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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실험


Expérimentations politiques

 

 

신자유주의 시대 권력관계들의 군도와 정치적인 것의 실험적 재구성

바로 삶과 예술의 이 간격에서부터, 즉 삶과 예술 사이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주체성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예술가는 주체성의 재전환을 일으키는 요인이거나 그것의 실행자다.
예술가는 주체성의 출현을 촉발하고, 주체성의 생성과 구성을 북돋는 기술들을 발명하기 때문이다.

 

 

지은이  마우리치오 랏자라또  |  옮긴이  주형일  |  정가  18,000원  |  쪽수  304쪽
출판일  2018년 4월 28일  |  판형  신국판 변형(139x208) 무선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총서명  Mens, 아우또노미아총서 61
ISBN  978-89-6195-180-7 93300  |  CIP제어번호  CIP2018011643
도서분류  1. 사회과학 2. 사회학 3. 경제학 4. 정치학 5. 철학

 

 

규율 사회와는 달리, 안전 사회에서는 부자들과 빈자들이 정보, 광고, 텔레비전, 예술, 문화의 동일한 기호체계들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에서 “동일한 세상”에 거주한다. 예술은 이제 새로운 주체들(새로운 공중들)과 새로운 “대상들”(예술적 기술들과 절차들)을 사회에 도입하면서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관건이 된다.
투쟁 중인 예술가들과 기술자들은 우리가 이미 언급한 것들을 넘어서 세 가지 근본적 질문들을 내세웠다. 예술가/지식인의 새로운 형상에 대한 질문, 시간/돈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 그리고 신자유주의 사회 안의 소유권에 대한 질문이 그것이다.

― 본문 중에서

 

 

들어가는 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에 프랑스의 “예술인 실업급여 제도(엥떼르미땅)”의 도입 추진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발표한 공약집에서 프랑스의 ‘예술인 실업급여 제도(앵테르미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예술인을 고용보험의 범주 내에 편입시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공약에 따라 예술인을 고용보험에 포함시키기 위한 법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의 예술인 고용보험 편입 공약은 많은 예술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 4월에는 전국 각지 예술인들의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정부 출범 후 9월 27일 이용득·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문화예술노동연대가 주관한 예술인 고용보험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도 예술인들은 정부가 올 7월 예술인을 포함시키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개정안이 ‘앵테미르탕’을 참고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백철 기자, 「가입하기엔 너무 먼 예술인 고용보험」, 『주간경향』 1247호, 2017.10.17.)

 

극소수의 엘리트를 제외한 대다수 예술노동자의 생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프랑스의 엥떼르미땅 제도는 예술노동자의 복지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여러 차례 조명되었다. 예컨대 2018년 4월 14일자 YTN 기사의 제목은 “배고픈 예술가가 없는 프랑스, 그 비결은?”이다. 정말 프랑스에는 배고픈 예술가가 없을까?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한 마우리치오 랏자라또의 책 『정치 실험』이 출간되었다. 마우리치오 랏자라또는 부채가 어떻게 현대인을 노예화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분석한 『부채인간』(메디치미디어, 2012), 그리고 『부채 통치』(갈무리, 2018) 등 부채 2부작의 저자이자 ‘부채이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갈무리 출판사는 『비물질노동과 다중』(갈무리, 2005)에서 마우리치오 랏자랏또의 영향력 있는 논문 「비물질노동」(조정환 옮김)을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했다. 이번에 출간된 『정치 실험』은 지난 1년간 갈무리 출판사에서 펴낸 ‘랏자라또 집중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이 시리즈의 1차 완결도서다. 지난 1년간 갈무리 출판사에서는 랏자라또의 기계론을 다룬 『기호와 기계』(2017년 7월), 랏자라또 고유의 사건의 철학을 다룬 『사건의 정치』(2017년 10월), 랏자라또의 부채론의 완결판인 『부채 통치』(2018년 2월) 등 마우리치오 랏자라또의 주저들을 연이어 출판하였다. 이번에 출간된 『정치 실험』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권력관계들의 군도 속에서 정치적인 것의 실험적 재구성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마우리치오 랏자랏또의 예술정치론을 다룬다.

 

 

『정치 실험』 간략한 소개

 

오늘날 어떤 ‘정치 실험’을 상상하고 감행하는 것이 필요할까?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임시직, 계약직, 일용직, 기간제, 비정규직, 파트타임, 불안정노동 등 노동의 형태가 셀 수 없이 많은 유형으로 다양화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고용 기간과 고용 부재 기간이 뒤얽힌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예컨대 예술가들이 그러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고용이 부재한 기간에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교육, 실습, 무보수 협동작업, 지식 유통 같은 노동 활동을 해야 한다.

