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전태일'로 되살아나 봉제인의 권리를 찾는 대장정에 나설 것"

11월 27일 서울봉제인지회 설립총회 진행

     화섬뉴스 2018-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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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봉제인 설립총회 및 연대행사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봉제노동자들, 장시간 노동에 불규칙한 일로 경제적으로도 힘들어

"봉제노동자 전태일은 '조합원 전태일'로 되살아나 봉제인의 권리를 찾는 대장정에 나설 것"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 민주노총 100만 조직을 앞두고 30인 미만 영세사업장 조직의 활로 만들어달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청계피복노조 48주년인 20181127일 청계천 변에 위치한 서울일자리지원카페에서 서울봉제인지회 설립 총회를 열었다.

 

지회 조합원들은 오늘 우리는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려던 청계피복노조의 역사를, 다시금 한땀한땀 재봉질로 이어가려 서울봉제인노동조합을 설립합니다. 봉제 노동자 전태일은 이제 조합원 전태일로 되살아나 봉제인의 권리를 찾는 대장정에 나설 것이라 선언했다. 서울지역 봉제종사자는 9만 여명에 이른다

 

19701113, 평화시장에서 한 재단사가 자기 몸에 불을 붙이고 외쳤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햇볕을 보게 해 달라", "어린 동심을 보호하라". 그 시대의 재단사는 어떻게 보면 가진 자였다. 그 가진 자 중의 한 명이었던 전태일은 그렇게 쓰러져 열사로 기록됐고, 청계피복노조는 2주일 뒤인 27일 결성됐다.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은 오늘 하루 저의 일상을 통해서 전태일의 모습을 보고자 했다, LG트윈타워 앞에서 전체 조합원이 50일 넘게 천막농성을 진행해온 한국음료 노동자들과의 시간, (다음)카카오와의 단체교섭 상견례를 소개했다. 이어 봉제노동자들의 노조 설립까지 언급하며, “많은 시간을 통해 만들어낸 (우리들의) 전태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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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당선된 서울봉제인지회 임원. 왼쪽부터 곽미순 부지회장, 윤국현 수석부지회장, 이정기 지회장, 이윤종 사무장.


이날 선출된 이정기 지회장은 불규칙한 일로 때론 일이 없어 경제적으로 힘들고, 하루 15시간 토요일도 없이 90시간 전후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된 지 수십 년이라는 말로 열악한 현실을 알렸다. 이어 봉제인들의 권익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지회가 출범한다, “영세사업자, 재단사, 미싱사, 시다가 주축이 되어 하나하나 변화하고 바꿔나가자고 결의를 밝혔다.

 

2부 축하 및 연대마당에서 영상을 통해 지회 결성 과정을 살펴보고, 각계 각층의 축하인사를 만났다. 전태일재단 이수호 이사장, ‘전태일의 친구로 소개된 임현재 씨,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 민주노총 서울본부 최은철 본부장 등이 축사를 했다.

 

이수호 이사장은 “2년 뒷면 50주기다. 우리 모두가 전태일이 돼서 사회를 바꾸는 계기를 만들자, “50주기를 맞이해서 태일이이라는 애니메이션 제작과 여러 가지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현재 씨는 봉제인노조가 앞으로 헤쳐나가는 길이 정말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응원을 위해 설립총회에 참석한) 여러분의 지지와 협조 없이는 정말 힘들거다고 말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다면 전진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상진 부위원장은 척박한 환경에서 묵묵히 입을거리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하지만 존재해야 했던 고귀한 노동이 오늘 세상 밖으로 나오는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봉제인지회가 어떻게 길을 열어가느냐에 따라서 수많은 30인 미만 사업장의 활로가, 네트워크처럼 연결돼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이 1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0만이 되는 길에 서울봉제인지회가 선두에 서서, 전태일 열사가 염원했던 그 길을 함께 만들어갔음 좋겠다고 말했다.

 

최은철 본부장은 서울 지역에서 수많은 중소/영세/비정규/하청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해서 무진 애를 쓰고 있다고 밝히고, “낮은 곳으로의 연대, 풀빵정신이란 것은 연대의 힘을 키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전태일 열사가 원했던 세상을 만드는 길에 본부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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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의 지지자가 보낸 편지와 케토톱(파스). 100세트 정도 보내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직 봉제인입니다^^. 저는 청계천에서 일을 했었는데 처음 하는 시다일은 발톱이 빠지고 모든 관절이 녹진녹진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점심시간이면 급하게 밥을 먹고 남은시간은 천무더기에 몸을 던져 잠을 자는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봄날 동료와 햇볕을 쐬러 공장 밖으로 나왔을 때 저 멀리 종로 쪽에서 거리를 한가득 메우며 오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날이 노동절이었습니다. 그때 문득 나도 노동자인데 왜 우리는 거리의 사람들과 다를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로부터 20년이 지나 봉제노동조합이 창립된다는 소식을 듣고, 작은 축하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우정과 사랑, 연대와 협력, 동료애가 넘치는 봉제노동조합이 되리라 믿으며,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봉제노동조합 창립을 열렬히 축하드립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모든 행사는 조합원들의 창립선언문 낭독에 이어, 파리바게뜨지회가 준비한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전체 참가자들의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감됐다.

 

한편, 화섬식품노조의 일명 청년지회들은 지지성명을 내고, “선배님들과 함게 걸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전태일 정신을 기억하겠습니다고 했다. 여기에는 파리바게뜨지회, 네이버지회, 넥슨지회, 스마일게이트지회, 카카오지회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