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연맹 성명서 : 2004년 12월 1일>

노동자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고도 회사가 잘되길 바라는가!
- 650명 조합원에게 징계를 결정한 LG칼텍스정유를 규탄한다.


LG정유가 지난 2004년 7월, 지역발전기금 확보 비정규직 철폐 등을 내걸고 파업에 참가한 650여명 조합원 전원에 대해 징계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해고 50여명, 3개월 미만의 정직 300여명, 감봉 280여명으로 결정해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현재 사측은 구체적인 명단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징계통보서 또한 직접 전달하지 않고 보여만 주고 다시 회사가 수거해간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징계를 위협수단으로 계속해서 노조와 조합원들을 압박해 나가겠다는 속셈에 다름 아니다.

이미 지난 8월 LG정유노조에서 파업중단과 복귀선언을 한 후 수개월동안 조합원들을 현장에 복귀시키기는커녕 각종 각서, 반성문에 전화 협박까지 온갖 수단을 동원해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을 탄압해온 LG정유 사측의 작태에 대해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또한 LG정유 사측의 이러한 반인권적인 행태가 각계각층의 빈축을 샀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회사는 파업을 접고 대화로 노사화합으로 나서자더니 대화도 거부하고 노사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파업에 대한 징계를 위협수단으로 조합원 전원의 발목을 잡고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더니, 이제는 봉건시대 노예 부리듯 조합원들에게 탄압의 채찍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파업을 했다고 거기 참여한 조합원 개개인 모두를 죄인 취급 하는 것이 21세기에 민주국가라는 곳에서 가당키나 한 일 이란 말인가

사측의 이성을 잃은 조합원 탄압에 대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술 더 뜨는 곳이 사법부와 언론이다. 순천지방법원은 LG정유 파업 관련 구속 조합원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사상 유래 없는 탄압을 자행하고 있으며, 지난 LG정유노조의 파업 해결(?)에 한 몫을 했던 보수 언론들은 이번 사측의 대량 징계에 대해 그 타당성, 적법성에 대해선 단 한 줄 보도도 없이 오로지 사측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떠들어 대고 있다. 보수언론은 파업 당시 LG정유노조가 배부른 투쟁을 한다며 그 내용으로 비정규직도 늘어나고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되는 시기 이래서야 되겠냐고 시종일관 매도하였는데, 우습게도 파업 때 노조의 요구사항은 임금 인상은 포기하더라도 지역발전기금 출연, 비정규직 차별철폐, 실업해결을 위한 추가고용 등은 회사가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LG정유 사측의 이번 대량 징계 통보는 중죄인에 대한 역사적인 결단도 아닐뿐더러 노동조합 활동에 따랐던 노동자에 대한 대량 학살이다. 노동자의 노동3권을 회사가 통제하고 이 기회에 노동조합을 없애겠다는 뜻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LG정유 사측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잃은 조합원 전원 징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 화학섬유연맹은 지난 파업과 관련하여 LG정유 조합원들에게 행해지는 사측의 어떠한 탄압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LG정유 불매운동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노동3권을 유린하는 기업의 말로가 어떠한 것이지 똑똑히 보여주겠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