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폐간 밖에 답이 없다

노조혐오 조장하는 조선일보는 각성하고, 폐간하라.



1. <조선일보와 TV조선은 폐간‧폐방 밖에 답이 없다>. 지난 26일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낸 논평 제목이다. 부제는 ‘오보로 노조 혐오 드러내는 조선일보와 TV조선’. 민언련은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정규직이 된 직원 중 노조의 친인척이 있다”며 ‘노조의 고용세습’ 프레임을 부풀리는 한편, 대형 오보를 2건이나 냈고, 오보에 대한 정정 보도마저 왜곡했으며,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진위 조작했다며 비난했다. 
(해당 논평 : http://www.ccdm.or.kr/xe/comment/269504)

2. 이 논평이 나간 3일 뒤인 29일, 조선일보는 <민노총 지휘 받는 네이버 노조, 요구사항만 124가지>란 제목으로 지면기사를 냈다.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듯이 노조혐오를 조장하는 한편, 그게 민주노총 탓인 양 제목을 뽑았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신규노조로써, 신규노조는 어디든 최초 단협안에 각종 근로조건, 복리후생, 산업안전, 모성보호, 노동조합 활동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대부분 100개는 당연히 넘는 편이다. 

3. 네이버 교섭과 관련해 조선일보는 사외이사 추천권, 이사회 개최시 사전통보, 경영상 중요한 결정 내릴 때 사전설명 등을 거론하고는 심지어 영업기밀 유출도 언급했다. 하지만 사외이사 추천과 관련해서는 아직 제대로 논의하지도 않았고, 나머지 두 가지 요구는 노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사전에 알 권리가 있기에 요구하는 것이다. 

4. 이처럼 조선일보는 네이버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해서 협상이 결렬된 양 보도했는데, 실제로는 사측이 ▲교섭대상이 되는 조항을 비조합원을 포함한 별도의 TF를 꾸려 교섭을 요구 ▲교섭 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개악안을 제시 ▲기존 취업규칙과 규정에 있는 사항을 사측안으로 제시 ▲합의에 다다른 기존 회사안도 후퇴시키는 등 교섭을 거부-해태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점은 외면하고 있다. 
이는 이미 기사로도 보도된 바이다. 조선일보는 또 ‘업계관계자’, ‘업계’, ‘전문가’ 등의 말을 빌리면서 ‘결렬’, ‘분규’, ‘삐끗’ 등을 언급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노조 관계자’는 제외시켰다. 
- [보도자료] 네이버노조(지회) 교섭 조건부 결렬 선언! https://goo.gl/5JxxUq
- 네이버 노사 교섭 최종 결렬 'D-3'...노조측 '회사, 제대로 교섭한 적 없어‘ https://goo.gl/2S2pfn
- 네이버 노사 단체협약, 노조 측 TF구성 반발 “조건부 결렬” 선언 https://goo.gl/6QG6Ph
- 네이버 노사, 단체협약 교섭 5개월 만에 결렬 위기 https://goo.gl/dzjB4Z

5. 노조 관계자의 발언은 “협상이 불발되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할 예정”이 전부였는데, “단체 행동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섬식품노조 수뇌부가 교섭위원으로 참여해 네이버노조를 이끌기 때문”을 쓰기 위해 가져다 쓴 것일 뿐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네이버 교섭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사측의 태도 때문이다. 결렬도, 단체행동도 이런 태도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또한 화섬식품노조 지도부는 조합원들을 포함한 네이버 직원들의 의견 수렴과 공청회, 설명회 등을 통해서 확정한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협상하고 있을 뿐이다. 헌법과 노동법에 근거해 정당한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조선일보는 ‘수뇌부’ 운운하는 것과 더불어 “산별노조가 개입해 문제를 악화시켜온 전례가 있었다”는 말로, 산별노조를 어떻게든 비난받게 하고, 고립시켜,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그만큼 노동자들에게 산별노조가 힘이 된다는 방증이 아니겠나.

6. 조선일보는 “그동안 무노조 기업으로 급성장해온 IT·게임업계 ...(중략)... 노사 관계마저 삐끗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버틸 체력이 없다”고 걱정했는데, 최근 들어 노조 설립이 잇따르는 현상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적어도 각 노조들이 선언한 설립 선언문만 보더라도 간단히 알 수 있는 사실을 말이다. 수많은 (청년)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 왔는지 잠깐이라도 살펴볼 생각조차 없다. 더구나 글로벌 경쟁을 갖춘 해외의 무수한 기업들이 모두 우리나라처럼 노동자들을 쥐어짜면서 경쟁력을 키웠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인지 되묻고 싶다.
- 넥슨지회 설립선언문 https://goo.gl/u9MYNA
- 스마일게이트지회 설립선언문 https://goo.gl/3yMefT

7. 조선일보는 “지난 7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대형 게임사들은 자율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최소화해 근무시간을 대폭 줄였다. 넥슨의 경우 현재 전체 직원 평균 근무시간이 40시간 정도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52시간제가 도입됐으니 근무시간이 줄어든 건 당연한 결과다. 

8. 넥슨 평균근무시간이 40시간이란 주장은 사측으로부터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무로 인정받지 못하는 시간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저녁을 30분만 먹었는데 1시간 차감한다거나, 반차를 쓰고 점심을 안 먹었는데도 점심시간을 차감하는 식이다. 또 휴가일에 긴급대응으로 출근해서 일해도 시간 계산이 안 되거나, 재택근무로 긴급대응 하는 시간이 계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업무환경은 언제, 어느 때고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지만, 근무시간은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만 통계에 잡힌다. 퇴근 뒤 메신저, 메일로 진행되는 업무시간은 빠져있다.
여전히 52시간을 넘겨서 근무기록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시스템상 52시간 초과한 시간은 아예 입력이 안 된다. 넥슨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인정하는 근무시간이 40시간인 거지, 노동자가 체감하는 근무시간은 더 많다. ”고 말한다. 

9. 이와 같은 게임업계 근무시간 현실을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조사 결과가 있다. 스마일게이트노조가 9월 20일부터 10월 2일까지 약 2주간 조사하고(400여명 응답), 지난 22일 발표한 <근로환경실태조사 결과>(http://sgguild.com/?p=846)에 따르면 “응답자의 44%는 유연근무제가 시행된 7월 이후에도 근무시간이 줄지 않았다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20.4%는 최근 1개월간 근무시간이 49시간 이상이었다고 응답”했다. 위와 같은 연유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 
- 고용노동부 "넥슨·스마일게이트 근로감독 실시" https://goo.gl/KZTPJC

10. 오보, 정정보도의 왜곡 뿐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노조혐오를 조장하는 언론사는 그 자격이 없다. 이쯤에서 민언련의 말을 빌려본다. “조선일보는 폐간 밖에 답이 없다”



2018년 10월 31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