저자는 고용, 노동, 실업 같은 종래의 사회경제적 분석 틀이 이러한 복잡한 현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사회경제적 분석은 너무 많은 것을 놓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 자본주의에서 작동하는 임금제도와 복지국가 메커니즘, 학자와 전문가의 역할, 미디어의 권력효과, 신자유주의 정책들에 고유한 특징, 통치받기를 거부하는 움직임과 정치적 주체화 과정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이 분석하는 구체적인 사례는 프랑스 공연계 불안정 노동자들인 ‘엥떼르미땅’들이 2003년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온 사회적 분쟁이다. 엥떼르미땅들은 <엥떼르미땅과 임시직 연합> 같은 새로운 유형의 단체를 만들어서 실업보험 체제 개혁과 신자유주의적 통치에 맞선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표현하는 새로움을 포착하기 위해서 저자는 미셸 푸코,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등이 1960~70년대에 제출한 접근방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 시대는 “예술인간”이라는 주체성이 보편성(누구나의 예술가화와 모든 것의 예술작품화)을 띠는 시대이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 시대에 프랑스 엥떼르미땅들의 사회적 투쟁은 새로운 정치를 고안하고자 하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과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치 실험』 출간의 의미

 

이전 저서들에서 마우리치오 랏자라또는 프랑스 공연계 불안정 노동자들인 엥떼르미땅 분쟁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을 제시하는 데 몰두했다. 그것은 그 분쟁이 가진 현대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에 대한 급진적 비판과 전복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사회경제적 분석틀로는 필연적으로 포착할 수 없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 그는 그 분쟁을 분석하기 위한 다른 접근방식을 적용한다. 사회적 비판은 이 접근 방식이 가진 정치적 적절성과 발견에 도움이 되는 비옥함을 아직은 잘 측정해 본 적이 없다. 그것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셸 푸코,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또는 미셸 드 세르토에 의해 고안된 방식들일 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것의 새로운 분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에 대한 마르셀 뒤샹과 프란츠 카프카의 직관들과 예측들이기도 하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에는 자본과 노동, 경제와 정치적인 것이라는 거대한 이원체계에 기반을 둔 분석과 조직 양식들을 다양체의 논리에 따라 은밀히 횡단하여 이 이중체계의 옆에서 움직이는, 1968년부터 실험된 분석과 조직 양식들에 연결하는 일이 갖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책은 이 어려움으로부터 유래하는 무력함과 정치적 난관을 치유할 몇 개의 실마리들을 묘사하고 만드는 데 기여한다.

엥떼르미땅 제도 : 프랑스 문화예술계 불안정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생계 수당

프랑스의 문화예술계 비정규직들을 위한 엥떼르미땅 제도는 불안정한 고용 상태의 문화예술인들(엥떼르미땅)이 생계에 대한 걱정 없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제도로 한국에 알려져 있다. 이 제도는 간단히 말해, 정규직으로 안정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문화예술계 엥떼르미땅들 중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에게 매달 생계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 돈은 일반 노동자들의 납입금을 기반으로 조성된 실업 기금에서 나온다. 결국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낸 돈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도와주는 상호부조 제도로 사회적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제도이다. 

기업가들은 ‘상호부조’를 폐지하고 ‘자유경쟁’을 일반화하기를 원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실업 기금의 적자 문제가 크게 대두되자 정부에서는 엥떼르미땅 제도를 개혁하고자 했다. 2003년 <프랑스 기업 연합회>가 주축이 돼 마련한 엥떼르미땅 제도의 개혁안이 발표되자 엥떼르미땅들은 이에 반대하는 격렬한 투쟁을 벌였다. 『정치 실험』에서 랏자라또는 이 투쟁의 진행 과정을 조사하면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관리, 통제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그런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

랏자라또가 보기에, <프랑스 기업 연합회>가 엥떼르미땅 제도를 문제 삼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실업 기금의 적자를 유발하기 때문이 아니다. 기업가들은 엥떼르미땅 제도가 상호부조의 형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문제 삼는다. 기업가들은 실업 보험이란 일반적인 개인 보험처럼 자신이 낸 보험료를 실업 상황에서 되돌려 받는 구조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노동자가 만일의 실업 상황에 대비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가들이 보기에 그것이야말로 경쟁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는 자유 시장에 적합한 제도이다.

