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말고 직접고용", 파리바게뜨 문제 "SPC가 책임져라"

화섬식품노조/화학섬유연맹, 파리바게뜨 문제 해결 위해 결의대회 열어

     화섬뉴스 201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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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가 책임져라" 피켓을 들고 있는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 사이에서 임종린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불법파견 웬말이냐 직접 고용하라"
"직접고용 거부하는 파리바게뜨 규탄한다"
"꼼수말고 직접고용"
"합자회사 NO 직접고용 YES"
  
12일 오후 1시 강남역 4번 출구 근처 SPC스퀘어 앞에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조합원들과 정의당 당원 500여명이 위와 같이 외쳤다. '파리바게뜨지회 직접고용 쟁취와 노동권 보장을 위한 화섬노동자 결의대회' 자리였다.
  
화학섬유연맹 신환섭 위원장은 여는 발언에서 "일요일이라 파리바게뜨 본사가 비어서 (사람들이 있는) 여길 선택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노조 만드는 걸 두려워한다는 신 위원장은 "(예전처럼)노예같이 부려먹지 못하는 상황이 올거란 두려움이 클 것"이라 했다. 최근 추진중인 상생회사(본사-가맹점주협의회-협력사 3자 합작회사)를 두고는 "진짜 상생해야할 대상자들이 빠진 상생회사는 꼼수"라며 "무엇을 상생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제빵기사로 10년을 일한 화섬식품노조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자신들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미안하다고 했다. "그놈의 빼빼로데이 때문에 휴무를 빼지 못해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어 "제빵, 카페기사들은 주말도, 명절도, 연인과 가족이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 이브도, 오히려 더 많은 빵을 구워야 하는 날일 뿐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한달에 3~4일 밖에 쉬지 못하면서 화상, 근골격계 질환, 하지정맥, 스트레스에 노출된 채로 소모품처럼 일해왔다"고 한 후 "심하게 다쳐야만 겨우 쉴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다수의 기사들이 하루종일 서서 일해야 함에도 다리에 깁스를 한 채로 일을 한다던지, 치료를 더 요한다는 의사 진단에도 불구하고 급히 일에 복귀하는 등 쉽게 쉬지 못해왔다고 증언하고 있다.
  
3자 합작회사의 이름은 '해피 파트너즈'인데, 임 지회장은 "정작 불법파견으로 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일한 건 저희 노동자들인데 우리는 쏙 빼놓고 무슨 즐거운 파트너가 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온갖 감언이설과 심지어 협박까지 하면서 합자회사에 동의하라고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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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섬식품노조/화학섬유연맹 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꼼수말고 직접고용"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6일 공식 출범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 그리고 불법파견 및 체불임금 등 파리바게뜨 문제를 최초로 고발하고 계속 추적하고 있는 정의당에서 연대발언에 나섰다.
  
대책위를 대표해서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미국인들이여 노조에 가입하라. 노조가 없는 곳에 착취가 있고 수탈이 있다"는 오바마 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고는 "최소한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의 임금과, 가족들을 챙길 수 있는 임금과, 더 나은 노동조건과 직장 내 민주(주의)와 처우개선을 위한 요구는 너무도 정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발언을 계기로 더 열심히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밝혔으며, "노동자, 시민이 하나되어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반드시 만들자"고 말했다.
  
정의당 강은미 부대표는 "이 (파리바게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청년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구(비정규직 상담 창구)를 소개했는데, "노동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 할데도 없고, 법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이런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사회 이슈화 시키고, 필요한 법, 제도를 만들고, 연대해서 해결하고자 한다"고 했다.
  
실제로 처음 파리바게뜨 문제를 들고 비상구를 찾은 두 명의 기사가 현 임종린 지회장과 정혜미 사무장이다. 후에 정 사무장은 "하소연 할 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제기로 시작된 파리바게뜨 문제는, 7월부터 근로감독을 실시한 고용노동부가 9월 직접고용 및 체불임금 지급을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본사가 이행명령 가처분 신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번 달 말까지 기한이 자동 연장된 상태다. 심문기일은 22일이다.
  
노조는 본사가 시간끌기용 꼼수를 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본사 앞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등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으며, 회사(본사, 협력사 등)는 직접고용과는 별개로 합작회사 추진과 더불어 '직접고용 거절 확인서'를 받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