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드라곤에서 배우자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해고 없는 기업이 만든 세상

윌리엄 F. 화이트 , 캐서링 K. 화이트 지음 | 김성오 옮김 | 역사비평사


책소개위로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F. 화이트가 전문 편집자이자 저술가 캐설린 K. 화이트와 함께 저술한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소유와 나눔과 성장, 그리고 공동체에 관한 협동조합 최고의 교과서다. 돈 호세 마리아 신부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조합원의 참여와 희생으로 더불어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글로벌화를 동시에 추진한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탄생과 정착, 시련과 발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이상으로만 여겨져온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이 인간적 가치를 지키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한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는 물론, 고용문제에 문제의식을 던져줄 것이다.


저자소개위로

저자 : 윌리엄 F. 화이트

저자 윌리엄 F. 화이트는 1914년에 태어나 2000년에 사망했다. 미국의 사회학자로, 코넬대학교 산하 뉴욕 주립 산업ㆍ노동관계 대학원의 명예교수를 지냈으며, 코넬대학의 ‘고용과 작업장 체계 연구 프로그램의’의 총책임을 맡기도 했다. “Street Corner Society and Learning from the Field: A Guide from Experience”라는 논문으로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작업 현장에 관한 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사회학학회, 산업관계연구소협회, 응용인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자 : 캐서링 K. 화이트

저자 캐서린 K. 화이트는 전문 편집자 및 저술가로 활동했다. 윌리엄 화이트와 함께 Making Mondragon and Learning from the Field를 집필했다.

역자 : 김성오

역자 김성오는 1983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7년간 노동야학과 노동 현장을 돌며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사회주의 이념을 전파했다. 1990년 사회주의 붕괴 이후 한동안 법륜 스님이 운영하는 절에서 기거하며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를 번역하고 협동조합주의자가 되었다. 성공회대학교에서 5년간 협동조합을 강의하고 각종 협동조합 설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5년간 ‘노동자기업인수지원센터’의 대표로 일하며 부도 기업의 노동자 인수를 자문했다. 현재는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의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주)아이알씨 조사연구소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목차위로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1부 몬드라곤에 대한 초보적 이해
 
01 인류의 실험장, 몬드라곤 
특이한 사례가 갖는 의미|‘연구와 실천’을 위한 문제제기|노동자 소유제와 몬드라곤|기업구조에 대한 전통적 이론의 퇴조와 새로운 대안의 모색 
02 바스크 지방에 대하여 
바스크 문화의 유래|프랑코 통치기: 1939~1975|프랑코 통치기의 노사 관계|독재에서 민주주의로|몬드라곤 이전의 협동조합들 

2부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의 건설 
03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의 전사 
돈 호세 마리아: 자영 농장주의 아들에서 성직자로|몬드라곤에서의 출발 
04 최초의 노동자생산협동조합 
울고의 창립|정관 작성|조합평의회|여성 노동자의 권리|투표권|재정 정책|임금과 급여 수준|정부의 승인|초창기의 발전 
05 지원기관과 협동조합의 다양화 
협동조합은행의 설립|사회보장협동조합|알레코프 학생협동조합|서비스와 농업 관련 협동조합|주택 공급과 건설 
06 협동조합 그룹으로 발전 
‘울라르코’의 설립|운영체계|이윤과 손실의 공동화 
07 높은 경쟁력의 비밀, 공업기술연구협동조합 
돈 호세 마리아의 영향|이켈란의 자금 조달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운영체계와 노동조직 
08 협동조합 은행, 노동인민금고의 중추적 역할 
노동인민금고의 조직과 관리| 연합협정|노동인민금고 기업국|여성협동조합의 설립|노동인민금고 내부에서 만들어진 협동조합의 설립 사례|협동조합 그룹에 의한 새로운 회사 설립|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사기업 

3부 경영체계의 변화 
09 내부 갈등의 극복 
새로운 직무평가 프로그램|직무평가에 대한 불만|1974년의 파업|1974년 파업 이후의 논쟁|파업 가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운동|파업 경험에 대한 반성 
10 노동자 참여체계에 대한 재고 
노동조합 및 정당과의 관계 
11 노동개혁 프로그램 
코프레시에서 시도된 최초의 실험|다른 협동조합들로 확대되는 개혁|신설 공장의 새로운 노동조직|조합평의회의 모호한 역할|돈 호세 마리아의 초연함|노동개혁 프로그램의 성과 