모두가 자기 경영자, 자기 기업가가 되기를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통치

이런 주장은 노동자도 이제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하는 기업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근거한다. 랏자라또는 현재의 신자유주의 사회가 바로 이런 생각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들면서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고 본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경영하는 사람이란 자기 자신을 자본이자 기업으로 간주하고 자신의 모든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사람이다. 그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교육, 인간관계, 인성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그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삶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사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업자,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 등 사람들을 끊임없이 세분화해 나누고 차이를 만들어내면서 과다한 경쟁을 조장한다.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의 생활은 불안정해진다. 삶이 불안정해질수록 사람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스스로 통제한다.

신자유주의의 품행통치에 맞서 대항품행을 창조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신자유주의 사회는 사람들에게 자기의 경영자가 돼 경쟁에서 승리하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나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의 품행을 통치한다. 신자유주의 사회가 사람들의 품행을 통치하는 데 이용하는 대표적인 장치가 빚이다. 학자금 대출에서부터 주택 자금 대출에 이르기까지 생애의 각 단계에서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 죄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고 체계에 순종하는 노예가 된다. 랏자라또는 엥떼르미땅들의 투쟁에서 이와 같은 통제사회의 주체화에 대해 저항하면서 대항품행을 만들어 가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주체화 과정을 발견한다. 그 투쟁은 권력의 수많은 통치 장치들만큼이나 다양한 전략들, 기술들, 실천들로 구성돼 있다. 랏자라또는 주체의 욕망, 역사의 조건들을 초월하는 사건, 모든 영역을 가로지르는 창조적 잠재성이 그런 전략과 실천들로 이뤄진 자율적인 주체화 과정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 속에서 : 『정치 실험』이 삶과 예술, 정치에 던지는 물음

 

푸코의 제자이자 푸코가 남긴 원고들을 편집한 프랑수아 에발드는 <프랑스기업연합회>의 전직 이인자인 드니 케슬레르와 함께 사장단 계획의 주창자이자 지적인 보증인이다. 그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푸코의 강의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분명히 영감을 얻는다. 
― 1장 불평등의 통치 ― 신자유주의적 불안전에 대한 비판, 16쪽

 

품행의 통치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혁명적 정치”, 즉 이 불평등들을 “노동자들”과 “자본가들” 사이의 “사생결단”의 전투로 뒤엎을 수 있었던 혁명적 정치를 무력화하고 탈정치화하기 위한 기술들의 총체이다.
― 1장 불평등의 통치 ― 신자유주의적 불안전에 대한 비판, 33쪽

 

신자유주의 정책은 한마디로 뉴딜에 대한 복수이다. “자본을 가진 자”들이 “내전”과 1929년 공황 이후 자본주의의 돌이킬 수 없는 공황이라는 위협을 받고서 비소유자 계급들과 맺을 수밖에 없었던 타협에 대한 복수이다.
― 1장 불평등의 통치 ― 신자유주의적 불안전에 대한 비판, 45쪽

 

정치적 사건은 우리에게 세계와 주체성을 되돌려준다. 그것은 세계에 그것의 진정한 속성을 되돌려준다. 세계가 사건에 의해 열리고 찢기자마자, 세계는 자신이 단지 존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있는 것 그리고 만들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 2장 정치적 사건의 역동성 ― 주체화와 미시정치의 과정, 126쪽

 

아마도 투쟁이 자본주의 기계의 예속과 노예화로부터 가장 중요하게 빼내게 되는 것은 시간일 것이다.
― 2장 정치적 사건의 역동성 ― 주체화와 미시정치의 과정, 181쪽

 

미시정치는 이질적인 것에서부터 바탕을 만들고 움직이는 능력 안에 있다. 바로 이런 조건이라면, 정치적 행동의 여러 자락들을 붙잡으면서 사람들은 현대의 정치적 행동에 없는 세력과 세력관계들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 2장 정치적 사건의 역동성 ― 주체화와 미시정치의 과정, 187쪽

 

이렇게 한편에는 문화와 상품, 예술과 비예술을 더 이상 구분하지 않는 텔레비전과 문화산업의 하이퍼모더니티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다시 예술과 비예술을 분리하는 탁월함, 전문직업화, 국가 문화의 기준들을 복구하는 문화부와 문화 기구들의 네오아카이즘이 있다. 탁월함의 “미적” 정책들은 고용시장에 도착하는 증가하는 “예술가들”을 좋은 고용과 실업 조건들을 가진 돈 잘 버는 “엘리트”와 매우 불안정한 예술가 대중으로 나누는 경제적 정책들과 함께 간다.
― 3장 신자유주의 안의 경제적 빈곤화와 주체적 빈곤화, 211쪽

 

