생을 바쳐 회사를 위해 일해 온 조합원들에게 경영악화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어떠한 명분과 논리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으며, 단호하게 거부하는 바이다.

아울러 연맹과 코오롱노동조합은 코오롱자본의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전가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의 간판을 걸고 막아낼 것이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2004년 12월 7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배강욱
코오롱노동조합 위원장 장철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