4부 80년대 경제침체기의 몬드라곤의 대응 
12 모두가 살기 위해 나누는 희생 
임금정책의 변경|조합원들의 출자금 증액 
13 실업에 대한 보상과 지원 
권리와 의무의 균형|사업 수행을 위한 정책과 그 과정|비용의 분담 
14 울라르코에서 파고르로 
느슨한 연합 체제에서 통합 경영 체제로: 1964~1975|개입과 재편: 1976~1983|협동조합 그룹의 재편: 1985~1986 
15 서비스업과 농업 관련 협동조합의 규모 확장 
에로스키 슈퍼마켓의 성장|농업 관련 사업 부문의 발전 
16 노동인민금고의 역할 변화 
위기 대응으로서 방어와 구제 프로그램|수비올라의 구제|수비올라 경영의 구제|위기에서 노동인민금고의 역할 

5부 90년대와 그 이후를 대비한 조직 재편 
17 전략적인 조직 재편 
지역 및 중앙 정치·경제에 끼친 몬드라곤의 영향|경제위기에 직면|구조 개혁의 계획과 수행|경제적 도전에 대한 대응|사기업과의 관계|몬드라곤의 생산성과 경쟁력 
18 강화된 경쟁에 따른 조건 변화와 대응 
고용 창출과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의 변화|교육과 연구의 강화|조직 재편의 사회적 의미|조직 내 민주주의와 참여|의사소통의 문제|경영·운영과 노동 관리에 참여하는 노동자|조합평의회의 역할|몬드라곤의 힘 

6부 몬드라곤의 교훈 
19 돈 호세 마리아의 사상 
설립자에 대한 소개|제자들의 눈에 비친 돈 호세 마리아|돈 호세 마리아 사상의 전개|문화적 정치적 억압에 직면하여|교회와의 관계|정치적 이데올로기| 근본적인 지도 이념|협동조합운동에 관하여|지도자로서 돈 호세 마리아 
20 민족문화와 조직문화 
바스크 문화|협동조합의 문화|사고의 틀|조직문화를 유지·변화시키기 위한 제도의 형성 
21 몬드라곤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에서 몬드라곤의 영향|노동자에 의한 소유와 통제의 유지|노동자로서의 이익과 소유자로서의 이익 균형|보완·지원조직 |지도력|조직문화|지역경제의 발전

책속으로위로

어떤 사람들은 협동조합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동시에 보완하면서 두 체제가 갖는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경제조직들이 시장에서, 그리고 그러한 경제조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마음속에서 정당성을 검증받을 수 있는 경제체제를 꿈꾸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가 사회와 경제 발전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이처럼 한층 실용적이고 다원적인 관점이다. -28쪽 

협동조합 공동체는 그 정의에 따라 누가 제안한 것이든 경제적 사회적 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창조적이고 효과적인 모든 제안에 대해 개방되어야 한다. -169쪽 

만약 사기업에서 노조의 의견을 대표하는 중앙상임위원회가 경영자의 입장과 대립한다면 노조는 경영자 쪽의 입장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파업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울라르코에는 다른 대안이 있다. 조합원들이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리와 권한을 갖기 때문에 중앙상임위원회는 조합평의회에서 그 쟁점 사항을 투표에 부칠 수 있다. 이처럼 주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궁극적인 힘은 전체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것이다. -219쪽 

그것은 이기적 자본주의나 비인간적 사회주의와는 종류가 다른 제3의 방식이다. 우리는 협동조합이 새로운 사회적 가능성을 지닌 조직체이기를 바라며, 근시안적이고 편협한 이기주의의 영향을 받거나 단순한 집단적 본능을 추구하는 이들에 의해 세워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352쪽 

성실하고 정직하게 느껴지고 실천되는 민주주의는 그 범위를 선거제도상의 정책이나 절차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것은 제도적 과정을 민주화함으로써 경제와 재무 분야뿐만 아니라 교육과 사회 분야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반영되어야 한다. -355쪽

