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넌 5월 7일 월요일 제 548호(16면)
[옮긴이 주 : 'D섬유회사'는 연맹 산하의 '다보탑섬유'입니다]

"노조 절대 인정못해…니 죽고 나 죽자"
백주대낮에 '낫' 휘둘러

대구 이현공단 D섬유회사

중소업체 대표가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노조 위원장을 '낫'으로 위협한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 이현공단에 위치한 D섬유회사 이성해 노조 위원장은 6일, 지난 4일 오후 4시께 이 회사 박모(76) 사장으로부터 심한 폭언과 함께 '낫'으로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현장에 있었던 '낫'과 찢어진 옷을 증거물로 공개했다.
이성해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유보했던 단체교섭을 진행시키기 위해 4일 단체교섭안을 들고 사장실에 들렀는데, 박 사장이 '노조가 뭐 필요해'라며 단체교섭안을 집어 던지더니 '노조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단체교섭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이위원장이 항의하자 박사장은 '내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는 인정 못한다'며 사무실 한 켠에서 낫 두정을 꺼내더지 '니 죽고 나 죽자'며 이위원장에게 낫을 휘둘렀다. 다행히 두사람 모두 큰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해 위원장은 "어떻게 백주 대낮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라며 "상급단체와 논의해서 법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평소에도 박사장이 노조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99년 노조결성 당시에도 박사장은 폐업공고를 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단체교섭이 유보된 것도 박사장이 교섭을 거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번 '낫 사건'과 관련 회사쪽 관계자는 "사장님이 고령이라서 노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위원장은 6일 "당시 우리의 요청으로 현장을 방문한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진정서를 접수시켜야 조사가 가능하다'는 말과 '낫을 증거물로 압수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근로감독관에게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