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노동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민주노조 사수를 외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가 노조를 탄압하는 SPC를 규탄하고, 던킨도너츠 공익제보자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화섬식품노조는 13일 12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패션5 앞에서 ‘노조 탄압 분쇄! 합의사항 이행! 공익제보자 탄압 중단! SPC 규탄 화섬노동자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노조는 노조파괴 행위의 책임자 처벌과 SPC그룹 내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차별 중단도 함께 요구했다. 이날 행사는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사전대회로서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전태일 열사 염원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노조 탄압 SPC 문제 끝까지 투쟁할 것”

화섬식품노조/연맹 신환섭 위원장은 “오늘은 전태일 열사 서거 51주기다. 열사는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했지만 5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외침을 우리는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51년 전 열사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노조 탄압 그룹 SPC에 대한 문제만큼은 화섬식품노조/연맹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섬식품노조는 “SPC그룹은 대한민국 제과·제빵업계 1위 기업으로,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의 유명 브랜드를 소유해 시민들이 즐겨 이용하지만,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은 최악”이라며 “SPC그룹에 있는 민주노조들은 오랜 기간 회사의 탄압으로 심각한 고통에 휩싸여 있으며, 오늘도 처절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SPC그룹에는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지회, SPL지회,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이상 화섬식품노조 소속), 화물연대 SPC지부(공공운수노조 소속) 등 4개의 노조가 있다.

‘SPC의 4개 사업장 민주노총 탄압 방식 동일’

노조는 “탄압의 양상은 4개 노조 모두가 같은 방식을 띠고 있다. 첫째, 관리자가 대거 가입한 복수노조를 통해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이를 노노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 둘째, 노조 간의 차별을 통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에 대하여 노골적인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셋째는 회사가 불리한 상황이 되면 노사 합의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방식이다. 이때도 복수노조를 이용하여 노노 간의 갈등으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SPC 노조파괴의 정점은 ‘민주노총 0%’를 위해 파리바게뜨에서 금품까지 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1일 노조는 ‘파리바게뜨가 노조파괴를 위해 금품을 살포하고 있다’라는 한 중간 관리자의 증언을 공개, 회사를 고소한 바 있다. 파리바게뜨지회는 이날부터 패션5 앞에서 ‘노조 탄압 중단’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 중이다.

11월 15일을 기준으로 파리바게뜨지회는 138일째,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는 안양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280일째 이어가고 있다. 던킨도너츠에서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진급 차별에 의한 노조탄압이 인정된 바 있다.

2018년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 이행?

2017년 고용노동부는 SPC 파리바게뜨에 불법 파견한 5,300여 명의 제조기사들을 직접고용하고, 전산 조작에 의한 110억여 원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SPC는 약 5백억 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했다.

노조는 “SPC는 ‘직접고용 포기각서’를 받는 등 꼼수를 벌이면서 법적 대응으로 시간을 끌었고, 6개월간의 싸움 끝에 2018년 1월 ‘사회적 합의’에 이르렀다”라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로 SPC는 과징금 징수를 면하게 됐다.

사회적 합의의 핵심은 3년 내 파리바게뜨 본사(파리크라상)와의 임금 맞추기였다. 노조는 “불법 파견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기에 즉시 임금을 맞춰야 함에도 노동자 측이 양보한 것이다. 하지만 SPC는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3년도 훌쩍 넘긴 2021년 4월 1일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를 셀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 측은 ‘이행 검증 토론회’를 개최하고 사측에 참석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끝내 불참했다.

5월 11일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 이행 검증 토론회 이후로도 노조는 노조 탄압 중단과 사회적 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며 전국에서 투쟁을 이어갔다.

“던킨도너츠 식품위생 공익제보자 고통 가중”

9월 30일 KBS는 던킨도너츠 식품위생 위반 동영상을 보도했다. 제보 영상을 바탕으로 점검에 나선 식약처는 안양공장뿐만 아니라 신탄진, 대구, 김해, 제주 등 4개 공장에도 식품위생 및 HACCP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노조는 “위생문제가 터진 후 회사는 진심 어린 사과와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이를 조작으로 내몰고, 노동조합의 소행으로 자기 잘못을 피하려 하고 있다. 또한 공익제보자에게는 출근정지 등의 불이익을 주고 있으며, KBS 보도에 따르면 공익제보자의 신상을 언론에 알리기까지 했다. 다수의 언론이 이를 공개하며 공익제보자의 고통이 가중됐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을 비롯해 SPC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권영국 공동상임대표, 파리바게뜨지회,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 SPL지회, 화섬식품노조/연맹 수도권본부 IT위원회 등이 발언에 나섰으며, 화섬식품노조/연맹 박현석 수도권본부장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화섬노동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민주노조 사수를 외치고 있다.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화섬식품노조/연맹 신환섭 위원장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화섬식품노조/연맹 신환섭 위원장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권영국 공동상임대표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권영국 공동상임대표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화섬노동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동대문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모습
▲화섬노동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동대문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