출판사 서평위로

몬드라곤이란? 
몬드라곤은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 위치한 도시 자체를 가리키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1940년대부터 주임신부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의 주도로 시작된 협동조합운동과 제조업·금융·유통·연구·교육을 포괄한 협동조합 그 자체를 일컫기도 한다. 노동자들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자를 선임하며 경영 전체를 관리·감독하는 체제인 몬드라곤은 1956년 노동자생산협동조합으로 시작했지만, 오늘날 해외에까지 생산공장(2010년 현재 77개의 해외 생산공장)을 갖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몬드라곤2부작의탄생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는 한국에서 1992년 초판을 발행해 협동조합에 관심을 둔 사람들과 새로운 사회운동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안타깝게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절판되었다. 하지만 몬드라곤을 배우고 그곳에서 인류 미래를 위한 희망의 불씨를 보려는 사람들의 열망은 여전했다. 
20여 년 전의 번역을 좀 더 깔끔한 문장으로 다듬고 사진 자료를 추가하여 이제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 만나는 「몬드라곤에서 배우자」와,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몬드라곤의 변화와 한국 사회에 던지는 저자의 문제제기를 담아 펴낸 「몬드라곤의 기적」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이 책들은 한국의 협동조합과 기업지배구조, 고용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던져줄 것이다. 
인간적가치를지키면서성장·발전하는사회를몬드라곤에서보다 
자본주의시장경제 환경에서도살아남고성장해온공동체이야기!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는 1941년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한 작은 시골 마을에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신부가 부임하여 1956년 첫 협동조합 ‘울고’의 탄생을 도운 뒤 1980년대 말까지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가 어떻게 설립되고 발전해갔는지의 역사를 그리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제도의 대안으로 제기된 모든 생산자 연합체는 실패하거나 생산자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전통적 통설을 극복했으며, 심지어 1980년대의 극심한 경제불황을 이겨내고 1980년대 말 100여 개의 협동조합과 19,500여 명의 노동자로 이루어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책의 저자 윌리엄 화이트 교수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밝히기 위해 몬드라곤의 경영체계, 경기침체기의 대응, 고통스럽게 단행한 조직 재편 등을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살펴보았다. 

“협동조합주의는 한마디로 특권계급의 형성을 저지하기 위해 권력의 인간화와 경제민주화와 단결을 통해서 양심과 문화의 새로운 국면을 창조하려 노력한다. 협동조합주의는 소유에 기능적인 가치만을 부여한다. 즉 소유는, 그것이 공동생활에서 책임감과 효율을 높이는 효과적 원천으로 작용하는 한에서만 가치가 있다.”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352쪽 

조합주의에 대한 돈 호세 마리아 신부의 위와 같은 생각은 몬드라곤이 오늘날까지 지켜온 10대 원칙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가령 노동자 주권을 명시한 제3원칙(노동자는 협동조합 기업을 조직하는 데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며, 창출된 부는 제공한 노동에 따라 분배된다)이나 자본의 도구적·종속적 성격을 강조한 제4원칙(자본은 기업 발전에 필요한 요소로서, 노동의 수단이며 노동에 종속된 것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상호 협력을 천명한 제7원칙(연대 원칙의 명확한 적용과 마찬가지로 협동조합 간 협동은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에서 몬드라곤은 자신들이 세운 원칙을 지켜내면서 혁신과 발전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몬드라곤의 10대 원칙에 대해서는 「몬드라곤의 기적」 136~149쪽 참조) 

「몬드라곤에서 배우자」가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협동조합의 설립, 정착, 시련, 정착 과정을 서술했다면, 「몬드라곤의 기적」은 1992년 이후 20여 년 간의 몬드라곤 변화를 통계자료를 통해 한층 실감나게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화’라는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해외에 생산공장을 갖추고 고용을 확대해가면서도(2010년 현재 전체 자산은 우리 돈으로 환산할 때 약 53조 원, 제조업과 유통업 부문의 2010년 한 해 매출은 대략 22조 원 정도 규모이며, 약 8만 4,000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음), 몬드라곤이 끝까지 놓치지 않는 것은 협동조합의 정신과 원칙, 구체적으로는 ‘연대’이다. 그것은 지금 유럽에 불어닥친 심각한 경제적 위기의 한가운데에서도 지켜내는 원칙이다. 

“혁신과 개발, 적극적인 글로벌화 전략,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협동조합 시스템의 고유한 유연성과 연대의 메커니즘을 활용한 노력을 통해 현재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확신을 갖고 있다.” ―「몬드라곤의 기적」, 174쪽 
현대 산업 자본주의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결’과 ‘협동’의 가치를 내걸고 지금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몬드라곤은 로버트 오언 식의 이상사회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현실에서 구현 가능한 공동체의 실제 모습이다. 

