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다.어느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의 편지글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의 문화제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조합원이 읽은 편지글>

안녕하세요. 저는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입니다.
아니 정확하게 다시 말씀드리면 파리바게뜨의 협력업체에 다니고 있는 협력기사입니다.
이 말이 어쩌면 지금의 저를 가리키는 정확한 말이며, 제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처음 인터넷 기사를 보고 관심 가지게 되었고, 노동조합이 무엇이고 왜 가입을 해야하는지 관심 반, 걱정 반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노동조합에 가입해 주변 기사들에게 가입을 권유하게 되었고, 주변 기사들이 저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고 있습니다.
가입을 하면 뭐가 좋은지, 가입하면 회사로부터 어떤 불이익이 오는지 말입니다.
저도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저에게 많은 도움과 힘이 된다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노동조합에 대해 좀더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알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은 나와, 나와 같은 동료들이 인간적인 대우와 일한만큼의 적당한 임금, 그리고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받을 수 있게 내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곳이라는 것을요.

저희 기사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있습니까?
하루종일 힘들게 서서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파리바게뜨 본사와 협력업체로부터 퇴근 이후에도 지시와 명령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것도 한달에 2,3번밖에 쉬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남들은 여름휴가를 간다는데 저희는 하루 더 쉬게 해준다는 말에 그날은 병원에 가야겠다고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이것이 현재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제는 우리 기사들의 권리와 대우를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이 우리 목소리를 모아 더 크게 낼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응원과, 아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많은 협력기사분들의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노조결성을 막는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는 강력히 단속, 처벌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여러분들과 같은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이 쉴 때 저도 쉴 수 있는 사람입니다.
기계가 아닙니다.
회사는 파리바게뜨를 위해, 그리고 좀더 나은 생활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5,300여명의 기사들을 빼고 합작사를 차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노조가 우리의 소리를 전달하려고 생긴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말입니다.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꽃샘추위를 겪어야 따듯한 봄이 오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밝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도, 얻어지는 것도 없습니다.
5,300여명의 협력기사들이 하나로 뭉쳐 우리뜻을 전하고, 좀더 사람답게 대우받고 일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소리냅니다.
큰소리를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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