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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나가든지"에 노조 만든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 노동자들

"일은 힘들고 돈은 편의점 보다 못하네. 차라리 편의점 갈란다"
3개월동안 20~30명 신입사원 대부분 퇴사
장시간 노동 힘들다 토로에 "돈 벌어서 좋잖아. 힘들면 나가든지"

  • 기사입력 2023.01.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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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재준 기자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1월 6일 동서석유화학사내하청지회 설립총회를 진행했다. 빨간 점퍼 앞이 한묵 지회장.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1월 6일 동서석유화학사내하청지회 설립총회를 진행했다. 빨간 점퍼 앞이 한묵 지회장.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 업체인 (유)대덕산업 노동자들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에 가입하고, 지난 6일 설립총회를 진행했다.

한묵 동서석유화학사내하청지회장은 “얼마 전 한 신입사원이 ‘일은 힘들고 돈은 편의점 보다 못하네. 차라리 편의점 갈란다’하며 퇴사했다. 3개월째 20~30명 가량 신입이 들어왔는데 다 나가고 2~3명 남았다”며 열악한 현실을 말했다.

그는 “연장근무가 많아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서 일을 많이 했다. 16시간 일도 많았다. 얼마 전 소장을 찾아가서 힘들다 하니 ‘돈 많이 벌어서 좋잖아. 뭐가 힘들어. 힘들면 나가든지’라고 말했다”라며 노조를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 지회장은 “이런 일도 있었다. 10년째 똑같은 휴가비를 줄기차게 요구해서 2년 전 10만원 올랐다. 그런데 (같은 해에) 연말 성과급을 10만원 내리더라. 이유를 물어보니 휴가비 때문이 아니라 세금 때문이라 했다.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왔는데, 동료들도 허허 웃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 지회장은 “우리는 쉽게 말해 청산가리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장이다. 아주 위험한 제품인데, 생산성은 자꾸 떨어지고 많이 힘들다. 말이 휴게실이지 커피도, 컵도 우리가 개인 돈으로 사서 먹고 있다. 원청 정규직에 비해 연말 성과급은 5~10% 밖에 못 받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고 묻고는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다. 새해에 건강하시길 바란다”며 말을 마쳤다.

한편 동서석유화학은 석유화학 기초화학물을 제조하는 회사로 울산에 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유)대덕산업이라는 아웃소싱 업체에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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