예술가는 창조의 행위를 완수하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다. 왜냐하면, 관객이 작품을 해독하고 해석하면서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수립하고, 그것을 통해 창조적 과정에 자신의 고유한 기여를 덧붙이기 때문이다.
― 3장 신자유주의 안의 경제적 빈곤화와 주체적 빈곤화, 230쪽

 

미적 패러다임은 예술가를 참조한다. 그러나 미적 패러다임은 창조성이 항상 집단적 배치의 결과라고 확언한다. 주체성과 자기 변형 과정은 항상 언술과 행동의 집단적 배치로부터 나온다. 이 집단적 배치는 개인적 주체와 정치적 주체의 단일체를 폭발시키고 “다양한 개인-집단-기계-교환”의 복합체를 가리킨다.
― 3장 신자유주의 안의 경제적 빈곤화와 주체적 빈곤화, 254쪽

 

예술의 지위와 노동의 지위라는 두 개의 지위 모두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것은 경제적이고 정치적이고 미적인 새로운 체계의 발명을 초래할 것이다. 그 체계의 조건들은 완전 고용의 이론적 틀 안에서는 고려될 수조차 없다.
― 부록 2 : 카프카, 예술, 작품, 예술가 그리고 공중, 283쪽

 

 

지은이·옮긴이 소개

 

지은이

마우리치오 랏자라또 (Maurizio Lazzarato, 1955~ )

이탈리아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1980년대 초에 프랑스로 망명, 파리 제8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 정보기술, 비물질노동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율주의 잡지 『뮐띠뛰드』(Multitudes)지의 창간 발기인이자 편집위원이다. 비물질노동, 임금노동의 종말, ‘포스트사회주의’ 운동, 인지자본주의와 그 한계, 생명정치·생명경제 개념 등이 연구 주제이다. 저서 『부채인간』(메디치미디어, 2012)은 한국어를 포함하여 11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2013년 서울 일민미술관의 <애니미즘> 전시회에 시각예술가 안젤라 멜리토풀로스와 함께 작업한 영상 작품 <배치>와 <입자들의 삶>이 전시되었고 작품 소개를 위해 방한하기도 하였다. 저서로 『비물질노동과 다중』(공저, 갈무리, 2005), 『기호와 기계』(갈무리, 2017), 『사건의 정치』(갈무리, 2017), 『부채통치』(갈무리, 2018), 『정치 실험』(갈무리, 2018), 『발명의 힘』(Puissances de l’invention, 2002), 『불평등의 정부』(Le gouvernement des inégalités, 2008), 『전쟁과 자본』(공저, Guerres et capital, 2016) 등이 있다.

 

옮긴이

주형일 (Joo Hyoungil, 1968~ )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졸업. 프랑스 파리 5대학, 1대학에서 공부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사진: 매체의 윤리학, 기호의 미학』(2006), 『영상매체와 사회』(2009),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 읽기』(2012), 『문화연구와 나』(2014), 『이미지가 아직도 이미지로 보이니?』(2015), 『자크 랑시에르와 해방된 주체』(2016) 등이 있고 역서로 『소리 없는 프로파간다』(2002), 『미학 안의 불편함』(2008), 『가장 숭고한 히스테리환자』(2013), 『문화의 세계화』(2014), 『일상생활의 혁명』(2017), 『정치 실험』(2018) 등이 있다.

 

 

마우리치오 랏자라또의 한국어판 저서들과 논문들

 

『비물질노동과 다중』(마우리치오 랏자라또 외 지음, 조정환 외 옮김, 갈무리, 2005)

 

'신자유주의, 정보사회, 탈산업사회, 주목경제, 신경제, 포스트 포드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율주의적 맑스주의의 응답을 한 권에 엮은 책. '물질노동이 헤게모니에서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로의 노동형태 변화를 주요 현상으로 지적하고, 비물질노동의 두 축인 정동노동과 지성노동을 분석한 후, '다중'이라는 새로운 주체성의 형성에 비물질노동이 미치는 영향을 살핀다. 2부에 마우리찌오 랏짜라또 영향력 있는 논문 「비물질노동」이 조정환의 번역으로 수록되었다.

 

『기호와 기계』(마우리치오 랏자라또 지음, 신병현·심성보 옮김, 갈무리, 2017)

 

들뢰즈와 가따리의 기호론으로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빠올로 비르노, 주디스 버틀러,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안또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등에까지 걸쳐 있는 언어중심적 정치이론을 비판하면서 물질적 흐름과 기계들의 흐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기호들을 분석한다. “자본은 기호로 움직인다.”는 가따리의 주장에 근거하여 “오늘날 비판이론은 언어와 재현 중심의 사고를 넘어서고 있는가?”, “오늘날 기호들이 정치, 경제, 주체성의 생산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묻고 이로부터 자본주의 비판을 위한 새로운 이론과 비재현적 주체 이론을 전개한다.

