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섬유연맹 성명서 ]


(주)코오롱 78명의 노동자에 대한 살인적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
- 노사합의 파기, 무능-부패 경영실패 책임전가 코오롱 자본을 규탄한다 -



1. 2005년 2월17일(목) 14시 구미에서는 또 하나의 미필적고의의 살인 행위가 백주대낮에 자행되었다. (주)코오롱 회사측은 이날 78명의 노동자에 대한 사형선고인 정리해고를 통보하였다. 2004년부터 코오롱 회사측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자행되어 왔던 인력구조조정 음모가 이제는 정리해고라는 초유의 사태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 자본의 정리해고 통고는 명백한 노동자 죽이기, 살인행위에 다름아니다.
코오롱노동조합과 함께 화학섬유연맹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코오롱 회사측의 잔인무도한 노동자 죽이기 정책에 분노를 넘어 치떨리는 심정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2. 돌이켜보건데 코오롱 회사측의 구조조정, 노동자 죽이기 정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십 수년동안 현장 인원의 3분의2를 온갖 이유를 빌미삼아 길거리로 내몰았던 코오롱 자본에게 노동자의 삶과 생존권은 너무나 우스운 소꿉장난에 불과했을 것이다. 가진놈은 가래가 끌어 생리적인 현상으로 헛기침을 하겠지만, 가진것 없이 몸뚱아리 하나로 살아가는 우리 노동자에게는 피 눈물나는 비수가되어 목줄을 죈다는 사실을 온실속에서 풍족하게 살아온 재벌 3세가 알 턱이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한 가지이다.
세상에 무서을 것 없이 살아온 코오롱 회사측과 최고경영진에게 심판의 칼날을 내리꽂을 것이다. 코오롱 노동자들에게 요구했던 피 눈물을 백배천배 되갚고 말 것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코오롱 회사측을 심판하는 전면투쟁에 나설 것임을 화학섬유연맹은 엄숙히 선언한다.

3. 이 땅이 자본가 천국임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코오롱 회사측의 만행과 음모는 그 도를 넘어서 왔다.
2004년 한 사업부 250여명에 대한 아웃소싱 기도라는 구조조정 음모가 노동자들의 64일간의 파업 사태로 장기 분규 끝에 “노동조합이 무노동무임금을 적용을 인정하되, 추가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없다”라는 노사합의로 마무리된 이후, 노사간 구조조정과 관련한 합의서의 잉크가 체 마르기도 전인 2004년 12월부터는 언제 노사합의가 있었느냐는 철면피 행위로 일관하는 회사측에 의해 구조조정의 강도와 폭을 확대한 전사적 구조조정 음모로 재현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수 개월 동안의 노사 대립과 갈등 끝에 코오롱 자본은 드디어 이전에 맺었던 노사상생을 위한 노사간 합의서를 수 차례에 걸쳐 휴지조각으로 만든체, 정리해고라는 극단적인 악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코오롱 회사측이 정리해고의 이유라고 말하는 “경영상의 이유”는 한 마디로 가당치도 않은 변명이자, 합법적으로 노동자들을 죽이기 위한 명분 축적용 술수에 불과하다.
이미 사회적으로 알려져 있듯이 5년전 부모 잘둔 덕에 “누워서 떡 먹듯이” 경영권을 승계한 재벌 3세이자 최고총수 이웅렬회장은 경영 초기 벤쳐기업 투자에 손을 대며 조상들이 모아두었던 돈을 물쑤듯 하며, 코오롱그룹을 내리막길로 내몰더니 급기야 HBC코오롱, 코오롱캐피탈의 자본 잠식과 공금횡령 등으로 수 백억원을 날리며 코오롱을 쇄락하는 기업으로 전락시켜 왔다.


4. 부패하고 무능한 경영진에 의해 발생한 코오롱의 위기 돌파구(?)는 오직 “수 많은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라 죽여야 산다”라는 오직 한 가지밖에 없었던 것이다.
코오롱 회사측이 주장하는 해고회피노력을 보면 너무나 명백히 입증된다.
임원 축소 및 상여금 전액 반납, 사무관리직 상여금 반납 및 3년간 임금 동결, 대졸사원 채용 중지 등 지나가는 개도 콧방귀 낄 내용만을 담고 있다. 경영악화와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부실계열사 정리 및 매각 자산 재투자와 같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 해당하는 내용은 눈 씻고도 찻아볼수 없었던 것이다. “너무 쉽게 먹은 먹이감은 결국 채해서 토하고 만다”라는 속담을 입증하였다. IMF이후 얼마나 많은 대기업들이 무능하고 나태한 2세, 3세 경영진에 의해 바벨탑처럼 무너지는 현상을 다시 떠 올리게 된다.

이러고도 무슨 해고회피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한다는 말인가? 온갖 무능과 부패로 얼룩진 코오롱 최고경영진이 무슨 자격으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벼랑으로 내몬다는 말인가?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정리해고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라는 노동법의 독소 조항을 근거로 무지막지한 노동자 죽이기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노사간 합의서 마저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코오롱 회사측은 노사상생을 말할 자격도, 자질도 없는 사회악에 다름아니다.
화학섬유연맹은 이러한 코오롱 자본의 만행과 음모에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전 조직역량을 총동원하여 전면투쟁으로 맞설 것이며,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 이 사회의 모든 양심적 세력과 총단결하여 응징 할 것이다.

5. 코오롱 회사측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정리해고 78명 통보를 즉각 철회하라!
만약 이러한 우리의 요구가 전면 수용되지 않는다면 코오롱 자본은 자손대대로 후회할 것이다. 땅을 치며 통고하게 만들 것이다. 단지 몇 칠,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을 고려한 투쟁계획과 끈질기고 강고한 투쟁으로 부도덕한 사회악 코오롱그룹을 박살내고 말 것이다.
정리해고 통고자 78명은 우리의 기본 투쟁 동력이다. 코오롱 노동자들을 갈라치는 대립과 양분화로 아무리 찢어 놓아도 78명의 전사들은 살아있다. 코오롱 노동조합, 화학섬유연맹, 민주노총과 이 땅의 모든 양심 세력의 지지와 엄호속에 살아있는 전사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코오롱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박살 투쟁은 코오롱노동조합의 투쟁이 아니라, 우리 화학섬유연맹과 민주노총의 투쟁임을 엄숙히 선언하고자 한다. 코오롱이 상대하는 노동자들은 코오롱의 노동자가 아니라, 화학섬유연맹과 민주노총의 조합원임을 입증해 보일 것이다. 코오롱 자본을 응징하는 그날까지 지치지 않고 내 달리는 투쟁의 활화산이 될 것임을 맹세하며, 코오롱그룹의 심장부에 비수를 꽂을 것이다.

화학섬유연맹은 2월17일(목) 중앙위원회와 2월25일(금)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하여 잔인무도한 코오롱 회사측을 응징할 투쟁계획과 결의를 조직하여,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고, 노동자의 분노와 투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증명해 보일 것이다.



2005년 2월 17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