한국사회에던지는몬드라곤의메시지,행복한고용을위한성장 
고용확대를위해성장이필요하다.허접한일자리가아닌질좋은일자리의 창출을 위해
 

「몬드라곤의 기적」에서 저자 김성오는 몬드라곤을 좀 더 현실감 있게 설명하고자 자산 규모가 비슷하고 노동조합운동이 활성화된 현대자동차와의 비교를 시도했다.(물론 몬드라곤은 금융, 제조업, 유통, 교육·연구 부문을 포함한 기업 집단이고, 현대자동차는 단일 기업이므로 단순 비교는 무리할 수 있다.) 
몬드라곤과 현대자동차는 자산 규모(몬드라곤 자산 53조 원, 현대자동차 41조 원)와 매출 규모(몬드라곤 매출 22조 원, 현대자동차 36조 원)가 비슷하고 2000년대 들어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글로벌화 전략(몬드라곤 수출 비중 60%, 현대자동차 수출 비중 62%)을 펼치는 양태도 비슷하다. 
그러나 몬드라곤과 현대자동차를 회사 소유구조와 급여, 그리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문제로 바라보면 많이 다르다. 가장 크게 다른 것은 소유구조이다. 몬드라곤의 회사 자본금은 노동자 조합원들이 소유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주식 지분의 큰 비율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것으로 회사 경영을 좌지우지한다. 또한 급여 측면에서 볼 때 몬드라곤은 조합원 노동자와 비조합원 노동자 간에 급여 차이가 없는 반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여 차이가 상당하다. 다시 말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은 몬드라곤에서만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성장이 이루어지면 고용이 확대될 것이다”라는 목표 아래 끊임없이 성장 위주의 정책이 펼쳐졌다. 저자는 고용 없는 성장은 죄악에 가깝다며 이를 비판한다. 그리하여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 허접한 일자리가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로! 한마디로 질 좋은 고용을 위한 성장!”이다. 저자는 몬드라곤의 기업 목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고용 창출’이었음을 강조한다. 즉 몬드라곤에서는 고용 창출과 기존 조합원의 이익이 부딪칠 때면 언제나 노동자 조합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고 고용 창출에 방점을 찍어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성장의 목표를 ‘질 좋은 고용’에 둔다면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몬드라곤의 기적」에서는 1990년대 이후 한국의 협동조합 경험과 현황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생산공동체운동과 자활공동체운동, 저자의 경험에 근거하여 정리한 대안기업운동, 원주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종 협동조합 간 연대에 의한 지역공동체 운동’도 한국의 협동조합운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돈호세마리아신부의열정과헌신, 
그리고노동자들의참여와희생과나눔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에 관한 일종의 ‘보고서’이다. 협동조합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협동조합 매뉴얼이자, 교과서가 될 수 있을 만큼 몬드라곤의 경영구조, 체계, 개편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우리에게 더욱 큰 감명을 주는 것은 한 가톨릭 신부와 그와 함께 몬드라곤을 만들어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몬드라곤의 기적을 일궈낸 씨앗은 돈 호세 마리아 신부의 헌신적 지도력과 그의 사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을 설득하여 학교를 세우고 이곳 졸업생들과 함께 최초의 협동조합 ‘울고’를 세운 일, 주변 사람들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 은행(노동인민금고)을 설립한 일, 사람들과 토론하고 공부하며 협동조합을 이끈 일 등 몬드라곤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면서도 한 번도 공식적인 직책을 맡지 않은 돈 호세 마리아 신부의 헌신과 열정은 책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1980년대 온 유럽이 경제침체를 겪는 와중에도 노동자들이 협동조합을 지켜내기 위해 혁신과 개편을 해나가는 과정 또한 눈물겹게 그려진다. 1974년 처음 파업을 겪으면서 내부 갈등을 겪고 이로 인해 해고의 아픔까지 감당했지만 끝내 그들을 복직시키고 협동조합의 원칙을 새로 깨닫는 과정, 파산한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쏟아붓는 노력 등도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19장에서는 잠언과도 같은 돈 호세 마리아 신부의 사상이 정리되어 있다. 몇 구절만 소개한다. 

“일부 사람이 자신의 배타적인 이익을 위해 타인의 노동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사회제도는 일종의 사회적 괴물이다. 협동조합주의자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자본주의자와 구분된다. 즉 후자가 자신에 봉사하는 사람을 키워내기 위해 자본을 이용하는 반면, 전자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자본을 이용한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서로는 서로를 보충해줌으로써 완전해질 수 있다. 혼자 설 수 있는 사람은 신이거나 짐승이라고 한다. 이 말은 사회 계급들이 서로를 필요로 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 민중과 당국이 서로 떨어져 생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 말은 공동의 선이나 모든 사람의 이익 등을 진실로 추구할 때 사회제도는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선한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노동자들이 그 일에 참여해서 그들 사이에 진정한 화합을 이루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느껴지고 실천되는 민주주의는 그 범위를 선거제도상의 정책이나 절차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것은 제도적 과정을 민주화함으로써 경제와 재무 분야뿐만 아니라 교육과 사회 분야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반영되어야 한다.” 

진보하기 위해 
변화하기 위해 
이 땅을 넓히기 위해 
우리 모두의 상생을 위해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닫기

 - 교보문고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