 

『사건의 정치』(마우리치오 랏자라또 지음, 이성혁 옮김, 갈무리, 2017)

 

이 책에서 랏자라또는 현대 사상의 급진적 정치성을 되살리면서 현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권력에 저항하고 사회를 변혁하는 길을 모색한다. 그는 들뢰즈/가타리와 푸코 등의 급진적인 현대사상을 바탕으로 바흐친과 빠졸리니, 라이프니츠와 타르드와 같은 이들의 사상을 재평가하고 ‘구제’하며 현실화한다. 가능성의 발명으로부터 정치의 가능성을 사고하고 있는 『사건의 정치』는, 현대의 저항 정치가 가지고 있는 시적이고 예술적인 성격을 적실하게 드러내고 있는 책이다.

 

『부채 통치』(마우리치오 랏자라또 지음, 허경 옮김, 갈무리, 2018)

 

『부채인간』의 저자 마우리치오 랏자라또의 부채론 2부작의 완결판! 부채가 현대 자본주의의 공리계가 되어 통치 원리로 기능한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설득력 있게 서술하고 있는 책. 자본주의에서의 부채는 결코 경제적·재정적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늘 예속화·종속화로 귀결되는 하나의 정치적 관계이다. 부채는 무한한 것, 상환 불가능한 것, 결국 조절 불가능한 것이 되어, 사람들을 길들이고 구조개혁을 강요하며 권위주의적 통치를 정당화하는 도구, 달리 말해 자본의 이익을 따르는 ‘기술적 통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예술인간의 탄생』(조정환 지음, 갈무리, 2015)

 

저자는 『인지자본주의』에서 “축적을 위한 인지의 전용이 아니라 삶의 혁신과 행복을 위한 인지혁명이 필요한 때”라는 말로 우리 시대의 대안적 경로와 실천적 과제에 대한 생각을 제시했다. 『인지자본주의』가 논리적 방법으로 권력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었다면 이 책에서는 예술인간이라는 주체성의 형성을 중심으로 인지혁명의 계보학적 가능성을 더듬어 나가면서, 역량의 지도, 활력의 지도, 주체성의 지도를 그린다.

 

『예술로서의 삶』(재커리 심슨 지음, 김동규·윤동민 옮김, 갈무리, 2016)

 

우리가 이 땅에서 먹고, 마시고, 말하고, 즐기고, 고통을 받으며 숨을 쉬고 있는 한 자기의 삶에 대한 관심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예술로서의 삶』은 바로 이러한 철학의 물음에 충실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재커리 심슨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좋은 삶인지에 대한 물음에 예술로서의 삶이라는 철학자들의 통찰을 나름의 해법으로 제시한다. 니체, 아도르노, 마르쿠제, 하이데거, 메를로-퐁티, 마리옹, 카뮈, 푸코에 이르기까지 19~20세기를 수놓은 기라성 같은 철학자들이 제시한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저자는 ‘예술’을 매개로 정돈한다.

 

『예술과 다중』(안또니오 네그리 지음, 심세광 옮김, 갈무리, 2010)

 

<제국>과 <다중>의 저자이자, 코뮤니즘의 정치철학자 안또니오 네그리의 예술론을 담은 책. 이 책을 구성 하고 있는 9편의 서신들은 추상, 포스트모던, 숭고, 집단적인 노동, 아름다움, 구축, 사건, 신체, 삶정치 등 현대예술에 대해 피해갈 수 없는, 아홉 개의 테마들을 다룬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예술뿐만 아니라 우리 삶 전반을 착취하고 있으며, 다중이 새로운 주체성으로 등장하고 있는 오늘날 예술은 무엇이며, 또 아름다움이란 무엇일 수 있는지 질문한다.

 

『플럭서스 예술혁명』(조정환·전선자·김진호 지음, 갈무리, 2011)

 

다중지성 총서 첫 번째 책. 플럭서스 예술운동에 대한 한국 최초의 본격연구서이다. 플럭서스는 전통적이고 경직된 재현적 예술체제를 타파하고 예술을 삶과 통합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고 실험하고 실천하였다.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해체하고, 예술적인 것에 대한 제도적·전통적 통념을 넘어, 예술과 삶 그리고 존재와 생명의 통일을 실천했던 플럭서스 총체예술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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